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은 손쉽게 재료를 구해 뚝딱 만들 수 있는 나무 팽이나 돌, 공기 같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장난감으로 하루해가 저무는 줄 모르고 동네방네 뛰어 놀던 그 시절의 아이들은 참으로 순수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스마트폰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최고의 장난감이 되었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네모난 공간에 갇혀 넓은 세상을 보지 못하는 것 같아 걱정도 될 것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재미있는 장난감을 찾아주면 어떨까.

만화 캐릭터와 각종 인형, 놀이교구들이 한데모여 있는 해금강 테마박물관에서 재미있는 놀이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와 장난감이 잔뜩 모여 있는 이곳은 아이들에게는 천국 같은 곳일 것이다.

1층 전시관에는 60~70년대 만화들이 전시되어 있다. 방에서 몰래 만화를 보고 있다가 인기척이 느껴지면 얼른 문제집으로 덮고 시치미 때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들키는 날이면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로 시작하는 엄마의 잔소리를 피할 수 없었다. 이런 갈등은 만화 콘텐츠에 대한 부모들의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다. 아이와 부모의 만화의 시각차를 줄일 수 있는 곳이 해금강 테마박물관이다. 만화체험전시관인 짱구만화방은 만화를 장르별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어른들은 1980년대를 풍미했던 만화·잡지를 보며 새록새록 떠오르는 기억에 미소를 지울지도 모른다. 공포의 외인구단, 보물섬, 소년챔프, 아이큐점프, 등 이름만으로 반가운 청소년 만화·잡지들이 원본형태, 혹은 만화영화 대형포스트로 전시되어 있다.

지난 13일, 최현삼 전 거제시교육장 일행들과 ‘TOY STORY 추억의 장난감展’이 열리는 거제해금강 테마박물관을 찾았다. 이성미 학예사의 안내로 동굴 같은 통로 벽면을 지나 박물관 1층 막다른 골목에 위치한 ‘추억의 장난감展’ 전시장에 들어서니 피규어 세상과 마주치게 된다. 진귀한 자동차 모형들과 대형 아톰, 로봇캅 경찰관 모형이 전시되어 있어 아이들의 탄성이 끊이질 않는다.. 전시된 작품 모두 개인수집가, 유천업 관장이 반세기 동안 수집한 것들로 수집가의 피규어 사랑이 그대로 느껴진다.

유리전시장 안에 있어 만져볼 수 없는 것이 조금 아쉽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종류의 로봇 장난감들이 연도순으로 보기 좋게 정리되어 50여 평 규모의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아톰, 태권V, 디즈니 만화 캐릭트, 스타워즈, 손오공, 슈퍼맨, 스파이드맨, 등 볼거리가 정말 다양하다. 만화방 코너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만져보면서 놀 수 있는 놀이 공간도 있다.

갈곶리 도장포 마을에 위치한 해금강테마박물관의 추억의 장난감展은 당대의 시대적 인식과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문화적 산물이며 진기하고 소중한 역사적·문화적 가치도 함께 가지고 있다. 장난감을 활용해 아이 스스로 역할놀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오는 9월10일까지 3개월 동안 개최되는 1층 전시관은 80~90년대 동네 문방구에서 아이들이 즐겨 찾던 구슬동자, 딱지, TV 방영물, 영화에 등장하는 철인 28호, 아톰과 같은 캐릭터 장난감과 만화 포스트, 최신 국내 장난감을 비롯해 영국, 미국, 캐나다 등 총7개국, 800여 점의 장난감 을 갖추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전시품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1960년대 까지 일본과 유럽에서 많이 생산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끈 ‘양철장난감’이다. 다양한 모습과 색감을 표현할 수 있는 플라스틱 장난감에 밀려 이제는 보기 힘든 장난감이지만 양철 장난감만이 가지고 있는 빈티지한 색감과 형태의 다양함이 보는 이의 눈을 한층 더 즐겁게 한다.

이와 관련 고고·미술사학을 전공한 김다은 기획본부장은 “이번 전시회는 장난감과 만화를 테마로 한 새로운 개념의 특별기획전이다”며 “어른에게는 추억의 시간을, 아이에게는 꿈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한다.

2층으로 이어지는 제2전시관은 세계의 배 범선역사관, 한국 선박관, 전설 중세의 기사관, 유럽장식 미술 중세 가구관, 이탈리아 베네치아가면관 등이 있으며 고갱, 르누아르, 피카소 등 세계적인 화가들의 모(謀)작도 감상할 수 있다.

유경미술관 코스도 놓치면 아깝다. 미술애호가로 정평이 나 있는 경명자 관장이 2010년 10월, 사람의 향기를 담고자 박물관 2층에 개관한 유경미술관. 일반적인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전시품들은 역시 만져보는 것은 사양하고 있지만 유리벽 없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기획전도 눈여겨 볼만하다. 동족상잔의 상흔을 다룬 ‘무기여 잘 있거라’ ‘응답하라 1950. 그날의 6·25’나 국내최초의 ‘찾아가는 어린이 박물관’을 비롯하여 ‘독도사랑 티셔츠 만들기’ ‘풍류&놀이콘서트’ ‘여름방학 교육프로그램’ 등 의미 있는 기획전들이 준비되어 있다.

이밖에도 박물관 1층 남쪽에 설치돼 있는 옥상공연장에는 다도해 풍경이 일품인 신선대를 바라다보며 문화공연을 맘껏 즐길 수 있다. 박물관 안팎에는 각종 캐릭터들과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광장과 야외 정원이 있으니 카메라를 꼭 챙기자. 전시뿐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체험교육도 다양하다. 해금강테마박물관 열두 번째 기획전시 ‘추억의 장난감展(6월11~9월10일까지)’에관한문의는전화055-632-0607이나홈페이지 www.hggmuseum.com으로 하면 된다.

@여행정보

-체험관광-

▣체험학습관 기획展
해금강테마박물관 소속 학예사(11명)가 운영하는 체험교실은 박물관 관람과 시청각 자료 감상 후 대항해시대의 범선, 유럽명화 등 유럽장식 미술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과 내용을 수업한 후 유럽명화 따라 그리기 및 유럽 고악기 핸드벨, 나무목걸이, 가면 만들기 등의 수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13관의 테마별 전시를 통해 높은 문화적 기회를 지닌 특색 있는 소장품을 선보이며 전시관마다 관련유물의 특징과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고 체험프로그램을 통한 평생교육의 장을 펼치고 있다. 2005년 개관이래 어린이 및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다양한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다. 체험학습을 원하는 유. 초. 중. 고등학교나 학급은 20명이상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 글·사진 손영민/꿈의 바닷가로 떠나는 거제도여행 저자. 칼럼니스트

-주요관광지(제공처:거제시 관광과639-3000)-

▣신선대
남부면 갈곶리에 위치한 신선대는 신선이 내려와서 풍류를 즐겼다 할 만큼 자연경관이 빼어난 곳으로 그 주변의 해안경관과 더불어 기암괴석에 부딪치는 하얀 파도가 멋진 곳이다. 수평선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빛깔의 바다와 형형색색의 바위들이 어우러진 이곳은 멀리 바다가 보이는 다도해 풍경이 일품이다. MBC드라마 ‘회전목마’, 영화 ‘종려나무 숲’ 을 촬영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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