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사내 도창업체에서 그라인더 작업을 하는 하청노동자(파워공)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퇴직적치금·단기계약 폐지…명절 휴가비 신설도

대우조선해양 사내 협력업체 파워공(그라인더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투쟁이 노사합의로 마무리되면서 26일부터 정상작업에 복귀한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22일 밤늦게 노사합의를 이뤘다. 이로써 지난달 31일 6개 항목 수용을 요구하며 시작했던 작업거부 투쟁과 노숙농성을 끝냈다"고 23일 밝혔다.

최대 쟁점이었던 임금 인상을 두고 노사는 '임금(일급 기준) 17만 원, 잔업수당은 2만 원'으로 합의했다.

애초 파워공들은 일당 2만 원 인상을 제시했다. 협의가 지지부진하자, 1만 원 인상으로 수정 제시했지만 사측은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파워공들은 20년 넘게 임금(일당)이 제자리여서, 생계유지를 위해 인상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었다. 반면 사측은 퇴직적치금 폐지로 사실상 일당 1만 5000원이 인상된 것이라 맞섰다.

합의는 결국 사측 입장을 수용하는 방향에서 이뤄졌다. 지금껏 대우조선 파워공 일당은 17만 원이었는데, 이 중 실수령액은 15만 5000원(퇴직적치금 1만 5000원 제외)이었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 따라 일당 17만 원은 온전히 보장받고 퇴직금은 적치금 없이 별도로 지급받게 됐다. 시간당 1만 8000원이었던 잔업수당은 2만 원으로 올랐다.

임금 인상 외 △퇴직적치금 폐지 △단기계약 폐지(최소 1년 단위 계약) △법정 연차휴가 보장 △법정 공휴일 유급휴일 적용 △블랙리스트 철폐 등의 요구는 지난 20~21일 진행한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았다.

퇴직적치금·단기계약은 폐지됐고,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작성하지 않음을 확약했다. 연차휴가 보장과 법정 공휴일 유급 적용은 명절(각 15만 원)·하계(10만 원) 휴가비 지급으로 돌려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내달 1일부터 1년간 적용한다.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파워공들의 핵심 요구인 일당 2만 원을 쟁취하지 못한 점은 가장 큰 한계"라며 "노동조합이 교섭과 합의 주체가 되지 못한 점도 미흡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지회는 또 "조선소 하청노동자 250여 명이 최초로 금속노조에 집단 가입하고, 노동자 대표가 하청업체 대표와 집단 교섭을 통해 최초로 합의서를 작성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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