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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산지경사도 조례 개정안 발의’를 보고[기고] 김영식 / 부동산학 박사

경남 거제시 의회가 산지 경사도 허가기준을 강화하는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 거제시 산지 경사도의 개발행위 허가기준은 평균 20도 이하이다. 이번 개정안은 '평균 경사도가 20도 이하이고 동시에 20도 이상인 토지가 전체 면적의 40%이하인 토지'로 2007년 제정 조례보다 더 강화하는 시 도시계획 조례 일부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거제시 산지 경사도는 외지인이 거제에 놀러왔을 때 마치 강원도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정도로 원래 산이 많고 가파르다. 다른 지역보다 산지경사도가 전체적으로 높고 산도 많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다른 지역과 단순히 개발행위허가가 가능한 기준수치로만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거제시는 얼핏 보기엔 개발이 가능한 평지가 많아 보이기도 하지만 도시화가 많이 진행된 곳도 개발이 불가한 농업진흥구역인 들판을 제외하면 평지가 그렇게 많지 않다.

이번 개정안 발의내용은 전부터 난개발과 재해위험 논란이 있어왔던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공감 가는 면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러나 지금 현재 거제시는 조선 산업의 경기침체 여파로 지역경기 사정이 매우 나쁘다. 부동산 가격도 20% 이상 하락했다. 그런 이유로 시민들의 삶은 과거 IMF 위기 때 힘들었던 지역들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도 한다. 그러므로 지금은 있는 규제도 풀어 시민들의 삶에 의욕을 불어넣어도 모자랄 판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규제를 더 강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하는 것은 넘어진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주지는 못할망정 아예 일어나지 못하도록 밟아주겠다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은 비록 필자만의 기분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 거제시의 먹거리는 관광밖에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지역 기반산업인 조선이 침체를 겪고 있어서가 아니라 거제시의 미래 산업 동력은 관광이라는 말에 필자도 역시 동의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거제시는 거제시 구석구석을 다시 오고 싶은 아름다운 도시로 가꾸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시계획도 지금까지의 경직된 획일적인 구획에서 벗어나 예술가의 마인드로 화가의 섬세함으로 도시를 한 폭의 그림을 그리듯 만들어야 한다.

이탈리아의 유명한 관광지 포지타노, 친퀘테레는 마을 산 전체가 파스텔 톤 색깔로 입혀진 건물들을 성냥갑처럼 차곡차곡 쌓아놓은 듯 하여 주변 바다경관과 어우러져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아름답다. 이런 아름다운 관광지도 만약 산지경사도 20% 이상 무조건 개발행위금지라는 일률적인 규제를 했다면 이런 마을들이 생길 수 있었겠는가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산지경사도 규정을 지금과 같이 두고도 허가과정에서 그 내용에 따라 조금 더 디테일하게 섬세하게 도시를 만들어나가는 발상의 전환이 아쉽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지니고 있는 거제도가 제주도 이상으로 아름다운 관광 거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일률적 규제보다는 지역 곳곳의 개별 특수성을 살리는 쪽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필자가 주목하는 아주 중요한 사실은 시민들을 위해 규제를 강화하는 것도 좋지만 이것은 우리 시민 누군가에게는 또 매우 영향이 큰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사실이다. 국가나 지방도시의 규정이 개인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면 해당 시민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플랜을 제시해야 한다.

필자는 2009년에도 '일방통행도로와 부동산의 가치'라는 글을 지역 언론에 기고한 적이 있다. 거제시에서 2009년 일방적으로 지정한 일방통행도로는 전부 양방향 통행이 가능하고 또 애초에 양방향 통행으로 계획된 8-10m 도시계획도로다. 그 도로에 면한 토지와 건물 소유자들은 앞으로도 당연히 양방향 통행일 것으로 생각하고 분명 사고팔았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예고도 없이 내 집 앞, 내 상가 앞 도로를 일방통행도로로 지정한 것이다. 이것은 그야말로 극심한 사유재산권의 침해다. 일방통행도로는 해당 부동산의 상권, 입지, 동선에 지대한 악영향을 끼치므로 부동산의 가치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일방통행도로 지정 사유도 단지 주차장 확보 때문이라는 사실은 참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놀라운 일이다. 도로에 주차하지 못하도록 규제를 해야 할 지자체에서 오히려 개인의 막대한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면서까지 주차를 할 수 있도록 일방통행까지 지정해주다니 필자는 지금도 그게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의아해진다.

이번 산지경사도 개정안 발의 이유는 난개발 방지와 재해위험을 없앤다는 취지이므로 일방통행도로 지정 때보다 훨씬 좋은 취지라고 생각할 수는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졌다하더라도 그 결정 때문에 시민의 사유재산이 수백억 수천억 피해가 가는 것이라면 조금 더 세심한 규제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사유재산권과 관련된 규제를 하려면 어느 날 갑자기가 아니라 5년, 10년 전부터 미리 입법예고를 하여 시민들이 충분히 알고 수용하고 대비를 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플랜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아무리 시민들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도로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정치나 행정의 결정에 개발행위제한지역으로 묶이고 결정되고 수용되고 보상이 되기까지 걸리는 오랜 시간에 얼마나 많은 개인의 재산피해와 정신적 피해와 말 못할 고통이 생기는지 제발 좀 알았으면 좋겠다.

이번 개정안을 발의한 해당 시의회도 조금 더 좋은 거제시를 만들기 위한 발의임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한번쯤은 피해를 받는 시민의 입장으로 돌아가 진정성 있게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보고 규제를 하더라도 조금 더 섬세하고 따뜻한 규제를 해주시기를 바란다.

산지경사도 문제로 논란을 빚었던 삼성협력업체 기숙사 공사현장.

뉴스앤거제  n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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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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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 2017-12-15 21:16:54

    미래의 거제시 발전에 무엇이 득일지 알고 하는 말인지 이해가 안되네요. 거제는 바다와 육지가 멋지게 어우러진 보물입니다. 왜 산지를 개발해야 하는지요. 거제의 미래는 확대되지 않고 바다와 육지가 아름다운 관광지로 개발되어야지..산까지 갈아엎어서 무얼 하자는지...거제가 고향이라면 이런말들 못합니다.   삭제

    • 미래로 2017-12-13 10:26:53

      거제지역 토지 특성으로 볼때 경사도를 완화해야 합니다
      .작가의 마인드를 무식한 의원 나리들께 주입되었으면 좋겟다.   삭제

      • 아끼자 2017-12-11 22:19:14

        좋은글 감사합니다~
        지역곳곳의 개별특수성을 살려보자는 작가의 말씀 지역발전에 꼭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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