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영 육지부와 거제남부 대포 및 저구에서의 장사도까지의 거리비교

남부면 대포 앞바다 인근에 조성중인 장사도해상공원 개장이 임박한 가운데, 통영시의회가 거제지역 유람선의 장사도 입항을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04년 12월 민간사업자와 통영시가 맺은 협약서에 근거한 입도반대 논리지만, 실상은 연간 800~1,000억원에 이른다는 장사도해상공원 관광기대수익(유람선 포함)을 통영시가 독식하겠다는 저의(底意)를 노골화 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차원의 강력한 대응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통영시의회 거제지역 유람선 입도반대 결의안 채택

통영시의회는 지난 23일 임시회본회의에서 한점순 의원 등 12명이 발의한 ‘거제지역 유람선 장사도 입도반대 결의안’을 의원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민간사업자 장사도해상공원측에도 당초 통영시와 체결한 협약서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했다.

통영시의회는 결의문을 통해 “통영시는 장사도 해상공원 기반시설 조성을 위해 그동안 31억원의 시민혈세를 투입했으나, 민간사업자가 전기와 상수도를 거제에서 끌어 온다는 이유로 거제지역유람선 장사도 입도를 요구하는 건 당초 협약서 조건에 맞지 않다”며 민간사업자의 유람선 운영계획을 전면 부정했다.

통영시의회는 또 “민간사업자는 통영시가 가져야 할 공유수면 점사용 관리권까지 확보해 모든 유람선의 입도를 쥐락펴락 하려고 한다”며 “이는 유람선 입도문제를 넘어 통영시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것으로,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민간사업자의 거제지역 유람선 입도 운영계획 포기, 민간사업자의 공유수면점사용 관리권 포기, 당초 협약서의 성실한 이행 등 3개항을 촉구한 뒤, 거제지역 유람선 입도반대 문제에 대해 통영시장이 직접 나설 것도 함께 요구했다.

▲ 유람선 운항 항로 비교

거제지역 유람선 입도반대 본질은 무엇인가

통영시 의회의 거제유람선 장사도 입도반대 결의안은 오래전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통영시는 지난 2004년 12월 장사도해상공원(주)와 민자유치사업 협약을 맺으면서 통영시와 조건부 협약서를 작성했다. 당시 협약조건은 통영시가 38억원(국비13억, 도비4억, 시비13억, 국립공단 8억)을 투자해 장사도내 선박접안시설, 도로개설 등 공공부문 시설을 지원하는 대신, 기반시설 준공 후 장사도내 모든 운항선박(유람선 포함)의 접안은 통영시의 사전승인을 얻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민자사업자인 장사도해상공원 측이 자비 약300억원(협약당시 128억원)을 투자하면서도, 통영시 시비 13억원에 발목 잡혀 이같은 불합리한 협약을 체결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장사도가 행정구역상 통영시에 편입돼 있고, 따라서 모든 개발사업 허가권을 통영시가 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상도 유람선 입도 문제는 해상거리에서나 운항시간(거제 5~10분, 통영 45~50분), 유람선 요금(거제 1만원대, 통영 2만원대) 등을 비교할 때 통영은 거제와 비교자체가 안될 만큼 경쟁력이 떨어진다. 남부 대포항에서 장사도까지는 2.46㎞, 저구에서는 4.88㎞다. 반면 통영시 육지부에서 장사도까지는 무려 22.54㎞나 떨어져 있다. 최소 6배에서 많게는 10배가량 차이가 난다. 장사도에 거제지역 유람선이 입도할 경우 유람선관광객들이 불과 5~10분이면 갈수 있는 거제와 무려 50분이나 걸리는 통영 중 어느곳을 선호할지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통영시의회가 거제지역 유람선 장사도 입도를 결사반대하는 이유도 결국은 이같은 관광객 쏠림현상을 사전에 차단하자는 의도 때문이다.

결국 통영시는 행정구역상 장사도가 통영에 속해 있다는 이유 하나로 장사도 민자사업 개발을 유혹했고, 국도비를 빼면 고작 시비 9억원을 투자해 공공기반시설을 지원한 뒤, 이에따른 관광 기대수입 전부를 독식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 하늘에서 본 장사도

한해 1,000억시장 강건너 불구경하는 거제시·거제시의회

통영시와 장사도해상공원 측이 예측한 장사도해상공원으로 인한 관광기대수입만 한해 약800억원에서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단위시설 관광상품으로는 엄청난 규모다. 통영은 처음부터 기반시설 지원 및 개발허가를 빌미로 이같은 기대수익을 타 지자체에 한푼도 뺏기지 않겠다고 작정했다.

그러나, 장사도해상공원 내 수도시설과 전기는 통영이 아닌 거제를 통해 공급된다. 육지부와 섬과의 거리상 그렇게 밖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탓에 장사도해상공원측은 거제에도 유람선 입도를 허용하는 유람선 운영계획을 수립했다.

장사도해상공원측이 수립한 유람선 운영계획은 통영소속 11척과 거제소속 4척 등 총 15척으로 제한했다. 이같은 운영계획에 대해 통영시 주무부서는 거제에서의 수도 및 전기공급, 가까운 거리 등을 감안해 일정부분 수용한다는 분위기였다. 이달 말 개장을 앞둔 상태에서 공식적인 협의절차만 남겨둔 상태였다.

이같은 절차를 뒤잡자며 총대를 메고 나선 곳이 통영시의회다. 지난 23일 본회의에서 거제지역 유람선 입도반대 결의문을 채택한 것이다. 당초 협약서를 근거로 입도를 반대했지만, 실상은 거제에 단 1척이라도 입도허가를 내 줄 경우, 장사도 유람선 관광객을 결국 거제에 다 뺏길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관광기대수익 1,000억원 시장을 지키기 위한 통영시의 노력은 이토록 눈물겹지만, 정작 거제시는 강거너 불구경이다. 시의회도 마찬가지다. 장사도에 전기와 물을 공급해 주면서도 지역관광수입과 직결되는 유람선 입도 유치에는 허가권이 해경에 있다는 이유로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시의회도 이에대한 별다른 논의조차 없는 지경이다.

장사도 유람선 입도를 추진중인 (가칭)장사도해운 관계자는 “장사도 유람선 유치를 위한 통영의 노력에 비해 거제시는 너무도 안일한 대처만 하고 있다”며 “한해 1,000억원에 가까운 관광기대수익을 지척에 두고서도 생뚱맞은 상품개발에만 정신이 팔려 있다”고 질타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의원들도 선거 때 마다 지역관광활성화를 부르짖으면서도, 정작 지역관광산업 신장을 위해 뭘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의회차원의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장사도 유람선 입도논란과 관련, 지역관광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려해상관광권역은 특정 지자체의 독과점이 아닌 보다 큰 틀에서 그림을 그려야 한다”며 “지자체간 자존심 싸움이 아닌 보다 큰 패키지 상품 개발차원에서 상생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장사도는
위치 : 경남 통영시 한산면 장사도. 거제시 남부면 대포항에서 약 2.2㎞ 
면적 : 0.215㎢
특징 : 섬의 형상이 뱀과 같이 길게 뻗쳐 있다 하여 일컫게 된 '진뱅이섬'의 한자지명으로, 이곳에 뱀이 많았으나 조류가 들어와 많이 죽었다고 한다.

▲ 장사도 내부 사진.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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