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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손영민]거제에 걸맞는 시립박물관을 세우자

   
손 영민/칼럼니스트
거제시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둔덕면 방하리 일대에 거제시립박물관을 짓는다고 밝혔다. 권 민호시장의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둔덕향인들과 주민들의 자발적인 성금기탁, 땅 기부에 힘입어 거제시민들의 오랜 숙원이 풀리게 되어 반가운 마음이 그지없다. 이로써 거제는 ‘시립박물관의 불모지대’라는 저간의 부정적 시각을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는 초석을 놓은 셈이다.

서부지역인 둔덕면은 신라 문무왕17년 서기677년 상군(裳郡)을 설치했을 때 거제도 처소였고 고려의종이 1170년부터 약3년 간 유폐되었던 둔덕기성(屯德岐城)과 더불어 문무백관 및 가솔들의 주거지였던 곳이라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지닌 곳이다.

뭣보다도 둔덕은 청마유치환 시인의 생가 내 부지에 청마기념관을 세워 현대문학의 문화적 영광을 재현함은 물론 타 도시와 차별화된 문화적 자율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미 필자는 2015년 9월20일자 새 거제신문 칼럼 란에서 ‘거제시립박물관 건립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으로 둔덕면이 시립박물관 후보지로 최적지라고 주장한 것은 이런 요인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의 제시였다.

거제에는 공립박물관인 포로수용소유적박물관과 어촌민속박물관이 있고 사립박물관인 거제박물관, 거제민속박물관, 해금강테마박물관, 외도보타니아 식물원이 있어 시립박물관의 공백을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셈인데 이제 문제는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시립박물관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있다.

사실 민선6기 제8대권민호 거제시장 공약사업의 일환으로 시립박물관 설립논의가 진행돼 확정되는 과정도 어렵고 긴 시간이었지만 단언하건데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새로 짓는 시립박물관은 공간 뿐 아니라 박물관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전국 어느 곳이나 존재하는 전형적인 박물관의 모습이 될 수도, 거제만이 간직하고 있는 색다른 정체성을 시민내지는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모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천 년 동안 선조들이 이 땅을 지키고 살아온 아름다운 섬. 거제도(巨濟島)는 선사시대부터 유구한 역사를 지닌 고장이다. 또한 거제는 근대가 서구문물을 받아들이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왔고 그에 따라 다른 지역에 좀처럼 찾기 힘든 독특한 문화 환경이 조성된 곳이다.

현재 구 도심권에 산재한 근대를 포옹하는 여러 박물관 전시관이 서구문물이 유입돼 우리사회에 토착화되는 생활사를 그 내용으로 한다면 새로 건립되는 거제시립박물관은 그런 사회에서 뿌리 내리고 생활을 영위해온 거제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는 근대사를 담아내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나 시립박물관이 지향해야하는 가치를 선사시대부터 근대기에만 국한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시립박물관은 현대의 다양한 작품을 담은 현대`문화`예술의 역할도 수행해야 할뿐 아니라 그를 위해 다종다양한 현대 문화`예술`의 양상을 품은 건축공간은 필수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청마테마파크’가 조성중인 현대문학의 거목(巨木)청마유치환 선생 기념관 일대에 거제시립박물관이 들어서기를 바랐던 것이고 결과는 다행스럽게도 그렇게 되었다.

시립박물관은 따라서 현대박물관이 지닌 다양한 가치와 형태를 시민들과 나누는 곳이라는 인식과 동시에 역사`문화예술의 연원을 발굴하고 정리하는 곳이라는 인식도 수반 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역문화재가 왜 중요하다고 묻는다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모든 문화의 모습이 그대로 우리의 삶의 흔적을 증언 해주는 역사적 가치로 전승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시립박물관은 거제의 문화, 예술, 역사를 발굴, 정리하고 그에 대한 해석의 결과물을 전시나 그 외의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과 나누어야할 것이다.

박물관은 번듯한 전시물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 속에 어떤 내용을 담아내느냐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진다. 거제시의 역사와 규모에 걸 맞는 거제시립박물관의 설립이 계획되고 추진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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