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권력(?) 박근혜 의원을 향한 열의는 뜨거웠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기춘 전 의원의 영향력은 여전히 건재했고, 또 막강했다.

9일 저녁 연초면 소오비 J식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의 거제지역 저인망 조직 ‘근혜동산 거제지회’ 정기모임은 이같은 사실을 그대로 웅변했다.

근혜동산 거제지회는 김기춘 전 국회의원 재임당시 한나라당 거제지구당 주류세력의 재 결집을 방불케 했고, 윤영 국회의원 등장이후 사실상 반분된 한나라당 조직의 또 다른 한 축이 실존하고 있음을 강하게 역설(力說)했다.

근혜동산 거제지회(지회장 김대건) 조직도 확립 차원에서 열린 이날 모임에는 김기춘 전 국회의원을 비롯, 진성진 변호사, 유승화 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 김창성 전 시의원, 여성회원, 조선근로자 등 100여명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김대건 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회원들의 성의와 열정에 감사드린다”며 “근혜동산 모임을 디딤돌로 모두가 염원하는 목표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해나가자”고 말했다.

이어진 조직도 발표에서 유승화·진성진·김창성·염용화·김원홍 씨를 고문에 위촉하고, 박둘연 씨 등 4명을 자문위원으로, 김호경 여성위원장 등 11명을 각 분과위원장으로 위촉했다.

고문으로 위촉된 진성진 변호사는 “꽃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갈 수 없다”며 “함께 할 수 있어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근혜동산 모임 참여자를 위해 24시간 법률서비스도 약속했다.

유승화 고문은 “모두가 염원하는 목표달성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해 성원할 것”이라 말했고, 김창성 고문은 “대선을 앞두고 염원을 기원하는 참소리를 내는 사람이 되겠다”고 인사했다. 염용화 고문은 “꿈과 열정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인 만큼 비료같은 사람이 돼 헌신하자”고 강조했다. 김원홍 고문은 “4년전의 실패를 거울삼아 반드시 염원하는 뜻을 이루자”고 호소했다.

이날 모임은 행사중간 김기춘 전 의원이 도착하면서 절정을 이뤘다. 김 전 의원은 참석자들과 일일이 수인사를 나누었고, 참석자들은 ‘박근혜 만세’, ‘근혜동산 만세’를 외쳤다.

김 전 의원은 “3년전 공천파동에 따라 여러분 곁은 떠났지만, 마음은 언제나 거제에 있었다”며 “지금까지 성원해 준 지지와 성의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의미심장한 정치적 조언도 했다. 김기춘 전 의원은 “선출직 공직자는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들인 만큼 정말 잘 뽑아야 한다”며 “축구시합 센터포드에 박지성 같은 사람이 아닌 자신(김기춘)을 세워놓고 공을 잘 못 찬다고 나무라거나, 야구시합에 자신(김기춘)같은 사람을 세워놓고 홈런 못 친다고 욕하면 되겠느냐”고 말해 참석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김 전 의원은 특히 “부정부패에 연루된 사람은 절대 뽑아서는 안된다”는 점을 몇차례 강조하며, “근혜동산에 모인 사람들은 자원봉사자들인 만큼, 좋은 인물을 잘 뽑을 수 있도록 주변에 계몽하고 설득하는 것이 곧 국가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기춘 전 의원은 가족(고 김기태 전 교장) 기일 1주기를 맞아 거제를 찾았고, 행사직후 장목면으로 향했다. 장목에서 하룻밤을 묵은 김 전 의원은 10일 아침 지인들과 삼성 게스트하우스에서 조찬을 가진 뒤 곧바로 상경했다.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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