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현천에서 올라온 수달이 인근 횟집 수족관 물고기를 훔치는 장면./횟집주인 촬영 동영상 갈무리.

거제시 고현동 고현천(2급하천) 변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 모(47)씨는 지난달 중순 자정 무렵 하천에서 올라온 수달 1마리가 수족관 뚜껑을 밀치고 수족관에 든 고기를 물고 가는 장면을 우연히 목격했다.

김 씨는 “한 달 전부터 수족관 고기가 자꾸 없어져 이상하게 여기던 중 야심한 시간에 이 같은 장면을 목격했다”며 “하도 어이가 없어 다음날 밤에도 지켜봤더니 역시 수달이 올라와 수족관 고기를 물고 갔고, 그 장면을 영상으로 담아 놨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수달의 수족관 고기사냥은 이후로도 매일 밤마다 계속됐고, 관련 동영상도 총4편을 찍어놨다”며 “개체수도 덩치 등으로 봐서 한 마리가 아닌 최소 2마리 이상 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수달의 사냥 표적은 죽은 고기나 작은 고기가 아닌 돔 등 덩치 큰 고급어종”이라며 “지금까지의 피해액도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수달의 하천인근 횟집 수족관 사냥은 또 다른 피해나 사고를 부를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수족관 뚜껑에 열쇄를 채우자, 수족관을 열지 못한 수달이 가끔씩 사람이 있는 주방까지 들어와 뒤지기도 한다고 김씨는 강조했다. 굶주린 수달이 사람을 두려워 하지 않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거제통영환경련 박정용 생태환경팀장은 “고현항 매립사업으로 생존에 위협을 느낀 수달이 활동영역을 하천까지 넓히면서 빚어진 일로 보인다”며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수달 입장에선 사람도 두려워하지 않다보니 예기치 못한 사고도 우려된다”고 크게 걱정했다.

이와 관련 거제시청관계자는 “수달피해 소식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고 있지만 현재로선 뾰족한 보호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수달의 민가출현에 따른 예기치못한 사고예방을 위해 문화재청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관련사실을 통보하고 대책마련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창원소재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뉴스앤거제와의 통화에서 “고현항 매립사업에 따른 환경평가시 육상동물로 분류되는 수달의 보호대책은 빠져 있었다. 이후 수달보호대책에 대한 이의제기가 계속되면서 현재 수달의 보호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이 진행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연구용역은 고현항매립사업 시행사가 의뢰해 한국환경생태기술연구소(부산소재)에서 진행중이며,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1차조사를 벌였고, 5월부터 내년 4월말까지 1년기한으로 2차 정밀조사 용역을 진행중에 있다”며 “용역결과가 나오면 이에 따른 보호대책(서식지 조성 등)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 횟집 주방 근처를 어슬렁거리고 있는 수달(원안).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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