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계룡산 등산로 7부능선 지점에서 마제석검으로 추정되는 돌칼이 발견됐다.

문제의 돌칼이 발견된 것은 4일 오후. 계룡산 정상에서 계룡사 방향으로 하산하던 신모(49․윤영 전 국회의원 비서관))씨가 정상부근 샘터 하단 약100여m 지점 등산로 갓길에 있던 돌칼을 발견했다.

신씨는 이 돌칼을 주워 주변에 진위여부를 캐 물었으나, 이렇다 할 전문가를 찾지 못해 결론을 못내렸고, 곧바로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 본사에 제보했다. 본사는 신씨의 제보사진을 고전연구가 고영화 선생에게 감정을 요청했다. 고 선생은 이 사진을 다시 경북대 사학과 교수에게 감정을 의뢰했고, 그 결과를 오후 늦게 본사에 전달했다.

고영화 선생이 보낸 경북대 지인 교수의 감정결과에 따르면 이 석검은 청동기 시대 초기 마제석검(磨製石劒)으로, 오랜 세월 땅 밖에 노출되면서 마모가 심해 정확한 형체는 알아볼 수 없으나 유병식 석검으로 추정된다는 견해를 전해왔다. 또 이 석검은 당시 아무나 지닐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부족 내에 특별한 지위에 있던 사람만이 소유할 수 있었다고 첨언했다.

고 선생은 마제석검이 인류사 최초의 단검인 점을 감안하면 거제도 청동기시절 옛 신현읍 일대에 큰 부족이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 선생은 특히 이 석검이 계룡산에서 발견됐다는 것은 소장자의 무덤에 있던 부장품으로 추정되며,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땅위로 돌출돼 자연의 풍화작용에 의해 마모가 심해졌다고 분석했다.

청동기시대 제작된 단검(短劍) 마제석검(磨製石劒)은 격투에 적합한 무기로 싸움이 잦았던 청동기시대에 와서 특별히 발전한 무기다. 손잡이 부분의 형태에 따라 손에 쥘 수 있는 자루가 달린 유병식과 자루를 꽂을 수 있는 슴베가 붙은 유경식으로 분류되며, 검신의 피홈, 자루의 단이나 마디, 슴베 끝의 홈 등에 따라 세분되고 있다.

마제석검은 청동검이 보급되기 이전에 찌르는 무기가 필요함에 따라, 이미 제작되어 쓰였던 석촉이나 석창을 본떠서 만들게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출토되고 있다.

한편, 석검을 발견한 신씨는 "석검을 처음 본 순간 지심도 모양을 하고 있었다"며 "이 석검의 정밀감정 이후 청동기시대 마제석검으로 판명되면 이를 '지심도형 거제 마제석검'으로 명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석검의 정밀감정 결과가 나오면 이를 거제박물관에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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