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위)포로수용소, (아래)김영삼 기록전시관 앞 주차장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차량 혼잡과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주요관광지 마다 방문객 크게 늘었지만, 체류형 적어 전체 관광수입 증대에는 효과 없어
머무는 관광 위해서는 단순 인공구조물 관광에서 자연친화적 체험·탐방 형태로 패턴 바꿔야

거가대교를 통해 거제상권과 생활패턴이 급속도로 부산쪽에 빨려들어 갈 것이라는 이른바 ‘빨대효과’. 거가대교 개통전 지역 내 여러 사람과 여러 기관, 지역 언론들이 걱정하던 변화예측의 핵이다. 

개통 4개월이 지난 현재, 그토록 걱정했던 이 빨대효과는 어떻게 된 것일까. 결론은 ‘빨대효과’는 미미했고, 당초 거제쪽에서 제기된 변화예측은 ‘빗나갔다’로 요약된다. 덧붙여 설명하면 거가대교가 되레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빨대’가 돼 기대이상의 사람들을 거제로 불러들이고 있다. 

부산권으로의 이른바 ‘빨대효과’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개통초기 통행료가 없을 때 상당수 거제사람들이 부산으로 몰렸다. 부산권 백화점들도 검증되지 않은 매출정보를 흘리며 거제시민을 유혹했다. 거제시민들이 부산에서 엄청 사고, 먹고, 마시는 것처럼 부풀렸다.

빨대효과는 딱 그 때 뿐이었다. 그리고 시민들의 소비패턴은 다시 예전방식으로 돌아왔다. 개통초기 거제사람들이 부산으로 몰려갔듯 부산과 전국각지 사람들도 거제로 엄청나게 밀려오고 있다. 개통초기 장목에 국한되던 반짝경기도 최근 들어서는 주요도심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고현시장 활어코너 등에는 주말이면 사람들에 치여 떼밀려 갈 정도다.

지역내 유일한 백화점인 디큐브의 매출추이만 봐도 확연히 알 수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개통초기와 설 명절직전 매출이 격감한 것을 사실이다. 그러나 구정이 지나면서 다시 예전수준으로 회복됐다. 특히 3월을 넘기면서 되레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디큐브백화점은 올해를 흑자원년으로 삼는다는 야심찬 복안까지 갖고 있을 정도다.

거가대교 개통 후 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 관광버스의 폭발적 유입이다. 계절적 영향 탓도 있지만 주요관광지마다 주차장은 말 그대로 북새통이다. 예전에는 주말에만 잠깐 붐볐지만, 지금은 평일인데도 예전 주말보다 더하다. 방문객이 전년 동기대비 무려 2,165%가 늘어난 YS기록관의 경우 아예 대금IC입구부터 주차장으로 변해버리기 일쑤다.

유입차량의 전국화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예전에는 부산·경남권과 전라권·충청권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경기 서울 대구 경북, 심지어 강원도 차량까지 밀려온다. 전국 어디에서나 거가대교를 타고 들어올 경우 1일관광 범주 내에 충분히 든다는 반증이다.

이처럼 변화예측이 부산권으로의 빨대효과에서 되레 거제권으로의 빨대효과, 그것도 전국 관광차량의 폭발적 유입으로 나타나자 예상치 못한 문제점들이 속출하고 있다. 당장 주요관광지 주차장 확대가 시급해졌다. 특히 하루방문객 500명 정도를 예상해 조성한 YS기록전시관 주차장은 현재 하루 1만명이 넘게 온다는 점에서 추가조성이 시급해 졌다.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등도 마찬가지다.

관광차량이 주요관광지 주변에만 몰리는 것도 걱정해야 한다. 주요관광지 주변을 제외하면 이들이 지역상권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편이다. 체류형이 아닌 경유형이기 때문에 실제 이들이 지역상권에 큰 보탬은 주지 못하고 있다. 이들을 거제에 하루이상 묶어 둘 수 있는 체류형 관광기반시설 조성이 시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관광시설 개발의 균형화도 요구된다. 기존 관광지 주변만 북적거리고, 다른 곳은 한적한 ‘기회불균등’도 해소해야 할 부분이다.

거제관광협의회 진선도 회장은 “관광차량이 크게 는 건 맞지만, 이들이 실제 거제시민의 관광소득 증대에는 별다른 보탬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몰려드는 관광객을 체류시키기 위해서는 인공 구조물 조성을 통한 단위시설 관광패턴을 체험이나 경관탐방과 같은 자연친화적 광광코스 발굴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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