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가 제시한 거제고현~부산역 시내버스 노선도

부산~거제간 직행버스 운행이 양 지자체간 이해대립으로 유야무야된 가운데, 부산시가 부산역~거제고현 간 시내버스 운행추진을 경남도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 중간에 낀 거제시를 곤혼스럽게 하고 있다.

특히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부산역~거제시까지의 시내버스 운행이 원천 불가능한데도, 부산지역 일간지들이 부산시 발표내용만을 그대로 받아 마치 성사가 다 된 사안처럼 보도하는 등, 사실관계를 크게 왜곡시키고 있다.

국제신문은 1일 1면 머리기사를 통해 “부산~거제 간 직행버스 운행이 경남도의 반대로 무산되자 부산시가 독자적으로 시내버스 노선을 추진키로 했다”며 “ 부산시는 거가대로를 거치는 부산~거제 시내버스 노선을 신설하기로 하고, 거제시에 이미 협조공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부산시는 이미 거제시와 포괄적 협의를 마쳤고, 빠르면 올 여름부터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기 전에 시내버스를 운행할 계획”이라며 “거제시 역시 시민편의를 위해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이어서, 시내버스 노선 신설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고 단정, 사실상 부산~거제간 시내버스 운행을 기정사실화 했다.

그러나 거제시 입장은 이같은 부산시 방침이나 국제신문 보도내용과 크게 달랐다. 거제시에 따르면 노선신설협의 공문도 받고 부산시관계자의 방문협의도 있었으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 더군다나 현행법상 시내버스가 부산역까지 운행할 수 없는데다, 상급기관(경남도)도 시내버스 운행추진을 극도로 꺼리고 있는 상태라, 현재로선 부산시의 제의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일축했다.

▲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제8조. 시내버스 노선구역 관련 조항

“무엇보다 부산시가 제시한 거제~부산역간 신설노선은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위배된다. 현행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제8조에는 ‘해당 행정구역의 경계로부터 30㎞(국토부장관 고시지역일 경우 5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노선을 연장 운행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거제와 부산의 경계인 저도를 기준으로 할 때 30㎞는 부산 괴정까지다. 부산역까지는 갈 수 없다. 부산역까지 갈 수 없는 노선이라면 큰 의미가 없지 않은가. 거제지역 시외버스업체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경남도는 아예 ‘월권행위’로 간주해 소송까지 제기한다는 강경한 태도다. 경남도관계자는 1일 “시내버스 인·허가권은 시·군에 있지만, 분쟁이 발생하면 도가 조정권을 행사할 수 있다. 부산~거제간 시내버스 신설 운행은 경남지역 시외버스 업체가 반발하는 등 민원이 있어 조정대상”이라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막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관련, 거제시관계자는 “부산의 대중교통 정책은 준공영제다. 최근 김해경전철이 개통되면서 시내버스 감차가 불가피해졌다. 감차는 곧 버스업체의 영업이익 부진으로 나타나고, 시 재정으로 이를 메워줘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부산지역 감차분 시내버스를 거제쪽으로 보내 경영적자를 보완하려는 의도로 시내버스 노선신설을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한편, 일부에선 부산~거제간 시내버스 운행은 시민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부산을 오갈 수 있고, 시민편의 증진과 거가대로 시너지 증대에도 큰 보탬이 되는 만큼, 거제시에서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내 놓고 있다.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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