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수습과정에서 정부측의 무능한 역할을 도맡아 해 비난받는 해경이 거제유람선 사고 대처과정에서 또 다시 시민들의 비아냥을 받고 있다.

통영해경은 지난 2일 오후 거제시 외도 인근 해상에서 유람선이 멈춰 선 사고와 관련해 남해안 전체 유람선을 대상으로 행정지도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사고를 조사 중인 통영해양경찰서는 엔진에 냉각수를 공급하는 고무호스에 작은 구멍이 생겨 누수가 발생하면서 냉각수 압력이 떨어져 38t급 유람선의 운항을 중지했다고 6일 밝혔다.

당시 선장 김모(68)씨는 냉각수 압력 저하로 경보음이 울리자 해경에 상황을 설명하고 유람선을 인근 해상 부이에 계류시킨 뒤 엔진 시동을 껐다.이어 승선객 141명을 다른 유람선 2척에 나눠 태워 해경 경비정 호송을 받으며 장승포항으로 무사히 복귀했지만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해상 계류됐던 유람선은 예비부품이 없어 현장에서 수리를 하지 못해 항구로 예인된 후 부품 교체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람선은 선령이 20년이 넘었고 엔진 교체도 10년이 지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거제, 통영 등 남해안 전체 유람선을 대상으로 예비부품을 휴대하고 설비를 재점검토록 하는 행정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선령 20년 이상된 노후 유람선에 대해서는 선박안전기술공단 등 관련 기관과 함께 합동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세월호 침몰사고로 전 사회가 안전을 부르짖는 와중에  승객 140여명을 태우고 가다 기관고장을 일으킨 유람선 사고원인과 대책을 발표한 해경에 대해 "유람선이나 여객선 안전점검은 벌써 다 한줄 알았는데 이제야 하겠다는게 말이 되느냐 " 며 여전히 '뒷북 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거제시 장승포동에서 어업을 하는 이모(64)씨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랬나. 유람선 고장이 어제 오늘 일이냐. 평소에는 별다른 관심도 없다가 세월호 참사 대처과정에서 국민적 비난을 받더니 아직도 제정신을 못차리는 모양이다”고 비꼬면서 “그런걸  왜 여태껏 점검 안했나. 안했다면  떠벌리지 말고 이제라도 조용히 행정지도하고 제 할일 찾아서 하면된다”고 지적했다.

서영천 기자  syc68711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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