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년만에 거제중학교를 졸업한 김종대씨(왼쪽)가 15일 졸업장을 받은뒤 부인·딸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마지막 수업료를 내지 못해 퇴학처분을 받았던 중학교 3학년이 50년 만에 졸업장을 받았다. 10대의 애띤 얼굴은 이미 노인이 되었다.

거제중학교는1962년 12월 31일 학교로부터 퇴학처분을 받았던 김종대씨(67)에게 스승의 날인 지난 15일 특별한 졸업장을 수여했다.

그가 50년만에 졸업장을 받게 된 배경에는 학교 측의 배려가 컸다.

1960년 김씨는 거제중학교에 입학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웠지만 배우겠다는 일념으로 장승포에서 거제중학교까지 10리길을 걸어서 학교에 다녔다.

점심시간 도시락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점심시간 배가 고파 울음을 삼킨 날도 많았다. 3년동안 성실하게 학교를 다녔지만 마지막 수업료를 내지 못했다. 그는 결국 교칙에 따라 퇴학당했다.

부산에서 생활해온 김 씨는 최근 늦은 나이지만 검정고시를 통해 만학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고 용기를 내 학교에 전화를 걸었다.

학교 측은 김 씨가 수업일수를 모두 이수해 수업료만 납부하면 졸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수업료를 내고 이날 졸업했다.

졸업장을 받는 날 김 씨는 손자뻘의 후배들 앞에서 “어젯밤 너무 벅차서 한 숨도 자지 못했다. 고등학교, 대학까지 공부해서 졸업장을 갖고 다시 이 자리에 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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