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73년 대우조선 부지 조성당시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가 86년 다시 근린공원구역으로 붂인 지역(빨간선 내)

아양·아주지역 일원에 지정된 근린공원의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제3차 경제개발5개년계획에 따라 1973년 대형조선소가 들어서면서 아양·아주지역의 일부사유지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38년간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했던 토지소유주들의 억울함이 최고조에 다다른 것.

아양근린공원은 거제대로를 사이에 두고 대우조선해양과 마주한 임야 일부지역으로 아주축구운동장에서 장승포하수종말처리장 인근까지 174만 2596㎡ 가 지정돼있다.

이 일대 토지 대부분은 조선소 설립당시 이주된 실향민들의 사유지로써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 의해 개발이 제한, 1986년에는 도시관리계획에 따라 근린공원으로 지정돼 38년이 지난 지금까지 재산권 행사를 못하고 있다.

토지 소유자들은 “아양근린공원은 38년 동안 공원으로써의 제 역할을 전혀 못했을 뿐 아니라 거제 내 다른 지역의 근린공원처럼 운동기구나 산책로 등을 조성하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고 지금은 재선충 창궐로 상당수의 소나무를 베어내 녹지보호라는 마지막 핑계조차 댈 수 없는 지경”이라며 특히 공원 내 조성된 모 조선소의 사외주차장과 인조잔디구장(2319㎡로 총면적의 약13%)에 대해 “대기업을 위한 거제시의 특혜”라고 비난했다.

▲ 아양근린공원 일대의 소나무가 재선충에 전염돼 '모두베기'되고 있다.

아양근린공원은 현재 거제지역에서 재선충 피해가 가장 심한 곳으로 40ha(1ha=40000㎡)에 걸쳐 ‘모두베기’가 처방되고 있다. 모두베기란 재선충 방제작업의 최후수단으로 베어낸 소나무를 모두 파쇄해 톱밥으로 만드는 작업이다.

거제시는 이 지역이 근린공원으로 지정된 목적에 대해 “생태적 보존가치가 있는 지역에 대해 지역생활권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보건, 휴양 및 정서생활 향상을 위해 근린공원으로 지정된 것”이라며 “2020년 거제시 도시기본계획(공원분야) 변경 수립시 일부 구역에 대해 해제절차를 진행했으나 중앙부처 및 도시계획위원회로부터 대상지를 존치하는 것으로 결정 났다”며 해제요구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

또한 이 복지시설에 대해서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근린공원이라해도 골프장 및 전망대 등 법이 지정한 공원시설종류에 포함된다면 영리목적의 개발요구도 충분히 검토해 허가내줄 수 있다”며 “조선소 복지시설은 사원들뿐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사용신청만하면 선착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익시설”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작 운동장을 관리하는 조선소측은 “사원 외 일반인들은 주차장과 운동장 사용이 절대 불가하다”고 답했으며 시의 타 부서는 운동장 설립 당시 월2회만 시민들에게 사용허가를 내주는 조건이 있었다는 둥 엇갈린 답변만 내놓고 있어 성난 민심을 전혀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다.

정보공개를 통해 보내온 시의 자료에 의하면 축구장관리계획에 따라 조선소 사원을 제외한 일반인은 예약제를 통해 평일은 유료개방, 주말에는 무료 개방한다고 명시돼 있으나 조선소측은 운동장 입구에 ‘당사 임직원 및 관계업체 가족들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내걸고 있어 사실상 일반인이 사용하기에 큰 불편함이 있다.

한편 아주동 근린공원 내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윤모 씨 외 10여명은 지난 22일 거제시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민권익위원회의 ‘이동신문고’를 찾아 억울함을 성토했다.

윤 씨는 “강제 이주되면서 제대로 보상받지 못한 것도 서러운데 남은 토지마저 근린공원으로 지정돼 재산권을 제약당하고 있다”며 “명분을 잃어버린 근린공원을 지금이라도 토지소유주가 개발할 수 있도록 방도를 찾아 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윤 씨는 국민권익위원회 관계자의 권유로 같은 처지에 처한 97명의 토지소유주들과 함께 ‘아주·아양동 근린공원 해제 추진위원회’를 결성, 법정대응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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