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문화예술회관장 ‘내정자’로 알려졌던 김호일(54)씨가 6일 문화예술재단 이사회에서 임용예정자로 선정됐다. 남은 절차는 거제시의회 의견 청취뿐이어서 사실상 임용이 확정적이다. 무려 17명이 공모에 응했던 거제문예회관장 자리는 권민호 시장의 ‘논공행상’이 되버린 셈이다. 김씨를 제외한 16명은 ‘들러리’가 됐고 ‘공개모집’ 취지도 무색하게 인선 과정이 철저히 ‘비공개’에 붙여져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거제시 등에 따르면 6일 오후 4시부터 진행된 거제시문화예술재단이사회(이사장 권민호 시장)에서 김호일씨와 홍모씨 등 2명에 대한 인선 심의 끝에 김씨가 선정됐다. 거제시의회 의견 청취를 거친 뒤 10일쯤 임용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새 문예회관장은 이번 달 21일부터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거제시의회의 부정적인 견해가 나올 가능성도 있으나 전례에 비춰볼 때 김씨의 임용은 확정적일 개연성이 높다.

알려진 김씨의 이력은 중앙대 예대 건축미술학과 졸업 이후 호텔신라 홍보기획 대리, 랜드마크엔터테인먼트그룹 아시아 부회장 역임 등이다. 이번 인선 과정에서 거제시는 김씨의 이력을 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김씨는 권 시장이 이번 지방선거에 뛰어들던 시점부터 밀접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진 인사다. 권 시장의 선거기구 성격이었던 연구소 세미나에 참여했고 지난해는 문예회관에서 건축 전시회도 열었다.

권 시장 당선 이후에는 시장직인수자문위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고 문예회관장 공모 시기부터 유력한 ‘내정자’로 꼽히며 잡음을 유발했다. 공모 신청자를 심사하는 심사위에도 시장직인수자문위에 참여한 인사가 포함돼 의혹을 키웠다. 거제시의회에서 제동을 걸만한 의원도 시장과 당적이 다른 비한나라당 및 무소속 의원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한나라당 다수인 시의회가 합치된 비판 의견을 내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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