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금강 테마박물관 전경.

소리는 세상의 단점을 이어주고 닫힌 마음들을 소통시키는 귀한 수단이다. 그래서 해금강 테마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이 함께 마련한 세계 민속악기 체험 학습프로그램은 더욱 눈길을 끄는 여정이다.

나흘 동안의 소리 여행을 여는 첫 무대는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다. 그 옛날 우리네 할머니, 어머니들이 장단 맞추어 울려대던 다듬이질 소리, 그저 호기심으로 방망이를 똑닥거려 보는 아이들이 그 애잔한 우리소리의 의미를 알까마는 우리 전통악기를 시연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사뭇 진지하다.

해금강 테마 박물관 그 곁의 바람의 언덕 그리고 명사해수욕장, 통영 고성을 잇는 소리여행버스에 올라보는 것도 좋은 소리 여정이 될 터이다. 특히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내 귀가 열리는 곳을 찾아가는 악기 박물관인 45인승 대형버스 전시관이다.

미지의 소리를 찾아서... 세계 민속악기 들과의 만남이 그런 판 가운데 하나다. 가야금, 태평소, 대금, 꽹과리와 함께 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 아프리카 등 50여점의 세계민속 악기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자리로 발품을 팔지 않고도 한자리에서 세계여행을 하는 셈이다.

오전 10시 찾아가는 어린이 박물관을 견학 온 일운 초등학교 학생들이 박물관 야외 공간에서 가을 햇살 실컷 쪼여가며 아프리카민속 악기인 젬베를 만지고 연주하는 이색체험을 즐기고 있다. 소리전당 도처에서 펼쳐지는 소리축제 ‘악기야 안녕?’도 예전에 읽어버린 동심을 되찾아주는 소리판이다. 낮선 곳에서 가면과 체면을 벗어버린 일탈이 안겨주는 이 새털 같은 자유를 또 어디 가서 찾을 것인가! 해금강 테마박물관에 가면 볼거리가 널려있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신명난 놀이터다.

1층 전시장에선 가난했던 보릿고개를 보고 듣고 만져 볼 수도 있어 상상력 많은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공간. 문득 김용택의 시 ‘가을’이 떠오른다.

“해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끝 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멸치 젓갈장수의 호객소리, 엿장수 아저씨의 가위 치는 구성진 목소리는 어른들에겐 향수를 아이들에겐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전시관. 풍금, 다듬이, 옛날전화기, 몽당 연필, 검정고무신, 양은 도시락, 소가 끌던 소방차, 반공포스터 등이 예전의 초등학교와 1950~1970년대 과거로 데려다 준다.

2층에 전시된 범선과 해양유물은 일품.

중세 기사들이 착용한 무게 8백kg을 육박하는 갑옷과 투구가 떡하니 바티고 있고 밀랍인형은 벌꿀의 분비물로 제작된 살아있는 듯한 환상을 일으키는 화룡점정인 눈이 압권이다.

또 해시계, 풍속측정기압계, 머구리 잠수복과 장비를 비롯해 수산업에 필요한 희귀자료를 만날 수 있다. 특히 한일어업 협정 당시인 1965년 거제 앞바다를 나타낸 해양지도와 1910년에 제작된 조선 남안동부지역과 대마도의 모습을 함께 나타낸 해양지도는 유천업, 경명자 관장이 수집광임을 증명한다.


유경갤러리에는 기획 전시물이 풍부 하다. 자연과 예술을 사랑하고 느낄 수 있는 이성과 감성개방을 목적으로 한 6.25전쟁 60주년 특별기획전, 아름다운 한글전, Being 존재전 등이 그것들이다. 게다가 고성 탈 박물관장 이도영의 ‘원천지의 탈, 해학의 탈, 부녀 동행전’ 등도 별미로 곁들여져 문화예술의 문외한인 여행객들도 심심해 할 틈도 없다.

“이쯤에서도 성이 안찬다면 10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해금강 테마박물관과 함께하는 찾아가는 독도박물관 특별기획전도 재미난 볼거리입니다.” 김정원 기획실장의 자랑이다.

해금강 테마 박물관에서는 이처럼 박물관을 관람하며 옛 추억을 구경 할 수도 있지만 먼 훗날 지금을 떠올리며 웃을 수 있는 추억거리를 만들 수도 있다. 뱃고동 소리를 울리며 금방이라도 출항 할 것 같은 배 모형을 비롯해 푸른 나무가 정원에 펼쳐져 있고 신선대 바위를 배경으로 웨딩촬영 하는 예비신랑, 신부의 다정한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이곳정원을 다시 둘러보고 싶게 한다. 이렇게 알짜배기 전시장을 즐기느라 허기가 지면 해녀들이 잡아온 해산물을 듬뿍 넣고 끓인 해물탕을 먹으로 간다. 입안에서 바다를 통채로 삼키는 황홀한 맛의 오감! 소주 한잔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1박2일 촬영 중이던 강호동이 그릇을 쌓아놓고 먹었다는 거제8미의 그 명품이다.

여행정보
< 맛집 >
거제도의 대표적안 향토음식으로는 거제8미중의 하나인 생선회가 손꼽힌다. 거제하면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푸른 바다 그리고 생선회 한 접시가 떠오른다. 그만큼 거제의 푸른 청정해역에서 나는 생선의 싱싱함을 맛 볼수 있는 대표음식이 생선회일 것이며 특히 푸른 바다에서 잡은 싱싱한 생선을 두툼하게 썰어 새콤한 김치와 함께 먹어보면 회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이 감칠맛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거제의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싱싱하고 푸짐한 해산물을 덤으로 안겨주는 거제의 선물인데 학동해수욕장 해변에 위치한 해송횟집(055-636-2878)은 여행객들이 거제도 최고의 횟집으로 추천하는 곳이다.

< 숙박 >
매일 아침 탁 트인 테라스 창밖으로 한려수도 자락의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 곳. 학동해변에 호젓하게 자리 잡고 있는 해송펜션(055-636-2878)에 가면 가장 먼저 그 풍광에 놀라게 된다. 함목 해수욕장과 해금강 사이의 해안 도로변에도 이처럼 멋진 펜션이 군데군데 들어서 있다.

▲ 손영민 /칼럼니스트

< 유람선 이용안내 >
해금강 유람선 (055-633-1352)
도장포 유람선 (055-632-8787)

< 해금강 테마박물관 이용요금 >
대인 6000원, 초·중·고 4000원, 소인 3000원
단체 30인 이상 20%할인
(055-632-0670)

글: 손영민 /칼럼니스트
사진: 우덕근 /한국프로 인상사진 추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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