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동강 하구에서 떠내려온 쓰레기가 장목 흥남해수욕장 해변을 완전히 뒤덮고 있다.

거제 북동부 해안이 쓰레기로 뒤덮였다. 지난 주부터 계속된 중부지방 집중호우 이후 수자원공사가 홍수예방을 이유로 ‘낙동강 수문’을 열자 낙동강 하구에 쌓여있던 쓰레기 더미들이 조류를 타고 거제연안으로 대거 밀려왔기 때문이다.

1일 해수욕장 개장에 맞춰 여름 성수기를 기대하던 주변 상인들과 펜션업자들의 "올 여름장사 다 망쳤다"며 울상이다. 거제시가 포크레인 등을 동원해 처리에 안간힘을 쏟지만, 연일 밀려드는 쓰레기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10일부터 거제 해안 덮쳐

해수욕장 상인들과 지역주민에 따르면 낙동강에서 밀려온 쓰레기가 거제해안에 출현한 때는 지난 10일. 일요일이던 10일 새벽부터 서서히 밀려온 각종 쓰레기가 장목 관포, 흥남, 황포, 시목, 외포, 구영, 물안 등 거제 북동부 해안을 완전히 뒤덮어버렸다. 일요일부터 밀려든 쓰레기는 월요일이던 11일엔 사람손으로 치우기 힘든 지경까지 이르렀다. 일부 해변엔 동물 사체까지 밀려와 악취를 풍길 정도다.

특히 언론보도 등을 통해 낙동강 쓰레기  유입소식이 전해지면서  인근 상인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쓰레기범벅이 된 해수욕장을 찾는 사람이 아예 없는데다, 인근 펜션단지도 예약 취소사태가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장마가 끝나지 않아 근원적인 복구도 요원한 상황이다.

흥남해수욕장 인근에서 펜션을 운영중인 김모씨는 “펜션 운영 이후 3년째 여름을 맞는데 해마다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근원적 대책도 중요하지만, 거제시가 초기에 즉각 복구에 나서야 하는데 대응이 너무 늦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기름 유출 당시에는 공무원들이 대거 투입돼 방제에 나서면서, 관광거제를 표방하는 거제시가 지금 같은 중요한 시기에 대응이 늦어서야 되겠느냐”고 고개를 저었다.

쓰레기 제거 등 해안 복구와 관련해 거제시도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쓰레기처리에 따른 예산 확보 탓이다. 거제시 어업진흥과 관계자는 “당장 예산이 부족해 낙동강유역환경청 등에 예산확보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거제해안도 아닌, 낙동강에서 흘러온 쓰레기처리까지 하려니 난감한 게 사실”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쓰레기 차단 근본 대책 절실

문제는 근본적인 쓰레기 차단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고질적 병폐가 관광거제 이미지 훼손으로 직결되고 상인들의 피해까지 유발한다는 점에서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해연 도의원은 이와 관련해 “자연스럽게 밀려온 쓰레기라면 몰라도, 낙동강 하구언 수문 개방 탓에 그동안 누적된 낙동강 쓰레기까지 일시에 방류된다는 게 문제”라면서 “거제가 고스란히 감당해야 돼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나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수문개방 사실만 하류지역에 고지하는 정부의 소극적인 대책이 문제”라고 성토했다.

김 의원은 특히 “근본 대책은 커녕, 거제시에 1억6000만원에 불과한 쓰레기처리비 지원 등 미봉책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낙동강 길목인 하구언 수문에서 처리한다면 훨씬 효과적으로 적은 예산을 들여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거제시는 어업진흥과 및 자원순환과 등 관련부서 공조로 해안쓰레기 제거와 쓰레기 적치장 마련을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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