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위원장 변광용)가 이른바 ‘권리당원’을 확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민주당 중앙당이 9월 말까지 입당하는 권리당원에 한해서 내년 6·13 지방선거에 출마할 자당 후보자 선출권(투표권)을 부여하기로 선을 그어서다.

이 때문에 민주당 공천을 노리는 전·현직 정치인을 비롯한 출마 예정자들이 당내 경선에서 자신을 지지해줄 권리당원을 더 많이 끌어모으려 애쓰는 분위기다. 더욱이 권민호 거제시장의 민주당 입당 이슈와도 맞물린 데다 마감을 앞두고 권 시장 지지자들이 대거 입당할 거란 관측이 적잖아 지역 당권(黨權)을 둘러싼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에 따르면 중앙당 최고위원회에서 이달 말까지 입당하는 권리당원에게만 내년 지방선거 후보자(광역·기초자치단체장, 도·시의원) 선출권을 부여하기로 의결했다. 자기 손으로 민주당 후보자를 뽑을 기회를 얻으려면 9월 말까지 입당해 권리당원 자격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민주당 당규에는 ‘권리행사 시행일로부터 6개월 이전까지 입당한 권리당원 중 권리행사 시행일 전 12개월 이내에 6회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당원에게 공직 및 당직 선거를 위한 선거인 자격 및 추천을 위한 권리를 부여한다’고 돼 있다.

여기서 말하는 권리행사 시행일은 ‘경선일’과 ‘선거일’이며 구체적인 권리행사 시행 시점은 최고위원회 또는 최고위원회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정한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이 권리행사 시행을 위한 구체적인 입당 시한을 ‘9월 말까지’로 못 박은 셈이다.
민주당 당원은 ▲지역당원(시·도당에 소속돼 활동하고, 해당 시·도당이 관리하는 당원)과 ▲정책당원(노동·온라인·직능·재외국민 등의 부문에 소속돼 활동하고, 중앙당이 관리하는 당원) ▲권리당원(당원 중 당규로 정한 당비를 납부한 당원) 등으로 나뉜다.

권리당원이 되려면 민주당 당비 규정에 따라 월납 기준 1000원 이상의 당비(일반당비)를 납부해야 한다. 또 6차례 이상 당비를 꾸준히 내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어질 당내 경선에서의 후보자 투표권이 주어진다. 결국, 자기를 찍어줄 권리당원을 많이 확보할수록 경선에서 유리해지는 구조다.

이런 까닭에 민주당 출마 예정자들은 경쟁하듯 저마다 수백 명씩 권리당원을 끌어모으는 상황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 관계자는 “8월 말 현재 거제 지역 권리당원은 1630명쯤인데, 계속 입당 중이라 정확한 수를 헤아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9월 말까지 입당할 인원을 고려하면 권리당원 규모가 3000명이 넘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당 경선에서 승리하려는 개개인 차원의 권리당원 확보와 함께 사실상 당 주도권 방어 목적의 권리당원 확보 움직임도 본격화한 모습이다. 권민호 시장의 민주당 입당이 더딘 가운데 그의 지지자들이 우선 대거 입당하려는 데 따른 견제 장치를 마련하려는 복안으로 읽힌다.

이와 관련해 최양희(민주당 비례대표) 거제시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기회주의자들이 그동안 자기들이 한 짓이 있는데 전혀 반성과 사과도 없이 우리 당 간판으로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다”며 “더 민주적인 거제를 위해 권리당원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최 의원 등 기존 민주당 세력의 이 같은 행보는 ‘자기방어’에 가깝다. 정당이 아닌 기업으로 바꿔보면 적대적인 기업 인수·합병(M&A)에 맞서 경영권 방어를 위해 ‘백기사’를 구하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그런 맥락에서 이들 시각에는 권 시장과 그의 지지 세력이 사실상 ‘기업(정당) 사냥꾼’으로 비치는지도 모른다.

그동안 지역 정가 안팎에선 권 시장의 민주당 입당 시기에 맞춰 그의 지지자 수천 명이 동반 입당할 거란 풍문이 기정사실처럼 나돌았었다. 권 시장 측 핵심 관계자로 꼽히는 한 인사는 “(권민호 시장 지지자 중) 일부는 이미 입당원서를 넣었고, 남은 사람들도 기한 안에 넣을 계획”이라며 “입당원서를 취합 중이라 정확한 입당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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