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청정지역이던 경남이 뚫리면서 거제시 축산농가에도 구제역 비상이 걸렸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23일 김해시 주촌면 심모 씨 농가의 돼지의 정밀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내렸다고 24일 밝혔다. 검역원 측은 신고 당시 이 농가가 사육하는 1000마리의 돼지 가운데 57마리가 유두와 발굽 사이 등에 수포가 생기고 제대로 서지 못했으며 새끼 돼지 39마리는 집단폐사했다고 설명했다.

경남도는 검역원 측의 구제역 '양성' 판정 직후 발생 농가 주변 반경 500ｍ 내에 있는 10농가 돼지 1만4,000마리의 살처분에 들어갔다. 반경 3㎞ 이내를 위험지역으로 정해 가축의 이동과 반입을 금지했다. 경남도는 구제역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이날 17만 마리분의 백신을 추가로 공급받아 김해지역 돼지들에 접종한 데 이어 이달 말까지 100여만 마리에 대해 백신접종을 하기로 했다.

경남도는 반경 3~10㎞ 경계지역에 있는 도축장 2곳에 대해선 잠정 폐쇄하기로 했다. 경남은 물론 부산과 울산지역에서 유일하게 공판장 기능을 하는 이들 도축장은 소독 강화를 통해 이틀 후 방역관의 판단에 의해 영업을 재개하도록 한다는 방침이어서 설을 앞두고 고기 수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경남지역 첫 구제역 발생이후 거제시의 구제역 방역에도 비상 사태를 맞았다. 현재 거제에는 소 4,080마리, 돼지 2,953마리, 염소 1,286마리, 사슴 352마리가 사육되고 있는데, 이 중 소는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백신접종을 완료한 상태지만, 돼지 등은 백신이 없어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백신을 접종한 소들은 이달말을 넘겨야 항체가 생길 것으로 예상돼 이번주말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항체가 생기기 전 구제역에 감염될 경우, 영세농가가 대부분이 거제지역 축산농은 사실상 완전 붕괴에 이를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 거제지역 구제역 방역은 거가대교 요금소 및 거제대교 입구 통영 용남면에서 차량방역을 실시하고 있으며, 축산농가는 거제시와 거제축협이 방역구역을 분담해 매일마다 농가주변에 소독약을 살포하고 있다. 농가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철처히 차단한 채, 농가주들이 자체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농가마다 방역 고삐를 죄고 있지만, 돼지 농가에 대한 백신 공급계획이 아예 없어, 저마다 살얼음을 걷는 심정으로 안절부절 하는 분위기다.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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