▲ 왼쪽부터 새누리당 진성진, 진보신당 김한주, 무소속 김한표.

4.11총선 판이 속된말로 빡세게 짜여졌다. 절대강자도 약자도 없는, 뚜껑을 열어야만 결과를 알 수 있는 치열한 접전 구도다. 거제지역 선거사상 일찍이 이런 판은 없었다.

후보들의 초반 기 싸움도 치열하다. 법정선거운동이 시작되기도 전 벌써부터 상대 허물을 들추는 성명서 공방으로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이 같은 흠집 내기는 도를 더할 것이 불 보듯 하다. 그래서일까. 지난 23일 세 후보가 모여 정책선거를 치르겠다고 다짐한 매니페스토 실천공약이 더 공허하게 들린다.

초반판세
후보등록이 끝나고 법정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 현재의 초반판세는 세 후보가 초박빙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 각 캠프의 자체분석도 여기에 일치한다.

각 캠프에서 지난주 실시한 자체여론조사는 세 후보간 지지율 차이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초반 3강구도 판세는 전례없던 것으로, 이번 선거전이 얼마나 치열하게 전개될 것인지를 예고해 준다.

부동층도 크게 줄었다는 것이 캠프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예전에는 선거전 초반 부동층이 20%대에서 많게는 30%까지 형성됐으나, 이번에는 기껏해야 10% 안팎일 것으로 캠프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선거전 변수는?
후보 간 각각 3할 가량의 지지도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선거판을 뒤흔들 결정적 변수는 그다지 많지않아 보인다. 투표율이나 지지층 결속력이 결국은 박빙구도를 가르는 주요인이 될 것 같다. 각 정당 유력정치인의 지원유세가 선거전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보수성향 표심의 변수는 누가 먼저 대세를 잡느냐에 달렸다. 새누리당 진성진 후보와 무소속 김한표 후보가 갖는 보수성향 표심은 상당부분 겹친다는 점에서, 두 후보 중 누가 대세를 잡느냐에 따라 표 쏠림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두 후보가 끝까지 보수표심을 양분할 경우 야권단일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도 높다.

중도성향의 표심향배도 주목된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할 때, 중도성향 표심이 특정후보에 머물지 않고, 여야를 넘나들며 다양하게 갈린다는 걸 보여준 바 있다. 따라서 중도성향 표심의 선택이 어느 후보에게 더 많이 몰리는가도 큰 변수가 될 것 같다.

야권단일후보가 된 김한주 후보는 현재의 3강구도에서 야권단일화 시너지를 얼마나 끌어내느냐에 따라 당락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예측된다. 경선에서 패배한 정당의 지지자들이 투표를 포기하거나, 역 선택을 할 경우 지금의 지지도 한계를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후보 경쟁력
새누리당 진성진 후보는 치열한 당내 공천경쟁을 뚫고 본선무대에 처음 올랐다. 치열한 예선전이 선거전 경험이 없는 그에겐 좋은 교본이 됐다. ‘자원봉사자를 통한 선거혁명’이라는 새로운 정치실험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진성진 후보는 새누리당(한나라당) 공천=당선 등식이 성립하던 예전과는 구도 자체가 달라졌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전은 결국 정당대결 양상으로 간다는 점에서 당 지지율이 뒷심을 발휘할 것이라 믿고 있다. 29일 선보일 선대위발족을 세 확산의 신호탄으로 잡았다. 선거전 중반 박근혜 위원장의 지원유세는 대세론에 불을 댕길 계기로 판단하고 있다.

야권단일후보로 출마하는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는 출마 이력에서 ‘기록 제조기’라 불릴 정도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진보신당이 야권단일후보에 참여한 것도 그렇지만, 진보신당후보가 단일후보로 선출된 것도 오직 그 뿐이다.

진보신당은 야권단일화를 이룬 김한주 후보의 당선을 위해 중앙당 차원의 당력을 거제에 집중하고 있다. 당선가능성이 소속당 여느 후보보다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28일 발족하는 선대위에는 지역내 야3당 실력자들이 포진함으로써, 야권단일화 효과도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실질적인 야권연대 시너지를 위해서는 통합진보당과의 묵은 앙금 해소가 시급해 보인다.

무소속 김한표 후보의 세 번째 도전은 ‘지난 12년의 한’이 그대로 묻어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배수진도 쳤다. 전례가 없던 무소속 단일화도 이뤄냈다. 당선고지 9부 능선에서 매번 좌절하던 시련을 이번만큼은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무소속 김한표 후보는 박종식 후보와의 무소속 단일화가 세 확산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 관망하던 부동층이 후보단일화를 계기로 자신에게 몰리고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특히 선거전에서 이념공방이 치열해 질 경우 숨어있던 여야 부동층 표심이 결국 중도 시민정치를 내세우는 자신에게 쏠릴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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