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포위판장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 지역이슈로 부상했다. 관포지역 어민들은 ‘북부권 어민들의 오랜 숙원’이라며 건립을 적극 지지하는 반면, 외포지역 어민들은 ‘외포위판장 및 외포상권의 동시 궤멸’을 주장하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10일 관포위판장 건립 예산안(시비) 심의가 열린 시의회에는 양측 주민들이 대거 참석해 예산안 승인여부를 은연중 압박하며 결과를 예의주시했다. 자칫 물리적 충돌상황까지 가는 일촉즉발(一觸卽發)의 팽팽한 긴장감이 하루 내내 이어졌지만 별다른 불상사는 없었다.

▲ 외포위판장 및 관포위판장 건립예정지 위치도.

이 자리에서 거제수협 윤창원 상임이사는 “장목권역 어로구역 주 무대가 북부권인 진해만이다 보니, 북부지역 어민들이 외포가 멀게 느껴지면서 진해쪽으로 가는 경우가 허다했고, 이 과정에서 야간 해상사고도 빈번했다”며 “북부지역 어민들과 진해만 권역 어선들을 지역내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관포위판장 건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 상임이사는 또 “외포위판장은 지난해 65억원의 위판액을 기록했고, 관포위판장이 생기더라도 연간 50억원대의 위판액은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며 관포위판장 건립이 외포위판장 위판액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만갑 관포어촌계장도 “관포위판장 건립은 북부권 어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라며 “진해만에서 고기를 잡은 어민들이 외포가 아닌 진해위판장 등지로 고기를 팔러 가면서 잦은 해난사고가 발생하는 등 불편이 많은 만큼, 상대적으로 가까운 관포지역에 반드시 새로운 위판장이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판암 외포어촌계장은 “수협의 위판액 분석은 겨울철 1~2달 가량의 대구 경매실적에 근거한 분석”이라며 “장목면에 두 개의 위판장이 건립되면 수년내에 반드시 한곳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을 맞게된다”며 강한어조로 반대했다.

외포에 사는 정갑근 씨는 “거제수협이 관포위판장 건립이 외포위판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나 타당성 조사도 없었다. 더군다나 외포위판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별다른 대안을 내 놓지 않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관포위판장 건립을 강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의원들의 우려섞인 목소리도 많았다. 박장섭 의원은 “수협에서 위판장 건립이 어민지원 및 편의시설 이라고 하지만, 그렇다면 거제면이나 동부에는 왜 위판장이 한곳도 없느냐”고 따진 뒤 “어민 입장에서 가까운 곳에 위판장이 생기면 좋겠지만, 기존 위판장의 활성화 대책도 함께 내놔야 할 것”이라고 훈수했다. 한기수 의원과 김두환 의원도 외포위판장 활성화 대책제시가 먼저라며 수협측의 전향적인 자세를 재차 주문했다.

▲ 10일 시의회를 항의방문한 어민들을 신임생 산건위원장을 면담하고 있다.

이날 저녁까지 이어진 상임위에서 시의원들은 지역간 갈등이 있지만 건립당위성을 있다고 판단해 시 예산을 승인하고, 대신 외포위판장 및 외포상권 활성화에 대한 대책도 반드시 내놔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역구 출신 의원(신임생·윤부원)들은 관포위판장 건립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인 반면, 나머지 의원들은 외포위판장 활성화 대책제시에 무게중심을 두는 분위기였다. 다만, 어민 편의시설 차원에서 위판장이 하나 더 생긴다는 게 손해볼 일은 아니라는 원론적 입장에서 예산지원 불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현재 거제시내에는 외포위판장을 포함해 성포, 능포, 구조라, 대포, 옥포(휴업) 등 6개의 위판장이 있으며 대부분 흑자운영 되고 있다.

관포위판장은 총8억7500만원(국비3억5000만원, 도비7875만원, 시비1억8375만원, 자부담(수협)2억6250만원)을 들여 장목면 관포리 675-4번지에 철근코크리트 구조물 1동을 짓게된다. 관포위판장이 건립될 경우 현재 마을안길 진입도로를 새로 내야 하는 등 추가비용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 관포위판장 건립 예산안 상임위 심사가 있던 10일 오전 외포지역 주민들 상당수가 시의회를 찾아와 무언의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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