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가 도심 순환버스 운영과 버스정보시스템(BIS) 도입 등 선진형 대중교통체계를 도모하면서도, 정작 외곽지역은 세 시간에 겨우 한 번 꼴로 버스를 탈 수 밖에 없는 마을들이 존재해 해당 주민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거제면 소량, 고당, 법동, 아지랑이 마을 등 4개 마을 주민에 따르면 거제면주민센터 소재지에서 6km 이내인 이들 4개 마을은 주민센터까지 10분 이내, 시청 소재지인 고현동까지 30분 이내면 통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스를 3시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것.

버스노선도 동부면을 거쳐 고현으로 가는 한 개 노선만 편성돼 있어 자가용 차량이 없는 주민들에게 절실한 대중교통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사등면 대교마을에서 출발한 버스의 경우 아지랑이 마을에서 6차례 운행되고, 고현에서 이 마을들로 들어가는 버스는 5차례 운행되고 있다.

문제는 이 노선도 가장 주요노선이라 할 수 있는 거제-사곡-고현 노선에서는 제외돼 있어 마을 주민들은 고현 방면으로 나가고 싶어도 배 이상의 시간을 소모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는 것이다. 거제시는 오지 노선을 보완하기 위해 거제면에 ‘마을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나 이들 4개 마을은 마을버스 노선에서 빠져 있어 주민들의 한숨은 더 크다.

특히 전형적인 농어촌 마을인 이들 마을의 연령대가 노령인구가 많은 탓에 병원을 자주 다녀야 하는데다 생필품을 사거나 농수산물을 시장에 내다팔기 위해선 대중교통만이 주민들의 유일한 ‘발’ 구실을 한다는 점에서 고충은 더 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법동마을 곽종대 이장은 “수차례 거제시에 건의했지만 변함이 없다”며 “바로 앞 동네인 송곡마을까지 마을버스를 운행하면서 이마저도 우리 4개 마을은 혜택을 받지 못해 답답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곽 이장은 “주민들이 힘이 없고 순수한 사람들만 모여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산다”고 체념조로 탄식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거제지역 시내버스노선은 모두 84대가 운용되고 있고 운행노선은 이용횟수를 중심으로 운용되는 구조”라며 “이들 4개 마을의 경우 이용자가 비교적 적기 때문에 노선 증설이 어려운 현실적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거제시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버스정보화사업이나 도심순환버스 무료환승제 추진 등 다양한 대중교통 정책을 내놓고 있어 이들 외곽지역에 대한 노선 증설 등도 형평에 맞게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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