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을 앞둔 지난 2월13일 거제시청서 민주진보시민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서약문에 서명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연 야권 주자들.

통합진보당 탈당파 새진보정당 창당 선언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 선출 여론조사 조작 파문으로 극심한 내분을 겪던 통합진보당이 결국 분당이라는 파국을 맞았다. 종파주의 정치행태를 비판하며 탈당을 결행한 심상정, 노회찬, 유시민 등 핵심 인사들이 진보정당추진회의를 구성해 새진보정당 창당을 선언했다.

새진보정당추진회의는 2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부터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창당에 나설 것"이라며 "진보정치 재건과 진보적 정권교체라는 책임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다음 달 7일 발기인 대회를 열어 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21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어 1단계 창당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추진회의는 향후 '노동기반 대중정당, 시민참여 진보정당, 현대적 생활정당, 진보대표정당'의 방향을 갖고 창당을 준비할 예정이다.

추진회의는 "10월 중 우선 창당하고 대선을 마친 후 2013년 노동진보진영을 비롯한 제세력과 함께 명실상부한 진보대표정당을 창당해 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1단계 창당 후 그 무엇보다 정권교체를 위해 매진할 것"이라며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만으로는 포괄할 수 없는 진보 개혁적 유권자들을 결집시켜,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극대화 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창당 후 대선 후보를 낼지 여부는 발기인대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현재 추진회의 내부에서는 후보를 내자는 의견과 내지 말자는 의견이 팽팽한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주당과의 야권연대에 대해 노회찬 공동대표는 "이해찬 대표를 예방했을 때, 진보적 정권교체가 가장 큰 목표라는 뜻을 나눴다"며 야권연대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통합진보당에서 탈당한 심상정, 노회찬, 서기호, 박원석, 김제남, 유시민, 조준호 등 새진보정당추진회의 회원들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새진보정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 오마이뉴스

다만, 이번 통합진보당 파국 과정에서 국참당 세력은 거의 이탈했고, 구 민주노동당 세력도 지난 26일 이세종 전 대우노조위원장의 탈당을 계기로 실질적인 이탈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진보통합당 소속인 이길종 도의원 역시 진보통합당의 종파주의 정치행태에 상당히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언제든 통합진보당을 탈당해 새진보정당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진보통합당 거제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은동 시의원 역시 통합진보당 잔류보다 거제지역 진보진영세력의 통합 쪽에 더 많은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자진 탈당할 경우 의원직 상실로 이어져 쉽사리 탈당을 결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내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만만찮은 진보신당 세력들은 대부분 새진보정당 창당에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현재 무소속으로 남아있는 김해연 도의원과 한기수 의원, 유영수 의원 등이 이같은 기류로 분류된다. 진보신당 세력의 핵심축으로 평가되는 김한주 변호사의 입장도 전체 세력통합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당정치 포기를 선언한 이행규 의원은 새진보정당 창당에 상관없이 독자노선을 걸을 것으로 예측된다.

거제지역 진보진영의 세력통합 분수령은 내달 11일로 예정된 대우노조 선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노조 선거이후 새 집행부와 지역 내 진보진영 세력 간 접촉에서 자연스럽게 통합흐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중앙당 분란을 틈탄 역설적인 통합흐름이 손에 잡히는데도, 이같은 통합흐름을 주도해 나갈 구심체가 현재로선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제 세력간 기득권 양보문제를 어디서 시작해 어떻게 끝낼지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 수순이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거제지역 진보진영은 중앙당의 위기를 지역의 기회로 전환해 낼 수 있는 정치력이 있을까. 있다면 과연 누가 어떻게 이 매듭을 주도적으로 풀어갈지가 궁금하다. 
 

▲ 통합진보당에서 탈당한 심상정, 노회찬, 서기호, 박원석, 김제남, 유시민, 조준호 등 새진보정당추진회의 회원들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새진보정당 창당을 선언한 뒤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하며 밝게 웃고 있다./사진 오마이뉴스

▲ 통합진보당에서 탈당한 심상정, 노회찬, 서기호, 박원석, 김제남, 유시민, 조준호 등 새진보정당추진회의 회원들이 27일 오전 국회에서 새진보정당 창당을 선언한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 오마이뉴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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