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권민호 후보는 어제(27일) 우리 민주노동당 이세종 선본의 성명서에 답변을 주면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허위사실을 유포한 적이 없습니다. 유언비어를 퍼뜨린 적도 없습니다. 한겨레를 비롯한 언론에 드러난 사실 그대로 전달했습니다.

비록 최종적으로 판결이 난 것은 아니지만 수색영장에 실명과 금액이 이미 적시되어 있다고 언론에 실렸고, 우리는 그 사실을 말한 것 뿐입니다. 한겨레 기사의 사실 여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거듭 말하는 바이지만, 우리는 언론 보도 사실을 언급한 것입니다. 검찰의 수사가 나름의 증거 및 근거를 토대로 진행되는 바,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혐의가 ‘사실이다’라고 말한 것이 아닙니다. 권민호 후보께서 의혹을 부인한다면 나름의 방법으로 부인하시면 됩니다. 자신의 결백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면 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권 후보의 자질과 도덕성에 대한 비판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러한 정치적 비판은 선거에 임한 후보로서 상대후보의 자질과 도덕성을 문제삼는데 있어서 필요하고 허용되는 것입니다. 경쟁하는 후보로서, 또 정치인으로서 유권자와 시민 앞에 서로의 자질과 능력을 항시적, 공개적으로 검증받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 방식과 과정이 정도를 벗어나지 않고 법적 문제가 없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위법한 방식이라면 법적 책임을 지고 응당한 대가를 치르면 될 것입니다.

우리가 권민호 후보께 요구한 것은 간단합니다. 전혀 근거 없는 수사를 하는 검찰이 아닐진대,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난 바 돈공천 혐의가 짙으므로 그것은 시장 후보로서의 자질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고, 또한 단순한 법적 책임을 넘어서서 그간 한나라당이 보여주었던 것처럼 또 다시 거제에 큰 정치적 오점을 남긴 것이기에 그에 대한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공권력이 아닐지니 권 후보께서는 우리의 요구를 이행할 의무는 없습니다. 알아서 판단하고 행하면 될 것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최종적으로는 법과 유권자의 표로 판결을 받을 것입니다.

권 후보께서는 만약 자신에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최종 판결나면 자신에 대해서 비판을 했던 이세종 후보, 유승화 후보 등이 응당한 책임을 질 것을 요구하고 각서를 쓰고 공증까지 받자는 어이없는 제안을 했습니다. 뭔가 한참 착각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무슨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그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그것이 불만이라면 정당한 방식으로 그냥 불만을 표시하십시오. 자신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다면 잘못없는 사람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에게 가서 따질 일입니다. 필요하면 검찰에게 각서를 요구하십시오. 번지수를 잘못 찾았습니다.

공개각서라는 발상 자체가 상식을 벗어난 것이거나와, 그 내용을 보니 더더욱 논하거나 대응할 가치가 없어 보입니다. 내용을 보면 수사 중인 사건이 사실이면 생물학적인 생명을 걸고 스스로 ‘자진’한다고 명시되어있고, 허위로 밝혀지면 이세종, 김한주, 유승화 후보는 일체의 직위를 사퇴함과 동시에 노동조합선거를 비롯 일체의 선출직과 공직에 나서지 않고, 만약 그러하면 5억의 보상금을 지불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상식과 논리를 결여한 이 같은 요구는 오히려 본인 스스로의 명예와 인격을 훼손하는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우리의 주장과 비판이 결과적으로 틀린 것으로 밝혀지면 우리가 스스로 알아서 사과하거나 도의적 책임을 질 문제입니다. 최종 판결 나기 전까지 드러난 사실에 기초해서 비판을 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잘못한 바가 없는데, 무슨 일체의 직위를 걸고 각서를 쓰라는 것인지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이치에 맞게 곰곰이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사태가 점점 더 심각해 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권 후보께서는 현명한 판단을 하셔서 정확한 정치적 선택을 하고 행동에 옮겨야 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권 후보께서 억울한 점이 있다면 검찰에게 보다 확실하고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거나 검찰을 상대로, 또는 유언비어를 퍼뜨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 대해서 법적 조치를 취하면 됩니다. 혹시 야비한 술수로 정치적 음해를 하는 세력이 있다면 우리 또한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경쟁 후보임과 별개로 정의와 양심의 관점에서 정당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힘을 보태겠습니다.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을만큼 멀리 왔습니다. 우리도 권 후보의 혐의가 사실이 아니길 바랍니다. 그러나, 만약 사실이라면 당연히 그에 맞는 책임을 지겠지만, 그 전이라도 이런 불미스런 사태를 야기한 것에 대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는 것이 저희의 판단입니다.

도덕적 자질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깨끗한 후보와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승부를 겨루고 싶습니다. 유권자 앞에 다 함께 부끄러움이 없는 후보들로서 평가받으며 즐거운 선거 축제를 치르고 싶습니다.

다시 한번 권 후보님의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기대합니다.

2010년 5월 28일
민주노동당 거제시장 후보 이세종 선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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