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지방선거에서 첫 실시된 거제지역언론사 주관 시장후보 초청토론회에서 토론 후보들이 손을 맞잡고 방청석에 인사하고 있다.

거제지역언론사(뉴스앤거제 포함 11개사)가 공동 주최하고 주관한 6·2지방선거 거제시장 후보 초청토론회가 20일 오후 2시 거제상공회의소 대강당에서 약2시간 반동안 진지하게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는 지역 언론보도 사상 전례없던 '인터넷 생중계' 방식을 도입, 한 차원 높은 지역언론의 위상을 직접 확인시켜 줬다.

▲ 시장후보 토론회 사회를 맡은 거제타임즈 박춘광 대표.

시장후보자 5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거제타임즈 박춘광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인터넷 생중계'를 의식한 듯, 후보자 전원이 시종일관 진중한 태도로 토론에 임했고, 당초 우려했던 상호비방전도 크게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토론회와 인터넷 방송을 지켜본 시민들은 "선거전 초반 주요이슈에 대한 후보자의 생각과 개개인의 능력을 간접 비교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관심을 끌었던 ‘후보자 간 상호토론’은 예상대로 한나라당 권민호 후보에게 가장 많은 질문이 쏟아졌고 다음으로는 무소속 유승화 후보에게 질문이 몰렸다. 그러나 상대방을 흠집 내려는 의도적인 칼날 질문은 서로가 자제했고 미흡한 답변에 대해서도 더이상 추궁하지 않고 양해했다.

다만, 이번 토론회는 생각보다 방청시민들이 적었고, 후보자의 답변시간도 지나치게 짧아(1분30초) 현안인식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이 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각 후보들이 교차질문 등에서 신사적인(?)  질문에다, 보충질의까지 생략하는 등 봐주기식 무딘 공격으로 일관해 후보간 능력및 도덕성 검증에 변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또 첫 인터넷 생방송이란 보도방식의 비약적 진전에도 불구하고, 방송화면에 대한 객관성 결여(예, A후보 발언도중 B후보를 클로즈업 하는 등), 중도 끊김 현상의 반복 등 기술적 문제점도 상당부분 지적됐다.

이날 토론회는 1부 식전행사(사회 서용찬)에 이어 2부 토론식으로 약 2시간30분간 진행됐다. 2부 토론은 모두발언, 공통질문(2개), 개별질문(1개), 후보자 상호 교차질문, 방청시민 질문, 지역언론사 기자질문, 정리발언 순이었다. 좌석은 추첨을 통해 배치됐고, 개별질문과 교차질문, 기자질문 등은 모두 추첨을 통해 순서 및 질문내용을 정해 최대한 공정성을 유지하고자 했다.

이날 토론회를 지켜 본 한 방청시민은 "지역언론사에서 공동주최 한다는 무게감 때문인지 후보들 모두가 진지하게 토론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며 "이같은 토론기회를 시장후보 뿐만이 아닌 도의원과 시의원 쪽으로도 확대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 방청객은 그러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한 전체적인 노력들은 이해되지만, 후보자 답변시간이 너무 잛아 제대로 된 소견을 들을 수가 없었다"며 "제대로 된 검증이 되기 위해서는 질문 수를 줄이더라도 답변에 최소 3분 정도를 배려해야, 그 후보의 능력과 깊이를 제대로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아쉬워 했다.

▲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시장 후보자들. 왼쪽부터 권민호(한) 이세종(민) 김한주(진) 유승화(무) 이태재(무) 후보.

토론회 발언 요약

■ 모두발언
한나라당 권민호 후보 "한나라당 후보로 선택해 준 시민들께 감사 드린다. 지난 20년간의 정치생활에서 시민들이 뭘 원하는지를 잘 알고 있다. 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개척정신으로 위대한 거제를 건설하고 사회적 약자를 우선 배려하는 겸손한 시장이 되겠다. 산적한 거제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거제를 발전시켜 나가겠다"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 "태풍 매미 내습당시 장기간의 정전사태에 따른 시민피해 소송에서 무료 변론을 맡았던 사람이다. 지난 15년간 한나라당 소속 시장이 집권하는 동안 2명이 비리로 구속됐고, 1명은 무능으로 일관했다. 이제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한 때다. 40대의 젊은 법조인으로서 투명행정과 개혁적 변화로 침체된 거제시정을 확 바꿔 내겠다"

무소속 이태재 후보 "06년 5·31 지방선거에서 '조선소가 살아야 거제가 산다'는 구호가 시민적 공감을 얻어 시의원에 당선됐다. 강력한 의정활동으로 많은 시민들로부터 좋은 평도 받고 있다. 작금의 조선위기 극복은 시의원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시장에 당선돼 당면한 조선위기를 극복하고 시대변화에도 앞장서 헤쳐 나갈 것이다"

민노당 이세종 후보 "야3당 단일후보로 추대된 사람이다.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 15년 장기집권을 종식시키고 시민의 힘으로 시민자치를 바로 세우는 날이 될 것이다. 부패하고 오만한 한나라당 정권을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심판하자. 노동자와 서민 등 사회적 약자가 주인되는 사람중심 거제를 만들자. 이세종이 앞장서 나가겠다"

무소속 유승화 후보 "깨끗하고 준비된 시장이라 자부한다. 시의 당면현안을 보고 지금이야 말로 고향발전을 위해 봉사할 때라고 판단해 귀향했다. 거가대교는 위기이자 기회다. 중차대한 이 시기는 능력이 검증된 사람을 필요로 한다. 정치인은 정치에 관여하고 시장은 일을 해야 한다. 능력이 있는 검증된 사람을 뽑아 거제시를 제대로 발전시키자"

▲ 시장후보 초청 토론회장. 방청시민이 기대많큼 많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 공통질문
1. 거가대교 개통 이후의 변화상과 대처 전략은
첫번째 공통질문 '거가대교 개통 이후의 변화상'과 관련, 후보자 모두가 '위기이자 기회'임을 우선 강조했다. 그러나 현실진단에 따른 처방책은 저마다 각각 이었다.

