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가대교 개통이 내날 9일로 다가옴에 따라 그동안 수십년간 거제에서 부산까지 시민들의 발이 되어 주었던 여객선 운항이 중단된다. 이에 여객선 종사자들의 집단 해고통보로 생계가 막막해 거가대교 개통이후 첫 피해자가 될 전망이다.

거제-부산, 거제-진해 사이 바닷길을 운항하고 있는 여객선사들은 연안여객선의 항로가 폐쇄됨에 따라 여객선사 종사자들에게 오는 12월 15일까지 근무할 것을 통보했다. 16일자로 사실상 해고통보를 받은 여객선 종사자는 80여명이며 서경해운과 풍양카페리 등에 근무하는 직원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객선사들은 거제-부산간 연결도로가 개통하면 여객선 손님이 최대 8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 수익성이 거의 없어 사실상 폐쇄가 불가피하다는 게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이다.

시민 이모씨(35·장승포동)은 “거가대교 개통이 되고 나면 여객선 승객수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긴 하지만 항로 자체가 폐쇄된다니 무척 아쉽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 박모씨(41·능포동)은 “거가대교의 개통은 부산에서 거제로 자주 나들이하는 사람에겐 반가운 소식이겠지만 그래도 틈틈이 이용했던 뱃길이 사라진다니 한편으로는 섭섭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편 거제-부산간 항로는 한국전쟁이 마무리된 직후인 1953년 1개 여객선사가 운항을 시작해 지금까지 무려 57년간 거제~부산 뱃길을 오갔다. 현재 남아 있는 선사 중 가장 오래된 서경해운은 1959년부터 부산과 거제를 오가는 배를 띄우기 시작했다.

섬과 육지를 이어주던 바닷길. 거제 바다에 배가 없었더라면 그 많고 많은 거제도 이야기는 애시당초 생겨나지도 않았을지도 모른다. 배가 있어 거제의 오늘이 윤택할 수 있었고 배가 있어 추억이 생겨났고 낭만이 가득했다. 12월 15일 운항을 끝으로 거제-부산 뱃길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 항구의 선창가에 걸린 여객선 종사원의 생존권 보장 요구를 담은 펼침막

▲ 옥포항 여객선 터미널 안

▲ 장목 간곡~진해 안골을 오가는 여객선 풍양카페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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