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팀을 지휘하고 있는 윤갑근 대검 강력부장은 5일 유씨를 조사한 대공수사국 수사관 등에 대한 조사여부를 묻는 질문에 "필요한 조사는 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씨 측 변호인에 따르면, 유씨를 조사한 국정원 대공수사국 수사관은 10여명에 이르고 유씨의 동생을 조사한 국정원 합동심문센터 직원은 2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조사팀은 국정원이 지난달 말 제출한 답변서 외에 추가자료도 받아 집중분석 중이다.

또 "진상규명을 위한 중국 사법공조 관련문건들이 법무부을 거쳐 전날 오후 외교부에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일 내 관련문건들은 외교부를 거쳐 중국 외교부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조만간 중국 사정에 밝은 검사 등을 중국 현지로 보내 사실확인에 나설 방침이다.

검찰은 또 천주교인권위원회가 서울시 간첩 증거위조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사검사를 고발한 사건을 조사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두고 보수언론과 일부 종편채널은 유우성씨에 대한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고, 보수단체와 일부 보수논객들은 검찰, 민변 등을 싸잡아 비난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유씨가 탈북자임을 숨기고 지원금을 챙겼다거나, 영국유학 시절 망명을 신청하고 여러개의 가명을 사용하는 등 행적에 문제가 있다는 식의 보도를 연속해서 싣는 등, ‘증거조작’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일부 보수논객들은 보수언론을 통해 유씨가 간첩이 틀림없는데도 검찰이 국정원을 되레 수사하는 것은 이적행위라거나, 유씨 변호를 맡은 ‘민변’에 고정간첩이 침투해 있다는 등 터무니 없는 주장을 해 보수쪽에서조차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증거조작 의혹 사건과 유씨의 간첩 사건이 별개라는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만약 유씨가 간첩이면 ‘증거조작’을 해도 괜찮다는 말과 같다. 유씨는 간첩 혐의에 대해서는 1심에서 무죄판결에 받았고, 2심 법원이 ‘증거조작 의혹’ 수사와 별개로 면밀한 판단을 거쳐 곧 항소심 판결을 할 것이라고 이미 예고한 바 있다.

그렇다고 검찰이 국정원을 상대로 강단있게 수사해서 진실을 밝힐 것으로 기대하기도 힘들어 보인다. 최근까지 국정원과 한 배를 탔던 검찰로서는 지난번 대선개입 댓글사건 수사때 국정원을 상대 했다가 크게 곤욕을 치른 ‘학습효과’가 있다. 검찰총장이 대망신을 당하고 쫓겨나고 수사팀장이 징계를 받고 좌천성 인사를 당했던 기억은 새삼스럽지도 않다.

더구나 국정원 스스로 ‘진실고백’을 기대하기는 더욱 어렵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보수언론 등을 동원해 국익을 앞세우며 '시간끌기‘를 하다가 결국 ‘위조된 문서인지 모르고 국정원도 검찰도 당했다’는 식으로 얼버무리고 넘어갈 공산이 커 보인다. 일반국민들 입에서조차 이제 특검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오는 이유다.<종합>

서영천 기자  syc6871118@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