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사고해역에 투입한 8000톤급 대형크레인<사진=삼성중공업>

29일 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사고 다음날인 지난 17일 밤 11시 40분쯤 거제 대우조선해양에 있던 옥포3600호(3600t급)가 진도 앞바다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이어 18일 오전 2시에는 살코 1200호(1000t), 오전 4시는 설악호(2000t), 오후 2시에는 삼성중공업의 삼성 2호(3300t), 20일 오전 3시는 삼성 5호(8000t) 등 대형 해상 크레인 5대가 잇따라 사고해역에 도착했다.

해경은 이 해상크레인을 통해 선박 내에 공기를 주입, 생존여건을 연장하려 했지만 18일 낮 12시 30분쯤 세월호 선수가 수면 아래로 내려간 이후 지금껏 아무런 활용방안을 찾지 못했다. 실종자 가족들이 구조를 우선적으로 하고 그후 인양 쪽으로 방향을 바꾸겠다고 했지만 학부모들 간 의견 일치가 되지 않으면서 정부도 섣부른 결정을 못 하고 있다. 하지만, 당국이 구조와 인양 가운데 무엇에 중점을 둘 것인지 방침을 정하지 않고 무조건 크레인부터 부른 탓이 가장 크다.

결국 사고수습본부는 인양작업을 위한 구체적인 일정이나 방법 등을 정하지 못한 채 대형 해상 크레인들을 지난 24일부터 사고 해역에서 모두 철수시켰다. 대우조선해양의 3600톤급 해상 크레인은 지난 25일, 삼성중공업은 지난 26일 각각 거제에 있는 소속 조선소로 40시간 넘게 걸려 복귀했다.

현장에 남은 크레인은 인근에 피항 중인 2000톤급 ‘설악호’, 1200톤급 ‘살코’뿐이며, 인양작업 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진 현대삼호중공업의 플로팅 도크는 전남 영암의 조선소에서 대기 중이다.

이로써 사고 해역에 머물던 해상 크레인들은 사고 이튿날부터 막연히 9일간 시간만 소비하며 바다에 떠 있다가 돌아간 셈이다. 조선업계는 이 기간동안 대형 크레인 한 대당 10억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세월호'가 침몰한 지 13일이 넘어서면서 시신 유실과 훼손이 우려돼 선체 인양 문제가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지만 막상 인양이 결정돼도 해상 크레인이 다시 사고 해역에 도착하기까지는 이틀 정도 또 시간만 지체해야 할 상황이다. 한 조선소 관계자는 "9일간 손실비용이 만만치 않다. 국가적 재앙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불평 없이 따랐지만 정부의 무계획적인 일처리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세월호' 침몰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해경정은 여객선에서 탈출한 승객들을 그저 건져 올렸을 뿐 선내에 갇힌 실종자들을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함으로써 정부의 무능을 그대로 드러냈다. 숱한 대형 해난사고를 겪고도 제대로 된 매뉴얼도 없이 또 다시 허둥대는 국가 앞에 국민들은 그저 할 말을 잃고, 이제 불신을 넘어 분노로 표출되고 있다. <서울신문 인용>

△대우조선해양이 사고해역에 급파했던 3600톤급 크레인<사진=대우조선해양>

서영천 기자  syc68711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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