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부산시 명칭협상서 거제시 배제관련, 유승화 거제시장 후보 입장

오는 12월 개통예정인 ‘거가대교’의 명칭을 두고 부산시가 부산-제2 주탑 사장교 구간의 명칭을 따로 결정하겠다는  엉뚱한 발상을 하고 있어 거제시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또 명칭을 결정하는데 있어 거제시를 배제한 채 경남도와 부산시가 협상을 하고 있다니 거제시정을 맡겨 될 시장후보로서  심히 우려스럽고 차후 강력히 대처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프로젝트의 명칭은 그 사업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지명 등을 사용하여 사업목적이 잘 이해 되도록 정하면 자연스럽게 수용되는 것이 관례였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되면서부터 사업명칭 결정이 지역간의 자존심 대결형식으로 변질되어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성 싶다.

30여년간 국토해양부에서 근무하고 이에 대한 많은 경험이 있는 저의 입장에서는 거제시와 부산광역시를 연결하는 거제-부산간 연결도로 사업은 중앙에 가덕도라는 큰 섬과 1개의 침매터널, 그리고 3개의 큰 교량들을 포함하고 있어 전체를 아우르는 명칭을 정해야 하고, 현재 대부분 거제시민과 전 국민들이 부르고 있고 보편화된 명칭인 ‘거가대교’여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도로의 노선체계는 각급 도로별 노선지정령으로 정하고 있으며 모두 일반국도노선지정령에 준하여 규정되어 있다. 일반국도노선지정령에서는 노선번호·노선명·기점·종점 등을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노선번호의 경우 남-북 노선은 홀수로, 동-서 노선은 짝수로 정하고 각 노선별 기종점도 남-북 노선은 남측을 기점, 북측을 종점 그리고 동-서 노선은 서쪽을 기점, 동쪽을 종점으로 표기하고 있다.

따라서 일반국도 1호선의 경우 노선명은 목포신의주선(기점: 목포시, 종점: 평북 신의주시)이고 일반국도 2호선의 경우 노선명은 신안부산선(기점:전남 신안군 장산면, 종점: 부산직할시)으로 정하고 있다. 교량명칭을 정할 때도 특별히 교량명명 규정을 정하기는 곤란함으로 보통 그 지역의 행정명칭을 사용하며 두개의 행정구역을 연결할 때(연도교 포함)에는 위 노선지정기준에 따르면 무리가 없을 듯 하고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경우는 그 수혜자가 섬주민인 만큼 섬 명칭에 우선권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본인이 부산국토관리청장 재직시 창선.삼천포대교의 명칭 결정과정의 경험을 소개하고자 한다.
현재의 창선-삼천포대교는 경남 남해군 창선면(창선도: 인구 1만명)과 사천군 삼천포동(구 삼천포시) 간 3.4km를 해상 7개 교량으로 연결하는 사업으로서 1993년 12월 착공하여 약 12년 6개월의 공사를 거쳐 2003년 5월 준공한 사업이다. 주지하다시피 이 7개의 교량은 순수 국내 우리기술로 각기 다른 형식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려수도의 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져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량 관광명소로 부상되고 있다.

당초 발주처인 부산국토관리청에서는 교량전체를 어우르는 이름으로 남해사천대교로 명명하면 무난하리라 쉽게 생각했으나 지자체와 협의과정에서 남해군은 창선 연륙교 또는 창선대교로, 사천시는 삼천포대교 또는 삼천포-남해대교로 주장하였고 이러한 서로 다른 주장은 급기야 지역 간 대결양상으로 비화되어 준공식 행사마저 치를 수 없는 상황으로 발전하고 말았다.

당시 경상남도에서는 K지사 주관으로 이들 양 지역의 의견조정을 위하여 지명선정위원회를 열고 이순신대교라는 중재안을 제의하였으나 거절되었고 지역 간 갈등은 더욱 악화되어 지역 정계 대표들 간의 대립으로까지 발전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노선지정 원칙에 입각하여 협의에 협의를 거듭한 결과 지금의 창선·삼천포대교라는 이름으로 가까스로 합의되어 준공식은 겨우 치를 수 있었다. 사실 남해군의 입장에서는 남해지명이 우선 표기되기를 바랐고 사천시의 입장에서는 사천지명이 우선 표기되기를 바랐으므로 남해·사천대교라는 명칭이 더 적절한 표현인 듯 했으나 여기에는 창선도민들과 옛 삼천포시민들의 특수한 정서가 감안되었고 또 그런 사정이 있어 최종적으로 창선·삼천포대교로 합의된 것이다.

따라서 창선-삼천포간 연결도로공사의 경우와 흡사한 거제-부산간 연결도로공사의 명칭 선정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항을 유념했으면 한다.

첫째, 가능한 조기에 관계행정당국간의 협의가 시작되어야 하며 협의는 어디까지나 도로법상의 노선지정 원칙에 입각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사업에 포함된 개별 구조물마다 각기 개별명칭이 있을 것이나 대외적 홍보 극대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전체를 어우르는 단일명칭이 정해져야 할 것이다.
셋째, 단일명칭으로 지역 명을 이용할 경우 기점과 종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본 사업은 건설목적이 섬 거제를 육지에 연결시키는 것임으로 기점은 거제에 이의가 없으나 종점은 관점에 따라 가덕도와 부산광역시 두 곳이 가능할 수도 있다. 현재 일반적으로 불리고 있는 거가대교는 종점을 가덕도로 본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