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합 총회에서 의결된 2012년도 예산안. 성과급은 총3억3000만원으로 이는 상임임원 및 직원들에게만 해당하는 예산이다.

동남부농협의 조합임원(비상임 이․감사) 명절 현금선물 논란과 관련, 농협법상 비상임 임원들에게는 성과금을 지급할 근거가 없으며, 동남부농협이 이사회 결의를 통해 지급한 임원 현금선물은 총회에서 승인된 조합임직원 성과금을 전용한 것으로, 명백한 조합법 위반이자 조합장의 선심성 직권남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남부농협(농협장 원희철)은 조합경영 성과가 좋았다는 이유로 지난 추석직전 조합 이․감사 11명(12명중 1명은 사퇴)에게 현금 100만원씩을 추석선물로 지급했고, 지난 2월 설 명절에는 50만원 상당의 양복티켓을, 지난해 추석 때는 역시 현금 50만원을 각각 지급했다.

이와관련, 익명의 조합원이 지난달 초 ‘조합임원 추석선물 현금지급은 선거를 앞둔 조합장의 선심성 금품제공’이라며 이를 선관위에 고발했고, 본사를 비롯한 일부 지역언론도 “조합 살림이 어려워 합병까지 한 마당에 모범을 보여야 할 이사들이 자신들에게만 혜택이 가는 현금지출을 결의했다는 것 자체가 상식이하의 부당한 처사”라는 취지로 보도했다.

▲ 농협법 임원보수 및 실비변상 규약에서 말하는 성과급의 정의.

이에대해 조합측은 “합병이후 경영실적이 좋았고, 이에 따른 보상과 조합임원 품위유지 차원에서 이사회를 통해 특별성과급 지급을 결의해 조합비로 집행했던 것”이라며 “지급근거는 당초예산 성과급 지급대상에 포함됐던 내용으로 전혀 법적인 하자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조합측의 이같은 해명에 대해 일부 조합원들은 '사실을 호도한 전형적인 물타기로, 임원들에 대한 현금선물 지급은 명백한 조합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모 조합원은 “조합총회 당시 승인을 받은 성과급 3억3000만원은 상임임원과 직원에게만 줄 수 있는 성과금으로, 농협법상 명예직인 비상임 임원은 실비(회의비)와 여비밖에 줄 수 없다”며 “따라서 임원들에게 성과금 조로 현금선물을 한 것은 명백한 농협법 위반이자 부당한 현금지급”이라고 꼬집었다.

이 조합원은 “비상임 임원들에게 특별성과금을 지급할 사정이 생겼다면, 관련규약을 먼저 변경해 총회승인을 받은 뒤 지급해야 하는데도, 이같은 절차진행 없이 3차례나 연속 같은 편법 선물지급을 반복했다는 것은,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 금품제공이나 다름없다”고 성토했다. 이 조합원은 그러면서 “농협법상 비상임 임원에게 지급할 수 없는 성과급을 지급한 조합장과 전무는 농협법을 위반한 것이고, 이를 제대로 살펴야 할 감사는 직무유기를 한 것”이라며 다른 조합원들과 의논해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임원보수 규약상의 특별성과급 지급대상 기준

실제로 농협법상 임원보수 및 실비변상규약 제3조(보수정의)에서 ‘선과연봉’은 조합경영성과에 따라 현재 재임중인 상임임원에게 지급되는 성과금을 말한다‘고 명시했고, 같은 법 제7조(특별성과금)는 ’경영성과 또는 업무실적이 우수한 때는 이사회 의결을 얻어 지급일 현재 재임중인 상임임원에게 직원에 준해 특별성과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해 놓고 있다.

조합측이 ‘경영성과가 좋았다‘고 주장하는 부분에 대한 이의제기도 잇따랐다. 모 조합원은 “지난해 3월 합병한 동남부조합은 중앙회로부터 110억원을 3년거치 5년 균등상환 조건으로 저리에 지원받은 것은, 조합운영을 잘해서 라기 보다 합병농협에 대한 인센티브 차원에서 지원한 것”이라고 “이같은 기금을 제대로 운용하려는 생각보다 엉뚱한 용도로 사용하는데 더 많은 관심이 있는 모양”이라고 비아냥거렸다.

한편, 동부농협과 남부농협은 지난 2011년 3월14일 경영개선 차원에서 합병을 결의, 동남부농협으로 통합했고, 현재 전체조합원이 1800명에 이르는 비교적 큰 농협으로 재탄생했다. 동남부농협장 선거는 내년 2월5일로 예정돼 있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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