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김백일 동상이 철거되지 않는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리 손으로 직접 동상을 쓰러뜨릴 것입니다” 

포로수용소 유적공원내에 건립된 김백일 장군 동상이 제막식 보름여만에 시민들로부터 계란세례를 받는 수모를 당했다. 더군다나, 오는 21일 이후 기념사업회 측의 움직임 여부에 따라 시민단체가 동상을 강제 철거하는 일까지 예상돼 논란은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거제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15일 낮 2시부터 포로수용소 내 김백일 장군 동상앞에 모여, ‘친일파 김백일 동상을 즉거 철거하라’는 성명서를 낭독한 뒤, 동상철거를 촉구하는 계란투척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날 행사에서 박동철 거제경실련 공동대표는 “흥남철수작전 기념사업회 신현학 지회장이 시민단체를 방문해 21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논의를 거친 뒤 중앙회에 철거를 건의하겠다고 밝힌 만큼, 21일까지는 기다려 주겠지만, 이 후로도 철거에 진척이 없을 경우 시민단체 손으로 직접 동상을 철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연대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발표한 성명서에서 “김백일 동상에 대한 빗발치는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거제시와 해당단체는 ‘현재로선 철거의사가 없고, 장승포동에 흥남철수 기념공원이 건립되면 그 때가서 옮기겠다’는 말만 하고 있다”며 거제시와 흥남철수기념사업회를 싸잡아 공격했다.

시민연대협은 “흥남철수작전 당시 피난민을 살려낸 실질적 인물은 알몬드 미 10군사령관과 민사부 고문으로 있던 한국의 현봉학 박사였다”며 “이는 미군정 군사기록에서도 자세히 나와있는 만큼, 굳이 동상을 세워 추앙해야 할 인물이라면 당연히 현봉학 박사”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협은 또 “김백일 장군은 당시 한국측 지휘관으로서의 역할만 수행했을 뿐, 기념사업회 측이 동상까지 세워 추앙할 인물이 아니다”라며 “더구나 김백일은 민족문제연구소에 의해 만주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던 간도특설대 창설의 핵심주역이었던 친일인물로 확인된 사람으로서, 충무공의 호국혼이 서려있는 거제에 결코 동상이 세워져서는 안될 인물”이라고 분개했다.

시민단체협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행사참가자들이 일제히 동상을 향해 계란을 투척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뒤 오후 3시께 자진해산했다.

이선미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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