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임대아파트’ 형태로 상동동 용산마을 일원에 건립을 추진중인 ‘스카이빌 아파트’ 사업이 갈짓자 행보를 보이고 있어 내집 마련을 꿈꾸는 시민들의 불신이 커져가는 분위기다. 일부 부지는 현재 경매에 부쳐져 유찰이 계속되고 있고 아파트 명칭도 갑자기 바뀌는 등 추진 과정이 명료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인근 주민들의 민원도 감지되고 있어 거제시의 적극적인 관리 감독이 요구되고 있다.

▲ 26일 오픈한 스카이빌 주택전시관. 시민들의 관심이 높았다

시행사, 자금난 압박 받나

지난해 6월 ‘임대아파트’로 사업계획이 승인된 이른바 ‘스카이콥 아파트’는 상동동 용산마을 앞쪽 산비탈에 1,737세대를 짓는다는 계획이었다. 시행사 측은 부지를 4공구로 나눠 1공구 3만139㎡에 18~20층아파트 7개동 622세대, 2공구 2만6,243㎡ 17~20층아파트 6개동 495세대, 3~4공구 3만3,695㎡ 17~20층아파트 7개동 620세대 등 총 20개동에 이르는 아파트 건립을 추진해왔다.

추진 과정에서 우려도 속속 제기됐다.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임대아파트 조성을 내걸었으나 진입도로 기부채납 및 학교부지 제공이 승인 조건으로 부여되면서 건설원가 상승에 따른 분양원가도 높아질 것으로 우려됐고, 일부 부지는 경매에 부쳐져 사업 무산 전망이 나돌기도 했다. 3공구로 분류된 상동동 산80-2번지 임야 5만1587㎡는 경매 물건에 등록돼 현재 유찰이 계속되고 있다.

국유지 매입에 따른 ‘대토(代土)’ 매입을 둔덕면 일원에서 추진하다 잡음이 유발됐고 임대아파트 건립의 필수요건인 ‘국민임대주택기금’도 조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행사가 자금난에 시달려온 것으로 보인다. 국민임대주택기금 조달과 관련해 거제시 관계자도 “주택기금을 지원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자금난에 시달린 시행사가 26일 주택전시관을 오픈하자 관심을 가졌던 시민들 사이에선 우려 섞인 반응들이 팽배하다. 윤모(42)씨는 “서민들의 계약금을 모아 사업을 추진하다 부도가 나버릴 우려도 있지 않느냐. 그런 사례가 많았다. 임대만을 원하던 입주민의 경우 어쩔 수 없이 분양을 받는 사례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본다. 거제시가 꼼꼼하게 챙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경매가 진행중인 일부 부지 내역. 지난 19일도 유찰됐다. 지상권, 근저당권, 가압류권 등 채권관계도 복잡해 보인다.

‘입주자 모집승인’ 여부가 관건

26일 오픈한 주택전시관엔 인파가 몰렸으나 임대보증금 등 주요 내용들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시관을 찾았다는 김모(38)씨는 “계약금이 2,000만원대를 넘는다는 소문도 있었고 전화를 해서 물어도 전시관 오픈 날짜에 나오라고만 하더라”면서 “실제 오늘 확인해보니 구체적 금액 등은 정해진 게 없고 전시관만 구경한 셈이라서 썩 탐탁하지가 않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업계획승인을 거쳐 건축허가도 얻었지만 관건은 ‘입주자 모집승인’이다. 시행사 측도 이날 전시관 오픈시 ‘오늘은 계약 및 청약 접수를 받지 않는다’고 알렸다. 입주자 모집승인 여부는 거제시가 결정할 사안이다. 거제시 건축과 관계자는 “스카이빌 건립 추진 과정에서 홍보에도 문제가 있어 관계자를 불러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입주자 모집승인은 결정하지 않았다. 승인 후 계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임대로 하든 분양 형태로 가든, 입주자모집 승인 여부가 관건”이라면서 “승인 이전엔 가계약 조차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부분을 입주희망자들이 정확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 주택전시관으로 향하는 차량들이 줄을 이었다

▲ 26일 문을 연 주택전시관은 세원종건이 시행과 시공을 맡은 2공구 사업이며 대경종건이 시행하는 1공구와는 다르다는 내용을 적시한 알림문

▲ 당초 8월 초순 신문 삽지 형태로 뿌려진 전단지에는 '대경 스카이빌'로 홍보됐으나 26일 오픈한 전시관에선 '세원 스카이빌'로 바뀌어 있다. 시민들이 미덥지 않아하는 부분 중 하나다.

▲ 인근 주민들의 항의 플래카드. 26일 오전엔 사라졌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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