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봄 겨우내 가꾼 파를 통째 도둑맞은 일운면 소동리 조모씨가 다시 고추를 심어 최근 열매를 맺기 시작했지만, 또다시 도둑맞을까봐 불안해 했다.

상동 일운 등지 일선농가들에 따르면 올 봄부터 설치기 시작한 밭떼기 도둑들은 도심인근 도로변 농산물을 주 타킷으로 삼아 파, 마늘, 고추, 감자 등 농민들이 반년 넘게 공들여 키운 농작물을 하룻밤 새 싹쓸이 해 간다는 것.

농작물 도난 피해가 가장 심한 곳은 최근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일운면 지세포 일대와 상동마을 일대. 일운면 소동리 신촌마을의(소동아파트 인근) 경우 마을주민 중 농작물 도난 피해를 안 당한 가구가 없을 정도로 밭떼기 도둑들이 극성이다.

▲ 소동리 신촌마을 김모씨는 지난달 애써 심을 감자를 통째 도둑맞은 뒤, 하도 괘심해 한달이 넘도록 밭을 그대로 방치해 두고 있다.

조씨는 파를 도둑맞은 뒤 그곳에 다시 고추를 심었지만, 고추열매가 제법 굵어지면서 또다시 도둑을 맞을까봐 안절부절 했고, 김 모씨는 아예 농작물 파종을 포기한 채 도둑맞은 밭을 그대로 방치해 두고 있다.

상동동 상동마을 인근 도로변에도 주민들이 애써 가꾼 농작물을 밤새 훔쳐가는 피해사례가 다반사로 발생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전한 도둑들의 수법은 밤 2시를 전후해 차를 타고 도로변을 배회한 뒤, 인적이 없는 것을 확인하면 그대로 인근 밭에 들어가 마구잡이로 농작물을 훔친 뒤, 차에 싣고 그대로 달아나 버린다고.

주민들은 관할 지구대와 면사무소 등에 피해신고를 했지만, 피해현장 조사만 하고 갈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관계당국에 불만을 표시했다.

농작물 피해를 당한 소동마을 조씨는 “지구대에 하소연을 하면 순찰을 좀 더 자주하겠다는 말만 할 뿐 뾰족한 대책을 세워주지 않고 있다”며 “하도 답답해 마을주민들이 자체 순찰조를 편성해 야간에 밭을 지키지만, 대부분 생업이 바빠 흐지부지 되기 일쑤”라고 한숨지었다.

주민들은 밭떼기 도둑들이 극성을 부리는 만큼 경찰에서 의지를 갖고 사흘만 잠복근무를 한다면 금새 도둑들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를 주문하고 있다.

▲ 일운면 소동리 신촌마을에서 주민들이 야간 잠복중 발견한 2인조 도둑이 주민들의 눈을 피해 언덕배기에 있는 나무밑에 숨었다가 그대로 달아났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간혹 야간에 도둑을 발견하고도 이들이 물리적 위해를 가할까봐 쉽게 가까이 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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