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저녁 고현에서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구 롯데시네마 앞 거리. 누군가가 무더기로 뿌려놓은 업소홍보용 전단지가 보도블록을 뒤덮다시피 했다. 각종 음식상가가 밀집된 간선도로변을 따라가니 이번엔 승용차 한 대가 전단지를 마구 뿌리며 지나간다.

도로변에 널브러진 전단지를 살펴보니, 여성전용주점 일명 ‘호빠’ 광고부터 일반주점, 선술집, 스포츠마사지 등 유흥접객업소나 마사지 업소 홍보전단지가 대부분이다. 대부분 고현소재 업소들이지만, 이따금씩 부산 해운대 등지에 있는 ‘호빠’ 광고까지 등장한다.

길거리에 마구 흩뿌려진 이들 전단지는 대부분 아침까지 그대로 방치된다. 뿌린 사람들이 수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다보니 아침이면 밤새 사람발길에 밝혀 더럽혀진 전단지가 일반쓰레기들과 뒤섞여 도심 거리는 그야말로 폐허처럼 변하기 일쑤다.

저녁거리가 유흥업소 홍보전단지로 도배된다면, 시내 로드샵 문 앞에는 각종 일수업체의 명함광고가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든다. 업소주인이 치우기도 귀찮다는 듯 그대로 방치해 수 십장이 널브러져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일수업체 명함광고는 대낮에도 오토바이에 탄 사람이 상가를 지나가며 휙휙 날린다. 오토바이를 탄 채 명함전단지를 날리는 기술만 보면 거의 ‘생활의 달인’ 수준이다.

전단지 투척 폐해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도 왜 이렇게 근절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불법 투기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없기 때문이다. 전단지 투척행위에 대한 현장단속이 느슨한 것도 큰 이유다. 광고주 또한 자신들은 불법 투기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식으로 발뺌하기 일쑤다.

거리에서 구간별 청소를 담당하는 한 청소원은 “해도해도 너무한다. 길거리에 흩뿌려진 전단지는 비가 올 경우 잘 쓸리지도 않는다”며 “사람 발에 밟혀 누더기가 된 전단지가 이리저리 바람에 날이다 보니 길거리가 마치 쓰레기장이 된 느낌”이라고 불평했다.

고현동에 사는 주부 윤 모씨는 “청소년이나 젊은층이 많이 몰리는 길거리에 성인전단지가 마구잡이로 널브러져 있는 건 심각한 도심공해로 인식해야 한다”며 “교통단속 요원처럼 불법투척 감시반을 운영해 투척행위를 현장에서 차단하고, 불법 투척된 전단지 업소에도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 강력한 행정제제를 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관련, 거제시관계자는 “전단지 투척행위에 대한 단속이 시작되면 잠잠해 졌다가, 얼마안가 또다시 마구잡이 투척이 이뤄지는 숨바꼭질이 반복되고 있다”며 “전단지에 명시된 업소에 책임을 물으라는 민원도 많지만, 정작 그들은 불법 투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발뺌하면 달리 손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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