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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차 타는 사람들[기고]손영민 / 칼럼니스트

   
 
버스가 떠나려한다. 이차가 막차다. 이걸 놓치면 여간 큰 낭패가 아니다. 그런 막차를 놓칠세라 사람들이 헐레벌떡 달려온다. 이미 차안에 타고 있는 사람들은 허둥지둥 달려오는 사람들을 느슨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미 자리는 만원이다. 그러나 입석이라도 좋으니 태워주기만 해달라고 사람들은 버스기사에게 매달린다. 그들의 얼굴엔 절박한 표정이 감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막차’를 놓친다는 말에는 이렇게 절망적인 여운이 따른다. 그리고 ‘막차’를 탄다고 말할 때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광명을 얻은 듯한, 긴 안도의 한 숨이 따른다. 일본 사람들도 ‘버스를 놓친다’는 말을 곧잘 쓴다. 이때는 ‘버스를 놓친다’는 말은 ‘모처럼 기회를 놓친다’라던가 ‘남에게 뒤진다’든가 ‘시류에 뒤진다’는 뜻을 갖고 있었다.

요새 거제에서는 막차를 놓칠세라 안절부절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터미널에 즐비하게 늘어서있는 버스 중에서 어느 것을 타야할지를 몰라 우왕좌왕하는 여행자들과 똑 같다. 이들 중에는 너무 서두르다가 혹시나 버스를 잘못타서 엉뚱 한데로 가게 되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도중에 고장이 나서 다른 차로 바꿔 타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 눈치 보기에 급급한 나머지 탈당과 재입당을 일삼는 철새정치꾼. 여러 선거에 걸쳐서 재미를 봐온 선거꾼들은 마지막 기회를 놓칠세라 체면치레 가리지 않고 이 점쟁이, 저 사주쟁이에게 달려 가기도 한다.

버스를 타고난 다음에도 앉은 자리가 마땅치 않아 이맛살을 찌푸리며 투덜거리는 사람도 있다. 앞자리에 앉아서 나중에 내릴 때에도 먼저 내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새 고속버스인줄 알았는데 막상 타고 보니 엉망이라 은근히 후회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막차가 떠나기 전에 다른 버스로 갈아타는 게 좋지 않을까 하고 옆에 있는 버스를 넘겨다보며 엉거주춤하고 있다. 그렇다고 선뜻 다른 버스로 갈아 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주변에는 이런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 있어서는 어느 후보가 훌륭한 시장 감이 되겠느냐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저 누가 당선되겠느냐는 것만이 중요할 뿐이다. 원래가 신조를 따라 움직여 본 적이 없는 그들에게 있어서는 신념이며 의리 따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들은 경마장에서 우승 예상마 에게 한 판 승부를 걸고 초조하게 기다리는 심정으로 있다. 다시 말해 그들은 거제 선거판을 과열 혼탁 양상으로 치닫게 하는 주역들인 것이다.

지난 3일 거제시 모 기능직 7급 공무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되었다. 현직 단체장의 비리정보를 넘겨주는 조건으로 모 시장 예비후보에게 2억 원을 요구한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런데 탐욕을 일삼는 7급 공무원의 파렴치한 행위도 문제지만, 모 예비후보가 막차를 타려는 고단수 선거 꾼(?)과 부화뇌동(附和雷同)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다.

지금 거제에는 8명의 거제시장 예비후보가 있다. 이들 사이에서 가능한 합종연횡의 방법은 수학적으로 따진다면 20가지가 넘는다. 그러니까 이들의 꽁무니에 매달려서 재미를 보겠다는 사람들이 갈팡질팡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영악한 사람들은 여기에 추파를 던지고 저기에 살며시 꼬리를 흔들면서 양다리 걸치기에 바쁘다.

그게 얼마나 추해 보이는지를 그들은 모르고 있다. 사람이 명예며 체면이며 긍지며 양심 따위를 내 버리고 그냥 살아남기를 마음먹는다면 산다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 영악한 사람은 바람 따라 잘 나부끼기도 한다. 6.4지방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판이 마치 치사스럽고 추악하고 뻔뻔스런 인간들만으로 엮어진 것 같은 지방선거가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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