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거제는 6.2 지방선거 거제시의원 당선자들 가운데 ‘초선 시의원’들을 릴레이 인터뷰한다. ‘시의원’은 주민들과 가장 지근거리에 있는 정치인이며 기초자치단체장과 더불어 ‘생활정치’ 구현을 최적화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초선 시의원들의 각오와 정견, 정책 등을 듣고 시민들의 구체적 의견도 본사 홈피를 통해 수렴할 계획이다. 기초 가 선거구 당선자를 필두로 차례로 인터뷰할 예정이다.

현장 노동자로 잔뼈 굵은 사나이

‘한나라당 텃밭’이던 옛 신현지역에서 진보신당 거제시의원 후보로 출마해 안정권으로 당선된 유영수(44) 거제시의원 당선자는 조선소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노동자다. 지난 84년 11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입사해 만 26년을 근무한 만큼 베테랑 노동자인 셈이다. 노동자에게 엄혹했던 80년대, 그의 일상도 녹록치 않았던 것 같다. 노동자 권익 향상을 위해 노조를 조직하려 했던 핵심 멤버 중 한 명(노조 조직국장)이었고 거제시장 선거에도 출마했던 변성준 전 삼성노동자협의회장과 함께 투옥되기도 했었다.

6.2 지방선거에서 진보신당 후보로 발탁된 것도 현실에 치열하게 부딪혀 온 그의 이력과 무관치 않아 보였다. 일터를 넘어 현실 정치에 뛰어든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민중당 당원으로도 활동했고, 이후 민주노동당에서 활동하다 진보신당이 갈라져 나온 후 신당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변성준 전 시장후보 캠프에서도 일하기도 했지만 저보다 나은 분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나서진 않았었죠. 당 차원에서 저를 후보로 낙점했고 열심히 뛰어보기로 했습니다. 유권자들도 변화를 원했던 것 같아요.”

스스로 나서진 않았지만 몸을 아끼지 않고 살아온 꾸준한 이력이 후보 발탁의 배경인 듯 했다. 대의원을 거쳐 삼성노동자협의회 사무국장을 지내기도 했고 부위원장을 맡기도 했었다. 그 당시 그를 비롯한 선배 노동자들의 고뇌와 치열한 몸짓이 있었기에 지금의 권익을 얻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현장에서 계속 보안경을 꼈던 탓에 움푹 패인 코 언저리와 그을린 얼굴은 여전히 그를 현장의 산 증인으로 느껴지게 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4,500여표를 훌쩍 넘기며 여유있게 당선됐다. 표심에 대한 그의 생각을 물었다.

시의원 본분에 맞는 의정활동 약속

“음.. 4년 전 선거에서 당선된 신현지역 시의원들에 대한 반감이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세 분 모두 이번 선거에 시장 후보로 나섰었죠.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들이 유권자들의 저변에 깔려 있던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무소속(옥영문) 후보를 포함한 저 유영수 등 신선한 후보들에게 표를 준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의 명찰엔 ‘선장 1부 선장 2과 직장 유영수’라고 표기돼 있었다. ‘직장’을 맡고 있지만 이제 시의원으로 일을 해야 하니 오늘부로 평사원으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했다.

현장 사원들을 위해 세심한 신경을 써야하는 ‘직장’직은 사원들을 위해서도 겸직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충실한 의정활동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어떤 일을 챙길 계획이냐는 물음에 “아직까진 이것 저것 공부중”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시정질의, 상임위 활동, 행정사무감사 등 거제시의회 활동상을 하나씩 되짚어가며 밑그림을 그려가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거제 현안에 대해 시급하고도 시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문제로 ‘교통문제’와 ‘교육문제’ 등을 꼽았다. 고현항 인공섬 개발 문제도 원칙과 상식으로 접근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거 운동 당시 지역 현안으로 내세웠던 ‘장평동 솔밭공원 청사이전’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장평동 주민센터 신축이 급하다 해도, 보다 신중히 접근했어야 한단 생각입니다. 대체공원 없이 소나무들을 옮기는 문제도 그렇거니와 그 위치는 교통사고가 가장 우려되는 지점이거든요. 게이트볼을 즐기던 어르신들은 어디로 가셔야 합니까.”

현장에서 노동자로, 노동운동가로 지내온 그의 소신이 시의회에서도 유연한 의정활동으로 이어지길 유권자들은 바라고 있을터다. 유 당선자는 시의회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안전모와 보안경을 쓰고 현장으로 돌아갔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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