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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아픔 되짚는 포로수용소공원
우익단체 이념의 장 돼서는 안된다
당초의도 훼손하는 이념홍보· 생색내기 시설물 더는 세우지 말아야

   
▲ 지난 27일 포로수용소유적공원 내에서 제막식을 가진 김백일 장군 동상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이 거제시 최고 관광효자상품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해가 갈수록 유적공원 본래 취지와 상관없는 시설물들이 하나둘씩 설치되면서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을 불필요한 이념논쟁의 장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99년 11월 1차 준공에 이어 2002년 10월 2차 준공이후 현재까지 연간 100만명 안팎의 방문객들이 찾고 있는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은 당초 좌(左)나 우(右)의 이념 가치가 아닌 전쟁당시의 포로수용소를 재현해 전쟁의 아픈 상흔을 되새기고 후세에게 평화와 상생의 역사인식을 일깨우고자는 목적에서 시작됐다.

이에따라 유적관내에 들어선 시설물들도 이념편향을 부추기는 구호나 시설물이 아닌 전쟁당시 거제도포로수용소 실태 중심의 다큐기록 전시관 및 막사재현, 당시 군사장비, 막사유적 복원 등 극히 제한된 시설물 위주로 짜여졌다.

그러나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이 기대 이상의 ‘대박‘을 터뜨리며 관광객들이 쇄도하자 당초 목적과 상관없는 우익성향 시설물들이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했고, 지금도 웬만한 우익성향 단체들마다 이곳에 자신들 명의의 조형물을 세우지 못해 안달하는 분위기다.

대표적 예가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가 지난 05년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유적공원 한쪽에 세운 흥남철수작전기념비와 지난 1월 거광팔각회가 매표소인근에 세운 ‘안보는 국력이다’라는 안보탑이다. 여기에다 지난 27일 제막식을 가진 흥남철수기념비 옆에 생뚱맞은  김백일 장군 동상까지 가세했다.

이같은 우익성향 시설물의 잇단 등장은 결국 잠복됐던 문제점을 폭발시켰다.  거광팔각회 안보돌탑 건립당시 시민들로부터 특정단체의 생생내기용 이념 홍보탑이라며 강한 반발을 불렀고, 김백일 장군 동상 역시  그가 흥남철수작전에서 10만명의 민간인을 피난시킨 영웅 이전에,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인 항일조직 토벌부대인 간도특설대의 창설주역이라는 친일행적이 알려지면서, 그의 동상건립 적절성이 단박에 여론화 됐다.

거제지역시민단체는 포로수용소유적공원 정체성과 전혀 맞는 않는 친일인물인 그의 동상이 왜 이곳에 세워져야 하고, 더군다나, 타 지역에서 이같은 이유로 동상제막이 한차례 무산됐음에도, 아무런 검증없이 쉽게 동상건립이 이뤄진 배경에 의혹을 제기하며 당장 철거를 촉구하고 나섰다.

김백일 동상 철거촉구 성명을 발표한 거제시민단체연대 관계자는 “김백일 장군 동상은 차치하고서라도 흥남철수기념비 자체가 처음부터 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 세워져서는 안 될 시설물”이라며 “굳이 흥남철수기념비를 세워야 한다면 10만 피난민을 싣고 거제로 왔었던 장승포항 주변이어야 했다”고 말했다.

거제시의회 모 의원은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은 우익 이념을 대변하는 공간이 돼서도, 될 수도 없다”며 “전쟁의 상흔을 되새기고 민족의 평화와 상생을 추구하는 신성한 곳을 이념대립의 장으로 변질시킬 경우 후대역사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관련, 시 관계자는 “포로수용소유적공원은 수용소와 관련된 시설물로 제한해 본래 취지에 맞게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며 “팔각회 안보돌탑은 이미 해당단체와 다른 곳에 이전키로 합의했고, 흥남철수기념비도 장승포에 기념공원이 조성되면 그곳으로 이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백일 장군 동상은 그때가서 추가 협의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특히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여러단체에서 자신들 명의의 시설물을 세울 수 없느냐는 문의를 하고 있다”며 “이번같은 논란을 더 이상 피하기 위해서라도 수용소관련 시설물 이외에는 더 이상 설치를 허가하지 않을 작정”이라고 말했다.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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