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11일 '300만원대 아파트' 건립을 위해 권민호 시장과 시행사 평산산업관계자가 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 하던 모습.

당일 회의내용을 지켜본 거제시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너무도 어이없다"는 반응과 함께 "오죽하면 같은 공무원으로써 안일한 탁상 행정의 표본이라고 까지 말하겠느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선 거제시는 이번 경남도의 조치가 최근 박근혜정부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국정과제인 '행복주택' 프로젝트에 한참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즉, 어려운 형편의 서민들을 위해 국가에서 국유지인 철도부지, 공영주차장 등 미 활용 공공용지 등을 이용, 토지보상비가 투입되지 않는 저렴한 아파트를 건립해 공급하겠다는 국정 지표에 반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거제시를 비롯한 소규모 도시에는 철도부지, 공영주차장등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국유지가 제대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전제하에 계획관리지역 절반 이상과 농림지역 일부를 용도변경해 사업자에게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해주고 그중 일부 부지를 기부채납 받는 것을 골자로 구상된 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이날 사업 건을 거제시로부터 접수해 심의위에 상정한 경남도 관계자들의 언동이나 당일 회의 진행 분위기가 논란이 되고 있다. 향후 회의 녹취록이 공개되면 진상이 밝혀지겠지만, 거제시 관계공무원들은 도에서 처음부터 이 사업을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면을 더 부각시켜 ‘해서는 안되는 사업’쪽으로 몰아 갔다고 입을 모은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이날 심의에서는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지침상 부합여부, 법령위반소지 및 특혜시비, 나쁜 선례, 유사 민원초래 여부, 도시관리계획 입안의 타당성 검토, 민간기업과 MOU를 통해 용도지역․지구 변경을 전제로 기부채납조건 타당성여부,비도시지역에 대한 주거형 지구단위 계획수립시 거제시 도시계획위원회 체계적 계획방안 제시(안)에 대한 적정성 검토 등에 대해 일련의 발언이 나왔다고 한다.

이같은 사안에 대해 당시 대부분 위원들은 긍정도 있고, 부정도 있었지만 아주 강력한 반대는 없었는데도 공정한 심의를 진행해야 할 회의 집행부에서 처음부터 부결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으로 회의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가령, 사업부지내 기반시설 부담률(공원, 도로, 녹지, 유수지, 하천 등을 기부채납 되는 모든 비율)이 인천 등 타도시는 30%~40% 해당되는데 거제시 신청 건은 기부채납율이 13%정도 밖에 안된다는 식으로 평가절하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거제시 관계자는"사업부지내 기반시설 부담률은 전체면적으로는 기반시설 43.8%이고, 이와 별도로 아파트부지 기부채납 13.6%(24,093㎡)를 포함, 57.4%에 해당되며, 농림지역만 계산시에는 기반시설 43.8%이고 이와 별도로 아파트 부지 33.7%를 포함, 77.5%가 된다"며 강하게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설령, 기반시설을 제외하고 순수 아파트 부지만으로 계산해도, 계획관리지역은 자기 스스로 아파트 허가가 나는 지역임으로 기부채납이 불필요 한 곳이고, 농림지역과 보전관리지역에 관한 면적 비율로 환산해도 기부채납 비율이 28.3%에 해당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본 사업이 법과 원칙에 맞지 않았다면 경남도에서 거제시로 행정 인허가 자체를 반려하지 않고 왜 공동위원회에 상정 했는지, 상정 했다는 것은 법과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반증이고, 법에 맞는다고 판단했으면, 본 사업의 결정권한이 있는 위원회에서 심도 있게 판단할수 있도록 해야 함에도 편파적으로 ‘나쁜 선례나 감사지적’ 등을 이유로 심의의 부결을 유도한 듯한 태도에 대해서는 이해할수 없다는 반응이다.

또한 "개인사업자가 신청한 사업도 부결 시 최종적으로 사업자의 의지, 추진배경, 향후계획 등을 듣기 위해 최종적인 해명 기회를 주는 것이 관례이나, 본 사업은 경남도 담당자 의견만 듣고 거제시 관계자의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부결한 것은 거제시민 전체를 모욕하고 무시한 것"이라는 등 갖가지 말들이 분분하다.

결국 25만 거제시민을 대표하는 거제시에서 의욕적이고 야심차게 추진한 300만원대 아파트건립 사업은 상급행정청인 경남도에 의해 제동이 걸리는 역사적으로도 흔치 않은 쓰라림을 맛봤다.하지만 거제시로서는 현 시점에서 사업의 전환이나 전면적 재검토 없이 경남도의 결정에 마땅히 대응할 수단도 없는 형편이다.

이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거제시 관계공무원들 입장에서 보면 분노하고 허탈하겠지만, 이런 좌절을 거울삼아 그동안의 반대 지적에도 겸허히 귀를 기울이고, 아울러 향후 서민에 대한 주택 공급정책이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추진될수 있도록 더욱 노력을 배가(倍加)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서영천 기자  syc68711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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