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최근 박정희 정권과 그의 딸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잇따라 비난하고 있다.

대통령직을 퇴임한지 14년이 지난 그가 고인이 된지 30년이 넘은 전 대통령과 차기 대선의 강력한 후보로 떠오른 박 전 대표를 비판하고 나선 배경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3일 성명을 통해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과 관련해 "독재정권은 반드시 붕괴된다는 역사의 진리를 거듭 확인시켜줬다"면서 "우리나라도 독재자 박정희는 18년간 장기 집권하며 국민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상도동계 인사들의 모임인 '민주동지회' 신년모임에서도 "18년간 장기독재를 한 박정희가 이 나라 군사독재 정권의 원흉"이라고 했다.

박 전 대표를 겨냥해선 "2년이나 남은 대선이 조기에 과열되는 것은 나라를 위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 같은 김 전 대통령의 '박정희 전 대통령 부녀 때리기'에 대해 일각에선 내년 총선과 2013년 대선을 앞두고 친이계와의 '노선연대'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내년 총선에는 아들 김현철 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이 출마할 예정이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다. 지난해에도 세종시 논란 과정에서 박 전 대표의 '원안 사수' 입장을 비판했었다.

여권관계자는 "총선, 대선을 앞두고 이미 정계를 퇴진한 분이 구설수에 오르내릴 발언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정치권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