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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섣달 꽃 본 듯이, 여행길에서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기고]김형석/前 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

해외여행(?)이란 말 속에는 대륙을 잃은 민족의 비애가 숨어 있다. 분단 현실 고착화로 외국여행은 언제부터 바다를 건너야만 갈 수 있는 코리아. 광활한 만주벌판을 말 달리는 기상은 반 토막 난 한반도에서 더위에 지친 땅개마냥 헐떡이며 나다니지만, 이 좁은 여행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넓게 사는 법을 배운다.

   
▲ 2013 지역문화예술 육성사업으로 지원 받아 영남루에서 공연한 광복군 아리랑(독립군 아리랑)을 창작한 무용 '밀양 그 곳의 아라리쓰랑'.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리랑은 역사 속의 뒤안길에서 고난의 세월을 이겨온 민초들의 족적이며 지혜롭게 팍팍한 삶을 극복해 온 가슴으로 그려낸 민족혼 노래이다.
 
지역 문화마케팅, 아트컨설팅 관련 일을 하고 있어 여행길이 많다. 최근 몇 달 사이 10여 곳 국내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중 기억에 남는 인연 '빅3'. 밀양시 초청 팸투어로 영남루를 배경으로 밀양아리랑 곡조를 차용한 '광복군 아리랑' 창작무용 공연, 희망래(來)일과 (사)대륙으로가는길이 주최하고 스타벅스가 후원한 '청년 평화 리더십 캠프'에 멘토로 참가해 목포에서 파주 도라산역과 철원 DMZ까지의 여정, 그리고 이클레이(ICLEI)와 유엔 해비타트(UN-Habitat), 수원시가 올해 9월 한 달간 여는 세계 최초 글로벌 프로젝트인 '생태교통 수원 2013(EcoMobility World Festival 2013 Suwon)'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었다.

'용진가', '압록강 행진가'와 함께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복군의 3대 공식 군가인 '광복군 아리랑'과 '어느 광복군의 못다 한 이야기'로 만든 김금희무용단의 창작무와 중요무형문화재 하용부 선생의 '밀양 백중놀이'를 영남루 잔디밭에서 보며 지역 예술인, 공무원, 문화기획자. 주민들의 열정에 감동했었다. 아름다운 밀양루 야간 경관조명을 보며, 경남문화재단과 경남메세나협의회의 '선택과 집중'으로 오스트리아 브리겐츠, 이탈리아 베로나 페스티벌을 벤치마킹한 창조적 예술축제로의 진화를 상상했다.

   
▲ 궁예가 태봉국을 세울 꿈을 키운 철원 소이산 정상. 우리나라 대학생들과 중국, 터어키, 파키스탄 등에서 유학온 대학원생들과 피의 능선, 백마고지, 김일성 고지를 조망하며 "6.25 전쟁 때 국제협약으로 징집이 불가했던 14~18세 소년병들만 4만명 이상 사망했다..."는 국경선평화학교 대표의 강연을 떠올렸다.

 비무장지대(DMZ)가 세계에서 가장 무장이 잘된 군인들이 지키는 것을 확인한 철원. '유라시아에 대한 꿈, 철길을 따라 평화를'이 슬로건인 리더십 캠프에 참가한 대학생들과 소이산 지뢰꽃길과 생태숲길을 걷고, "국경선 없는 평화학교!"를 지향하며 평화활동가를 양성하는 국경선평화학교 정지석 평화학 박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금강산과 원산 가던 끊어진 철로를 청년들과 함께 보며, 경기도 파주 도라산역의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특강 중 "한반도 평화, 통일이 밥 먹여준다!"를 반추했다.

정조의 민본정치와 인인화락(人人和樂)의 수원 화성에서 "자동차 없이 사는 한 달간의 축제"가 열린다는 '생태교통 수원 2013' 조직위원회 김병익 추진단장의 설명을 듣고 '도토리 키재기' 지역 축제에 식상했던 사내는 독창성에 매혹되었다. 수원시는 이 축제로 침체되고 쇠퇴한 구도심을 환경, 문화, 역사를 연계한 새로운 도시재생사업의 모델로 만든단다. 페스티벌 '네이밍'에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사람 중심 도시재생의 삶을 체험하는 과거로의 귀환에 동참하려 수원시 행궁동을 다시 찾을 계획이다.

   
▲ 생태교통 수원 2013 축제의 성공 여부는 결국 콘텐츠. 다니엘 핑크는 타인에 대한 공감 소통 능력 6가지를 '스토리, 디자인, 조화, 공감, 놀이, 의미'라고 했다. 대중 동원 3요소인 '사랑, 이익, 공포'도 활용해 성공한 페스티벌을!(사진은 친환경 축제라 수원 장안문에 자연 친화적인 작업을 하는 이재효 조각가 작품 합성 이미지)
 
사야(史野)는 논어에 나오는 군자의 모습으로 '세련됨과 싱싱함'을 뜻한다. '사야'처럼 시대정신을 관통하는 웅혼한 아이디어와 '청년정신'으로 무장한 지역 문화기획자, 예술가들이여! 지역 문화마케팅에도 스토리를 입히고, 이미지를 말하고, 의미를 더하고, 맥락을 잘 파악해 홍보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을 배려하고, 유쾌하게 추진해 소통과 공감을 전략적으로 하자. 여행자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라! 그럼, 감동하고 다시 찾는다.

김형석/컬처 크리에이터(Culture Creator), 前 거제문화예술회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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