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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딛고 지역사회 공헌 나섰다[탐방] 한국석유공사 거제지사

   

별도 예산 마련해 ‘사회공헌활동’ 본격화…‘1사1촌결연’ 등 실질적 공헌 위해 분주

석유비축기지가 일운면 지세포 해안에 건설된 이후, 특히 3차공사가 진행되던 지난 2000년대 초반, 주민과 석유공사와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렀었다. 환경운동연합의 개입과 지역사회 중재 노력에 힘입어 봉합은 됐지만, 해묵은 감정의 앙금은 쉽사리 사라질리 만무다. 오죽하면 석유공사 직원들이 지세포에서 밥 한 끼 먹는 것도 쉽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왔으니 말이다. 주민과 석유공사의 ‘불편한 동거’는 그렇게 계속되는 것이었을까.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석유공사 직원들의 의식전환과 함께 지역사회 공헌활동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지역밀착 공헌활동 박차

지세포 석유비축기지는 국가주요시설 중 하나인 탓에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다. 지금은 그나마 나아진 편이다. 80~90년대 당시엔 어떤 곳인지도 모를 정도로 철저히 가려져 있었다. 흔한 이정표조차 없었다는 것이다. 군인 출신 ‘낙하산 지사장’이 근무하면서 그 같은 관리체계는 더욱 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대가 바뀌었고 기지 증설로 인한 지역주민과의 진통도 있었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첨예한 갈등이 나타나진 않고 있다. 석유공사 거제지사(지사장 이용국)도 마냥 문을 닫고 있지만은 않는다. 갈등은 사라졌지만 굳게 닫혀 있던 철문을 주민들과 친화를 위해 개방하고 나선 것이다.

   

석유공사 거제지사의 지역사회를 위한 공헌활동은 지난해부터 하나 둘 선보이기 시작했다. 일운면 소외계층을 먼저 돌아봤다. 거제시와 연계해 홀몸노인 등 소외세대를 초청해 홍보영상 관람과 견학을 돕는 등 기지 문을 열었다. 노인들에게 점심도 대접했고 생활용품도 선물했다. 석유공사 역시 기업이라는 점에서 ‘나눔경영’을 표방하고 있다. 환경정화활동에도 동참했다. 거제지역 공공기관 및 일운면 어촌계 등 주민들과 함께 해변 청소를 도맡기도 했다. 농촌일손돕기에도 나선다. 소동마을 마늘밭에서 농작물 수확을 돕기도 한다.

사회복지시설 후원도 빼놓을 수 없다. 한 군데가 아니라 여러 곳을 찾아 후원금을 전달하고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가기로 했다. 저소득 세대의 가정을 찾아 집수리 봉사도 한다. 일운면사무소의 의뢰로 홀몸노인들의 집에서 도배와 장판교체, 싱크대 교체 등 주거환경 개선사업에 한 몫을 해내기도 한다. 예구마을 등 ‘1사1촌 자매결연’에 더불어 ‘1사1교’ 활동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일운초등학교와 결연을 맺고 딩기요트(700만원 상당)를 기증하기도 했다. 일운초교의 요트선수 양성 계획에 일조하기 위해서다. 다문화가정도 돕고 있다. 기지를 개방해 견학하게 하고 지역특산품인 멸치를 선물한데 이어 점심도 함께 했다.

   

