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데스크 눈
시의회의 자폭, 이런 코미디는 없다[데스크 눈]신기방 / 뉴스앤거제 대표 겸 편집국장

 

   
▲신기방/대표 겸 편집국장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는 없다. 시민대표 기관이자 민의의 전당인 의회를, 일개 친목단체로 착각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누구의 잘잘못을 탓할 것도 없다. 의원들 모두가 제정신이 아닌 게다. 제 분수를 망각한 철없는 의원이나,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철든(?) 고집불통이나 전부 오십보백보다. 대화와 타협에 대한 개념 정립조차 안 된 사람들에게 ‘정치력’을 기대한 것 자체가 애초부터 무리였다.

상임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7명 중 5명이 사퇴하는 이런 촌극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상임위원장 3석 중 1석은 뽑을 사람이 없어 아예 뽑지도 못했다. 개인적 욕심과 정파적 이해가 부른 원 구성 파행이라고? 이런 점잖은 표현이 가당키나 한가. ‘제 분수를 모른 채 설치고, 그 꼬라지가 역겨워 ‘다해 먹어라’며 빠지고, 표 대결에 밀릴 것 같으니 사퇴라는 꼼수로 합리화 한 것이 솔직한 관전평 아닌가.

정쟁이라고 표현하기도 민망하다. 니편 내편도 없었다. 후반기 원 구성 과정에 이처럼 욕심과 반목과 질시가 난무한 곳이 또 어디 있으랴. 당을 위해 사퇴하고, 화합을 위해 사퇴하고, 떨어질게 뻔해 사퇴한다는, 일견 그럴듯해 보이는 저마다의 논리는 전부 헛소리다. 한 꺼풀만 뒤집고 보면 ‘자리욕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물론 제 분수를 망각하고 무리하게 숟가락을 들이댄 철없는(?) 의원이 결국 밥상을 뒤엎었다는 전제가 있긴 하지만 말이다.

시의회 막장드라마의 객관적 평가를 위해 대한민국 국회의 상임위원장 선출과정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다. 얼마 전 개원한 19대 국회에선 때마침 오늘 상임위원장 선거를 치른다. 통상 국회 본회의에서의 상임위원장 선거는 통과의례 수준에 불과하다. 오늘도 그럴 것이다. 거제시의회처럼 정회에 정회를 거듭하며 왈가왈부 하다 줄줄이 사퇴하는 촌극은 연출하지 않는다. 왜일까. 여야가 정치적 협상을 통해 사전에 모든 의사일정을 합의해 두기 때문이다.

그 과정은 대략 이렇다. 국회는 원 구성 전 핵심쟁점인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여야간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인다. 의정활동의 꽃이라는 각 상임위 위원장을 여야가 어떤 식으로 나눠 갖느냐가 관건이다. 그 절차가 마무리돼야만 첫 국회가 열리고, 원 구성을 위한 통과의례 수준의 선거를 치른다. 말하자면 상임위원장은 여야 몫을 미리 할당해 본회의장에서의 불필요한 잡음을 없애는 의사진행의 효율을 기하는 것이다.

여야 몫으로 배분된 상임위원장은 각 당에서 어떻게 조정해 낙점할까. 각 당의 상임위원장 낙점 핵심기준은 여야 모두 ‘선수와 나이’를 꼽는다. 개인적 능력은 부차적 요소다. 선수는 상임위 소관업무를 꿰뚫어 볼 수 있는 경험과 통찰력을, 나이는 위원회 운영의 묘를 살릴 경륜을 말한다. 역대 어느 국회에서도 이 같은 기준이 무시된 적은 없다. 거의 불문율에 가까운 상식으로 통한다.

지방의회도 국회의 이 같은 불문율을 그대로 차용한다. 거제시의회도 그렇게 해 왔다. 그러나 이번엔 좀 달랐다. 상임위 배분에 따른 여야 구분이 애매했고, 그 틈을 비집고 초선의원들이 대거 욕심을 냈다. 결정적으론 같은 당(또는 같은 진영) 출신 초선의원 두 명이, 한 자리에 동시 출마하면서 작금의 파행을 부른 단초를 제공했다.

거제시시의회 다수당은 당초 정원의 과반을 넘긴(8석)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었다. 그러나 지난 4월 총선과정에서 4명의 의원이 탈당하는 바람에 겨우 제1당 체면만 유지하는 군소정당으로 전락했다. 설상가상으로 무소속 출신 국회의원 측이 지역정치 영향력 확대 차원에서 후반기 원 구성에 직․간접 개입하기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모든 게 뒤죽박죽이 돼 버렸다.

집권여당의 과반미달, 초선의원의 상임위원장 독식, 지역정가 컨트롤 타워의 부재, 시의회 내 정치력 부재…. 이번 시의회 원 구성 파행사태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걱정이 태산 같다. 누가 옳고 그르냐를 떠난 문제다. 벌써부터 편이 갈린 시의회의 무기력증은 곧 집행부 감시․견제기능 소홀로 이어질 우려도 높다. 가뜩이나 집행부에서 대형 사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는 지적이 많은 마당에, 시의회의 자폭은 새삼 걱정스럽고 그래서 더 괘씸하다. 
 

   
▲ 정회중인 시의회.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앤거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 뉴스
  • 1
  • 2
  • 3
  • 4
  • 5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