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9대 회장 취임…협회발전 최선 다짐
25년여 지도자 생활, ‘교육철학’도 남달라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무도로는 단연 ‘태권도’가 꼽힌다. 세계적으로도 공인된 스포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반면, 저변 확대는 더뎌지는 모양새다. ‘검정띠’를 얻기 위해 안달했던 아이들은 이제 학원을 전전하거나 PC방으로 스며든다. 도복을 한껏 여며입고 품새를 익히는 우리 아이들의, 어설프지만 자못 늠름한 모습이 점차 줄어든다는 것이다. 거제시 태권도협회 신임 회장에 12일 취임하는 정종수(48·소나무향기 태권도) 관장은 그래서 ‘도장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협회 발전의 관건은 거제지역 개별 도장들의 활성화에 있다고 강조한다. 아이들의 품새를 다듬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정 관장을 도장에서 만났다.

▲ 거제시태권도협회 정종수 신임 회장

“아무래도 그렇습니다. 태권도 환경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죠. 입시경쟁에 내몰리는 아이들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잖습니까. 아주 어린 아이 시절부터 오로지 1등을 위해 경쟁에 내몰리는 것이죠.”

훤칠한 키와 탄탄한 체격, 신임 정 회장은 외모부터 ‘강인한 무도인’ 그 자체로 보였다. 도복을 입은지 25년여. 태권도협회의 발전을 위해선 무엇보다 개별 도장의 화합과 동참, 무도(武道)와 인성교육의 접목을 통한 도장들의 활성화가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정 회장은 대한태권도협회 도장분과 부위원장을 겸하고 있고 대한태권도협회 지도자 심화교육 강사로도 활동중이다. 그런 만큼 도장 활성화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을 작정이란다. 태권도 환경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발전 가능성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태권도는 타 무도와 차별화되는 높은 수준의 교육을 아이들에게 베풀 수 있다 봅니다. 태권도를 우리 아이들의 교육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아이들에게 균형 잡힌 심신을 갖추게 할 수 있죠.”

거제지역 태권도장은 50여개에 달한다. 대다수가 거제시태권도협회에 가입돼 있다. 관장들은 아이들의 조화로운 성장을 위해, 태권도를 교육적 관점에서 가능성을 어떻게 극대화시킬지에 대해 토론에 토론을 거듭하고 있다는 게 정 회장의 설명. 세미나도 갖는 등 관장들의 밤샘 토론도 잦다고 했다. 태권도는 체력증진과 기량향상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성취감과 도전정신, 인내심 등 긍정적인 인성을 기르는데도 더할 나위 없는 무도라고 강조한다. ‘정신의 건강’을 정 회장은 특히 강조하고 있다. 무도 본연의 기량 향상도 물론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거제지역에서 태권도를 수련하는 학생들과 성인들의 수준은 상당한 기량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량이 아주 출중한 엘리트 선수는 적지만 말이죠. 올해 도민체전에서도 좋은 기량을 펼치리라 봅니다.”

어느 운동이나 그렇듯, 학생 시절부터 한 운동을 시작하면 상급학교와의 연계가 쉽지 않은 게 거제지역 현실이다. 태권도도 마찬가지다. 거제지역 각급 학교 중 태권도부가 있는 학교는 옥포 국산초교가 유일하다. 이런 탓에 운동을 이어가기가 힘들고 운동을 계속 한다 해도 다른 도시 학교로 가게 돼 거제출신 엘리트 선수층이 얇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고 했다. 기본기를 갖춘 선수층은 두터운 반면 엘리트 선수로의 성장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것이다. 그래도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있는 거제출신 선수도 있단다.

“태권도장에 나오는 아이들을 대할 때, 사범이나 관장 스스로 먼저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가가야 합니다. 어른들도 자신을 다스리기 힘든데 아이들이 오죽할까요. 교육적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생각이에요.”

권위적인 가르침 보다 수련생들과의 눈높이를 강조하는 그다. 육체단련으로 일관하는 무도인 보다 심신수련을 하는 무도인으로서 지역사회를 리드하는, 진정한 지도자의 마인드도 갖춰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기합’이 협회는 물론 거제 발전에 든든한 몫을 할지 주목된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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