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 준공에 맞춰 임시개통이 추진되고 있는 국도14호선대체우회도로 2공구와 3공구 구간 중 2공구(상동-아주 4.92km) 설계가 되레 인근 지역의 심각한 교통체증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가 뒤늦게 나오고 있다. 임시개통이 코 앞인 상황에다 설계변경도 사실상 힘든 실정이어서 교통량을 분산시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상문동 주민자치위 등 주민들에 따르면 신우 및 덕산3차 등 아파트단지가 밀집해 있는 이 지역 앞으로 우회도로가 가로지르는 가운데 지방도(1018호선)를 박스형 교량이 교차하는 형태의 설계가 교통 흐름의 숨통을 틔우기는 커녕, 이 지역 체증을 심화시킬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상문동을 관통하는 지방도는 몇 년 새 아파트 단지가 속속 건립되면서 교통량도 ‘최다(하루 3만2000대)’인 것으로 조사돼 우려를 더하고 있다.

주민들이 ‘교통지옥’을 우려하는 요인은 우회도로로 진출입하는 ‘경사로(Ramp)’와 ‘신호체계’. 현재 이 구간 설계는 아주-상동 방향 진입로, 상동-아주 진입로, 상동-장평, 장평-상동 등 우회도로 진출입 경사로가 각각 4개로 돼 있다. 각각의 경사로가 더해지면서 신호대도 추가돼 우회도로 아래 지방도는 체증이 가중되는 구조로 돼버린다는 것. 신호체계와 관련, 금성주유소~상문동주민센터까지 신호대 5개가 현재 설치돼 있다.

우회도로 구간의 신호대는 3개가 추가되고, 아파트단지 앞 지방도 연결도로와 수양동 진입도로 등에도 신호대 설치가 불가피해 교통 흐름이 정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회도로 구간 앞뒤로 약 150m에서 신호를 무려 9번 이상을 받게 돼 정체는 불 보듯 하다는 것이다. 교통연구원 측도 이 구간의 심각성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경사로 형태가 아닌 ‘입체교차로(InterChange)’로 설계됐어야 했다는 것.

▲ 우회도로 2공구 상동구간 포장계획도

거제시는 거가대교 준공에 따른 유입 교통량 분산을 위해 우회도로 2, 3공구의 조기개통을 추진해 왔지만 정작 이런 실태는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등 교통 당국도 7년 전부터 ‘국책사업’으로 시행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인근 아파트단지 건립 등 인구 증가를 감안한 설계변경을 ‘나 몰라라’ 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됐다. 문제는 사실상 설계변경이 불가능한 시점에서 어떻게 대안을 마련하느냐다.

주민들은 4000세대에 육박하는 아파트단지의 출퇴근 러시아워를 크게 걱정하고 있다. 이 지역은 5년 전에도 아파트 건립에 따른 지방도 확포장이 지지부진해 상당한 체증을 유발했고 우회도로로 인해 다시 그 이상의 처지에 놓일 위기다. 대안으로는 덕산3차 등 아파트단지 인근 용산마을 방향으로 이 지역만의 ‘우회도로’가 만들어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도우회도로로 인한 체증 완화를 위해서도 시급한 대책으로 꼽힌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안의 시초라 할만한 ‘고현초교~대동다숲아파트’ 사이의 도시계획도로(폭 15m, 길이 500m)는 수십억 원으로 잠정 추산되는 편입 부지 보상 문제 탓에 예산 확보도 되지 않는 등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에 따라 권민호 시장을 직접 만나 실태를 알리고 대책 마련을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 한편, 우회도로 개통과 관련해 1공구(아주-일운)를 뺀 나머지 구간은 거가대교 준공과 함께 임시개통될 예정이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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