무소속 이태재 후보는 큰 위기임을 전제한 뒤 교육·의료분야의 부산 쏠림 현상을 우려했다. 왜 지금까지 대비책을 세우지 않았느냐는 질타에도 무게를 뒀다. 거제발전연구원 설립을 통해 사회변동 현상에 대처해 나가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무소속 유승화 후보는 교통혼잡, 관광객 증가, 거주자 이탈심화 등 3가지를 주요 사회변동 방향으로 꼽았다. 해결책으로 교통인프라 확충, 체류형 관광활성화를 위한 복합관광타운 조성, 비교우위 정주여건 개선을 제시했다.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는 순기능으로 비싼 물가의 시장조정, 체류형 관광객 증가를 꼽았고, 역기능으로 문화·교육·의료분야의 빨대효과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교통정체를 포함한 역기능에 대한 종합 대비책 마련을 주문했다.

한나라당 권민호 후보는 위기보다 기회 쪽에 무게를 뒀다. 대규모 산단조성을 통한 부산지역 중소업체 유치, 공단 내 여성일자리 창출기업 유치를 통해 성비불균형 해소, 휄빙도시 브랜드화를 통한 도시위상 강화 등을 제시했다.

민노당 이세종 후보는 도시기능 약화를 우선 걱정했다. 그러면서 휴양시설과 숙박시설을 대폭 늘리고, 대중교통체계 전반도 보완할 것을 주문했다. 친환경 농산물의 브랜드화를 통한 자생력 강화도 제시했다.

2. 고현항 인공섬 조성
두번째 공통질문인 '고현항 인공섬' 조성과 관련, 무소속 이태재 후보가 도시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적극 찬성 의지를 보인 반면, 나머지 후보들은 환경 목적 방식 등에서 신중한 접근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무소속 유승화 후보는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폭발적인 집중호우 등을 감안하면 해수면이 낮은 고현항의 인위적 매립은 환경적 위험이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민의견을 최대한 더 수렴한 뒤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무소속 이태재 후보는 국가항인 고현항이 수십년째 방치돼 있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개발을 통한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자체 수익사업 차원에서나 도시인프라 구축차원에서도 고현항 매립에 적극 찬성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권민호 후보는 바다매립을 통한 육지화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지금같은 방식은 철저한 땅 장사로 흐르지 않을까 우려된다. 시민의 필요공간 창출 면에서 동의하나 공청회 등 주민의견 수렴을 더 해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민노당 이세종 후보는 고현항 인공섬은 재개발이 아닌 매립개발사업으로 교통에서 주거 과밀화, 기존 상권 위협까지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개발이익이 민간업자에게 독점되는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는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우선 전제했다. 절차적으로 시 전체입장에서 매립문제가 검토돼야 하고, 내용에서도 목적과 개발방식, 개발주체, 기후 등 환경변화 등을 종합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기구 구성을 통한 재논의도 요구했다.


■ 개별질문
경제분야 - 거제지역 물가가 매우 높고 지역간 경제 불균형도 심하다. 개선방향은?
유승화 "거제지역 고물가 문제는 유통구조의 모순 때문이다. 시장의 포켓을 키우고 기반시설도 지역별로 골고루 배분해야 한다. 지역간 균형발전 차원에서 계룡산 터널 개설을 공약했다. 조선산업을 미래대체산업(풍력, 원자력 등) 영역으로 넓혀 외곽지역에 유치할 필요가 있다"

복지분야 - 복지예산이 엉뚱한 곳에 샌다는 지적이 많다. 복지마인드는 무엇인가.
이태재 "거제는 전국 최고수준의 복지도시라고 자부한다. 복지예산 편성에 문제가 생긴 것은 복지에 기업경영마인드가 없기 때문이다. 업무효율도 떨어진다. 시장이 되면 관련공무원을 기업체에 파견시켜 관련업무에 대한 마인드를 키우도록 배려하겠다.

교통분야 - 도심교통 정체 및 주차난이 심각한 수준이다. 개선방향은.
권민호 "거가대교 개통 후 더 심해질 것이다. 지속적인 도로인프라를 넓혀가야 한다. 주차난과 관련해서는 고현천변에 환경을 크게 파괴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한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방안마련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인공섬이 조성되면 대단위 주차공간 확보기 가능할 것으로 본다"

공직분야 - 인사교류 부재에 따른 우물안 시야, 잦은 인사잡음 등을 해소할 복안은.
김한주 "인사위원회에 직접 참여해 본 사람으로서 문제점을 잘 안다. 근본 문제는 청탁과 인사권의 지나친 독점구조 때문이다. 시장의 독점구조를 완화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외지와의 인사교류 확대를 통해 시야도 넓힐 것이다. 면 동 공무원의 기를 살릴 수 있는 동기부여도 필요하다"

교육분야 - 지역내 4년제 대학 설립에 대한 생각과, 무상급식 재원마련 방안을 제시해 달라.
이세종 "수년전부터 제기돼 온 문제지만 아직까지 실현이 안됐다. 거제대학을 4년제로 키우고, 조선특수대학원을 만들어 학교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무상급식은 시전체 예산중 토건분야 지출을 줄여 연간 500억원을 확보한다면 충분한 전면무상급식을 실현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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