진정성 담긴 공헌, 지역주민들도 반겨

올 초 부임한 석유공사 거제지사 이용국 지사장은 ‘신뢰’를 강조한다. 선심성 행사에 그쳐서는 안된다는 의지로 읽힌다. 어떻게 하면 주민과 더 밀착할 수 있고 화합할 수 있을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는 것. 예전에 맺어졌던 주민과의 이런저런 약속들도 이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게 이 지사장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임기만료로 떠나면 그 뿐’이라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장의 의지와 직원들와 공감이 어우러지면서 주민들도 석유공사의 공헌활동을 반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출입금지’라는 삭막한 풍경으로 인식되던 석유공사 이미지도 서서히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석유공사 거제지사는 갖가지 공헌활동에 더불어 지역학생들의 장학금도 분기별로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장학금 지원에만 그쳐선 안된다는 판단도 하고 있다. 거제지사 관리팀 김교중 팀장은 “일운면 청소년들에 대한 장학금 지원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체험활동이 수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서울대학 등에 견학을 보내는 계획도 검토하고 있는데 올 하반기에 결실을 보일 수 있도록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석유공사 거제지사가 선보였고 앞으로 선보일 지역사회공헌활동의 요체는 ‘진정성’인 듯 하다. ‘진심은 통한다’는 말이 있듯, 거제지사가 지속적으로 지역밀착형 공헌활동을 보인다면 주민들도 고개를 끄덕일터다. 어찌보면, 현재 직원들은 머나먼 타향에서 맡은 직무에 충실하면 그뿐인 셈이다. 그런데도 직원들이 지역과 화합하고 신뢰를 쌓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은, 그만큼 진정성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미니인터뷰

김교중 관리팀장 “실질적 공헌 위해 고민합니다”

한국석유공사 거제지사 김교중 관리팀장은 ‘실질적인 공헌활동’을 과제로 꼽는다. 예전엔 주민들의 눈치를 보게 되는 분위기 탓에 지세포 식당들에 가기가 힘들었지만 지금은 단체회식을 늘 지세포에서 한단다. 주민들도 반기는 셈이다. 김 팀장과 지역사회공헌활동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 김교중 관리팀장
- 공헌활동은 어떻게 시작됐나.

“석유공사가 주민들을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저 역시 평택지사에서 근무하다 발령받아 거제까지 왔지만, 예전에 주민들과 그 같은 갈등이 있었고 감정의 앙금이 남아있다는 걸 알게됐다. 석유공사가 가만 있을게 아니라 주민들과 친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공감이 있었고 본사에서도 예산을 마련해주면서 탄력이 붙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공헌활동이 올해도 지속된다. 주민들과 소통하는 기회를 자주 마련해야 좋다 본다.”

- 어떤 활동들이 진행돼왔나.

“일운면에서 생산되는 지역특산물 구입을 비롯해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1사1교 및 1사1촌 자매결연을 맺어왔고 사회복지시설 등에도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소외세대 집수리 봉사활동도 펴고 있고 생활비도 지원한다. 지난해 이전에도 간간이 이런 활동이 있긴 했지만 예산제약으로 본격화할 수 없었다. 일운 지역 결혼이민여성들의 다문화가정에 한글 교재 지원도 하고 있다. 지역사회에 광범하게 밀착해 주민과의 친화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 지세포에서 식사를 못했다는데.

“그랬다고 하더라. 예전에 그런 갈등들이 있다보니 주민들로서도 반길리 없었을 것 같다. 그런 분위기에서 저희 직원들이 지세포 식당가에 식사를 하러 가기가 참 힘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 직원 전체 회식은 무조건 지세포에서 한다. 지사장님 지시사항이기도 하다. 지사장님께선 주민과의 신뢰를 강조하신다. 마음으로 다가가야 주민들도 마음을열지 않을까.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식사도 흔쾌히 할 수 있어졌으니까.”

- 활동방향을 설명한다면.

“현재 저희 거제지사 직원 수가 39명이다. 24시간 근무에 투입되는 8명을 빼면 31명이 지역사회공헌활동에 나서게 된다. 워낙 방대한 기지를 관리해야 하다보니 공헌활동에 참가하기가 벅찰 수도 있는게 현실이다. 그래도 직원들이 공헌활동 취지에 공감하고 있고 제대로 해보잔 생각을 하고 있다. 7일 일운면민의날 행사 지원과 반야원 봉사활동이 5월에 계획돼 있다. 일운지역 학생들의 선진지 견학 등 실질적인 공헌활동을 구상할 계획이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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