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여년전 정부의 농지관리기금으로 조성된 동부면 산촌 간척지.

거제시가 거제면·동부면 일원의 산촌간척지에 농업지원시설과 농어촌관광휴양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농지를 경작하고 있는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30일 거제시에 따르면 산촌간척지는 40여년 전 식량자급사업의 일환으로 간척사업이 진행됐다가 사업 중간에 무산된 곳으로 주민들이 일부 조성된 간척지에서만 농사를 지어왔다. 그러다 간척사업이 지난 2001년 12월 인·허가를 통해 2002년 2월 착공, 2005년부터 전체 면적 18만5069㎡를 농지로 사용하고 있다.

당시 간척사업은 농림부 농지관리기금으로 이뤄졌고 거제시는 명목상 등기만 돼 있는 상태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실소유권을 가지고 있으면서 불하를 미뤄왔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임시경작 방식으로 지금까지 농사를 짓고 있으며 생산량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당 평균 100원의 임대료를 납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거제시는 지난 3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산촌간척지를 매입하기로 했으며 중기지방재정계획 및 공유재산관리계획에 반영했다. 내년 2월에는 산촌간척지의 감정평가가 이뤄지고 6월부터 4개년 분할 상환으로 토지 매입에 착수한다. 매입비는 100억원으로 내년에는 우선 계약금 10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거제시는 실소유권이 넘어올 경우 선진 영농을 위한 농업지원시설과 농어촌관광휴양시설 조성으로 농가 소득 증대 및 도시민 여가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산촌간척지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은 현재 농지에 대한 소유권이 없기 때문에 사업이 진행된다면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농민들은 “당초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산촌간척지 준공 시 농민에게 분양할 것을 약속했는데 이뤄지지 않았고, 과수재배단지가 조성되면 삶의 터전을 잃게 되고 생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근수 선창마을 이장은 “간척사업 주민설명회 당시 주민들에게 3.3㎡당 3만원에 간척지를 분양할 계획이라고 했으나 지금까지 임대사업만 이뤄지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농지 분양을 통해 농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농업정책과 담당은 “2004년 농어촌정비법이 개정되면서 조성된 간척지는 분양 시 공개입찰로 이뤄져야 돼 기존 농민들에게 일방적으로 넘겨주기 어렵다”며 “시가 소유권을 넘겨받기 위해서는 관계법 상 농어촌관광휴양시설 또는 농업지원시설로 조성해야 하며 향후 수년 간은 농사에 차질이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이 추진되더라도 농민들이 우려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앤거제  nng@daum.net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