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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몰락의 진실과 향후 파장김범용 / 자유기고가

   
▲ 김범용 / 자유기고가
2010 미국 중간선거 관전기

지난 미국 대선에서 ‘변화(Change)'란 짧은 슬로건으로 공화당 멕케인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된 최초의 흑인 미국대통령 탄생은 동서의 벽을 허문 베를린장벽의 붕괴만큼 인류사에 인종차별의 마지막 벽이 무너졌다는 감격을 주는 사건이었다.

때 마침 미국에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라서, 오바마는 누가 보더라도 미국사회의 개혁과 세계경제의 구원이라는 전 세계적 과제를 책임진 기대주였으며, 진보적인 정치인이었다. 취임 초 월가의 비도덕성을 질타하던 그의 태도나 발언은 분명 그렇게 보였다.

그런데 불과 2년 후, 무엇이 오바마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고, 상원의원, 하원의원, 주지사의 절반을 선출하는 이번 미국 중간선거에서 오바마의 민주당에게 2차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선거참패를 만들게 한 것일까? 백인과 보수주의자들은 이번 선거에 티파티란 것을 만들만큼 열성적이었든 반면에 왜 오바마의 지지가 여전히 조금은 높은 젊은 층과 흑인들, 유색인종의 투표율이 지난 대선에 비해 급격하게 낮아졌을까?

우리나라 언론 보도는 간단하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린 미국의 경제문제라고 한다.

물론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정말 그렇게 간단하게 경제문제에 대한 불만으로만 주로 흑인, 유색인종과 중, 하류층인 오바마의 열성지지층까지 등을 돌렸을까? 아니다. 오바마가 미국 민중들의 신망을 잃은 이유는 그간의 미국의 사정을 알면 상당 부분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바마는 역대 미국 대통령 후보 중 가장 많은 정치후원금을 대기업들로부터 받았다고 한다. 오바마에 후원한 업체는 세계1위의 제약업체인 ‘화이자’사, 포브스지의 세계500대기업순위에서 1위에 등극한 석유업체 ‘엑손 모빌’, 엑손모빌과 함께 세계 기업순위 1,2위를 다투는 ‘GE’ 그리고 금융위기 이후 모건스탠리와 함께 세계 금융계의 양대 산맥을 이루게 된 ‘골드만삭스’등이다. 이들 대기업들은 역대 어떤 미국대선에서 보다 오바마에게 많이 후원했다. 공화당 후보인 메케인이 받은 후원금은 오바마에 비하면 상대가 되지도 않았다.

오바마의 비극은 이미 이때 잉태되어 있었다. 오바마도 대부분 대기업들이 주축이 되는 정치후원회(Political Action Committee : PAC)의 정치후원금(PAC Money)이 지배하는 미국 군-산-학 복합체 엘리트 정치의 틀을 벗어날 순 없었다. 그렇게 막대한 정치자금을 받았으면, 그 돈 값을 해야 한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미국 속담처럼 공짜 정치자금은 없는 법이다.

그 결과 오바마의 진보적인 공약들은 이들 후원기업의 입맛에 맞게끔 변형되어 갔다. 그 비밀을 폭로한 책이 티모시 카니가 쓴 ‘오마마노믹스’란 책이고, 오바마의 교묘한 말잔치와 현실의 차이를 적나라하게 폭로한 이 책은 출간 즉시 미 공화당원의 필독서가 되었다. 그리고 금융위기라는 비상상황하에서 미국 대통령인 오바마에게 주어진 막대한 권한은 오히려 오바마행정부가 극소수의 초국적기업들을 초법적으로 지원하는 데 사용되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들이 기후변화법안(Waxman-Markey Climate Change Bill)에서 제시하는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에서의 “CAP-AND-TRADE” 방식이다. 이 법안은 아무리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최소 510억 달러의 돈을 GE, 엑손 그리고 쉐브론같은 회사에게 그냥 주는 것을 내용으로 담고 있다. 웃기는 법안이다. 이들 대기업은 배출하는 것 보다 훨씬 많은 총량 탄소배출권을 가지고, 남는 배출권한을 그 총량을 초과해서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들에게 파는 것이다. 당연히 특혜시비가 일어났다.

오바마의 진보적 정책인 의료보험 개혁도 마찬가지이다. 짧게 말해서 파이자사는 오바마가 내놓은 의보개혁 4대 원칙에서 제약업체에 불리한 2가지는 빼고 나머지 2가지로만 법률안을 만들게 했다. 친서민 공약이 친대기업 법안으로 둔갑한 것이다. 그리고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월스트리트 금융 개혁도 이번 결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골드만삭스에게는 아주 유리하게 돌아갔다. 금융개혁안은 골드만삭스에게 역사상 최고의 전성시대를 구가하게 해 주었다.

오바마도 받은 것이 있기에 ‘전직 국회의원, 전직 의원 보좌관, 그리고 전직 행정관료’들로 이뤄진 이들 로비스트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혹자는 미국은 더 이상 국가가 아니라 이익단체들에 고용된 ‘로비스트들의 위원회’라고 말한다. 이들 대부분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1) 로비집단(대기업)과 2) 행정부, 3) 의회 간은 서로간의 인적교류를 통해 그들만의 이익을 위한 ‘철의 삼각구조(Iron-Triangle)’가 사실상 미국을 지배한다고 말한다.

오바마는 미국의 ‘변화(Change)'를 말했지만, 실상 오바마는 이러한 미국 정치의 틀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했다. 미국 젊은이들에게 오바마는 무늬만 진보인 위선자로 비쳐진 것이고, 백인과 보수주의자들에게는 그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무능한 인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미국의 민초들은 절망한 것이고, 이번 중간선거는 그에 따른 심판인 것이다.

이번 중간선거는, 세계 정치와 경제문제에 관해 가장 중요한 결정들을 내려야하는 미국대통령을 레임덕에 빠지게 만들었다. 세계적인 경제현안의 수습과 기후변화협상 등, 인류의 미래가 걸린 엄청난 현안들이 산재해 있는 가운데 미국 하원이 여소야대가 되어버렸다. 그 결과 미국 집권당인 민주당은 단독으로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다. 오바마가 추진하든 여러 가지 정책들도 제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시가 급한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또 하나 추가된 것이다. G20등 진실의 순간을 향한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째 일은 잘 안 풀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애초에 세계경제 회복을 위해 미국이 가진 기적적인 방편들은 존재하지도 않았다. G20에 너무 기대들은 하지마시라.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니까.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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