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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노동자도 블랙리스트 존재
강력한 처벌조항 법제화 해야
8일 공공청사서 '조선업종 비정규직 블랙리스트 실태 및 대안마련 토론회' 개최
9일 저녁 공공청사 회의실에서 열린 조선 비정규직 노동자 블랙리스트 실태 및 대처방안 토론회 토론자들.

조선업종 비정규직 블랙리스트 확인과 이에대한 대처방안을 찾기위해 마련된 ‘조선산업 하청노동자 블랙리스트 실태조사 결과 발표 및 대안마련 토론회’가 지난 8일 오후 7시 거제시공공청사 에서 열렸다.

거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거제·통영·고성 노동건강문화공간센터, 거제경실련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비정규직지원센터 노승복 센터장의 사회로 2시간 넘게 진지하게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의 패널로는 이은주 연구위원(전국금속노조 조선업업종 비정규직 블랙리스트 실태연구조사팀), 유태영 변호사(법무법인 희망), 김동성 지회장(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노재하 뉴스광장 편집국장(전 거제경실련 정책위원장)이 각각 나섰고, 조호현·송미량·최양희 시의원과 이길종 전 도의원 등 지역정치권 인사가 다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발제에 나선 이은주 연구위원은 토론회 거제·통영·창원 등 5개 지역 조선업종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를 근거로 “응답자(926명)의 44.41%(405명)가 블랙리스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블랙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노동자는 10.42%(95명)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블랙리스트를 사회적 현상이라고 생각하는 노동자가 238명(46.12%)으로 매우 높았고, 동료가 경험했다고 응답한 경우 146명(28.29%), 블랙리스트를 본적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 52명(10.08%), 본인이 경험한 적 있다는 응답도 48명(9.30%)으로 47.67%의 노동자가 직간접적으로 블랙리스트를 경험했다는 매우 심각한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 블랙리스트를 직접 경험했다고 답한 노동자(48명)들은 블랙리스트로 취업 불이익(19명), 임금·징계·해고(7명), 작업시간(잔업·특근) 불이익(6명), 감시 및 현장 통제(5명) 등의 불이익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이유로는 응답자 중 13명(32.5%)이 회사의 불합리에 항의해서라고 답했고, 노조 활동과 노동자의 권리를 주장해서(각 8명·20%), 평소 밉보여서(4명·10%) 등 블랙리스트 존재가 노동자들의 기우나 염려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작동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블랙리스트는 노동자들에게 부당함에 순응하게 하고, 고용·직업 선택의 제약을 주는 등 노동권과 인권을 침해한다”며 정부 또는 국회 차원의 진상 조사, 엄정한 처벌,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 강력한 처벌 조항 법제화, 일상적 감시기구 마련 등을 제안했다.

뒤이은 토론에서 유태영 변호사(법무법인 희망)는 노동자 블랙리스트의 불법성을 중점적으로 언급했다. 기업이 블랙리스트를 작성·공유하는 것 등은 근로기준법상 취업 방해 금지를 비롯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부당노동행위(노조원 취업 방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변호사는 블랙리스트 문제의 대안으로 △공권력의 실효성 있는 수사와 감독 △법정형(法定刑) 상향 등 처벌 강화 △원청업체의 부당노동행위를 금지하도록 법률에 명시할 것 등을 제안하면서 “조선업종 블랙리스트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이 마련되고, 노동자들이 적극적으로 권리를 찾아가면서 블랙리스트 필요성 자체가 사라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성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장은 조선소의 고용 구조와 저임금이 블랙리스트를 배양시킨다는 점은 우선 지목했다. 그는 “생계를 유지하는 데에도 빠듯한 저임금, 부당한 대접을 감당해야 하는 현실은 하청노동자의 권리의식이 자라날 여지를 남겨두지 않는다”며 “고착화된 다단계 구조와 노동자 통제는 결국 야만적인 블랙리스트를 배태시키는 토양 역할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지회장은 “블랙리스트를 근절시키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 해도, 한 두 단체의 힘이나 피해 당사자, 소수 활동가의 노력만으로는 결코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법과 제도 정비와 함께 국가적 차원의 근절 방안 마련, 지역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 대응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노재하 전 거제경실련 정책위원장은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현장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치부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블랙리스트는 다른 말로 하면 사회적 배제, 반인간적 행위나 마찬가지로 노동자의 기본 권리인 노조 활동을 근본적으로 막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른 대안으로는 우선 고용노동부의 특별 근로감독과 국회의 진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지역 사회 차원의 상시적 감시기구 구성, ‘거제노사민정위원회’의 적극적인 참여, 조선하청지회에 대한 단체 교섭권 보장, 시민사회·노동계·시의회·정치권이 참여하는 대책위 구성을 제안했다.

 

신기방 기자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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