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는 3인. 왼쪽부터 윤영 국회의원, 김현철 여연부소장, 진성진 변호사.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소장·중립파와 친박계의 지원을 얻은 4선의 황우여 의원이 당선된 이후,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지역정가 움직임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황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은 주류 핵심인물인 부산출신 안경율 의원을 제쳤다는 점에서 당내 세력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고, 이같은 당내 구도변화는 곧바로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지역 내 예비주자들의 공천향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이후 당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이재오 위축, 박근혜 부상’으로 대별된다. 9일자 모 중앙일간지는 계파별 입장을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박근혜 ‘여유만만’, 소장파 ‘기세등등’, 이상득 ‘암중모색’, 이재오 ‘고립무원’이 그것.

한나라당의 각 계파별 입장을 지역정치권 총선주자들에 대입하면 어떨까. 우선, 윤영 국회의원은 이른바 범친이계(MB계)로 보는 게 정설. 굳이 더 따진다면 이재오 계에 가깝다. 지난 08년 국회의원 공천당시 이방호 전 의원과의 인연이 크게 작용했지만, 이면엔 이재오라는 뒷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진 얘기다.

따라서 이번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이후 나타난 이재오 계의 위축은, 곧 윤영 의원의 정치적 입지위축과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윤 의원은 특히 지난해 지방선거 돈공천 사건으로 인해 커다란 정치적 데미지를 입은데다, 이번 도의원 재선거에서 조차 한나라당 후보가 패배하면서, 정치인으로서의 존립자체가 위협받는 형국이다.

원내대표 경선 이후 계파별 이해득실에 따른 계산만을 전제로 할 때,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의 입장 또한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김 부소장은 오래전부터 범 친이계로 분류돼 왔다. 그것이 이상득계인지 이재오계인지 불분명하지만, 어쨌든 친박계와 대립각 위치에 있었던 것 만큼은 분명했다. 올초 YS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향해 노골적인 적대감을 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YS가 MB와의 정치이념 연대를 매개로 띄운 마지막 승부수, 즉 아들(김현철)의 정치입문(한나라당 지역구 공천)은, 대척점에 선 박근혜 전대표의 ’위상강화’가 생각보다 빨리 현실화 됨으로써, 당초 구상이 크게 흐트러진 모양새로 흐르는 분위기다. 실제로 올3월 예정됐던 김 부소장의 거제미래발전연구소 사무실 오픈이 5월로 연기되더니, 최근에는 오는 6월 YS기록전시관 개관 1주년 기념식 전후로 밀리는 것도 이같은 내부고민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근혜 전 대표의 당내 위상강화에 따른 가장 큰 수혜자는 진성진 변호사가 될 듯 싶다. 최소한 현재의 시점에서 볼 때 그렇다. 올 초 합동법률사무실 개소식을 계기로 자신이 친박계임을 공식 선언한 진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표의 당내 위상강화를 지역내 자신의 정치적 위상강화로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진 변호사는 특히 김기춘 전 의원을 매개로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설정에 상당한 공을 들여온 터라, 올 하반기 쯤이면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배가할 수 있는 가시적인 결과들이 나올 것이라 장담하고 있다.

▲ 지난 6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선출된 황우여 의원(오른쪽에서 두번째)과 이주영 정책위의장(좌측 두번째).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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