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시 대표 해수욕장 격인 학동 몽돌해수욕장 인근 주차장의 요금안내 표지판

한려해상국립공원관리공단이 거제 주요해수욕장에서 운영하는 주차장과 관련, 불합리한 요금체계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아 여름철 거제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국립공원의 해수욕장 주차장은 인근 사설불법주차장까지 성행시키고 있어 관행을 쇄신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립공원지역 해수욕장 주차장 실태

한려해상국립공원관리공단 동부사무소는 매년 여름 관광 성수기면 국립공원지역 3곳의 주차장을 지역주민 단체에 임대하고 있다.

현재 거제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가 관할하는 주차장은 학동·구조라·해금강 등 3개소로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 학동몽돌 해수욕장 주차장의 경우 소형 221대와 대형 23대를 수용 할 수 있는 규모다. 이어 해금강과 구조라가 각각 소형 185대와 117대 및 대형 26대와 5대를 수용 할 수 있다.

공단에 따르면 동부사무소와 해당마을 주민들과의 임대차계약은 매년 갱신되며 임대 금액은 2011년 기준으로 학동지역과 해금강지역의 경우 각각 3850만원, 3800만원이다. 구조라지역의 경우 임대금액을 밝히진 않았지만 학동주차장과 해금강주차장의 임차금액을 미뤄 볼 때 3500 ~ 3800만원 사이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한려해상국립공원관리공단은 매년 1억여원이 넘는 수익금을 지역주민들로부터 주차장 임대라는 명목으로 챙기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지역주민들에게 주차장 임대료로 받은 수익금 전액이 국립공원관리공단 본청으로 회수되고도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역주민들에게는 직간접적인 혜택이 없다는 점에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감까지 사고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측은 임대수익금이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역 내 편의시설 유지 및 수리비용 명목으로 쓰인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해당지역에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전국의 국립공원에 임의적으로 배분되는 식으로 사실상 지역 소비자금이 역외로 유출되고 있는 것이다.

기준 없는 주차요금, 되풀이되는 민원

지역 특성과 관광객들의 체류형태를 고려하지 않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비합리적인 현행 주차요금제도 문제다.

관광객들과의 마찰 문제는 주차장 임차단체가 자율적으로 주차요금을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한려해상국립공원 측의 규정에 따라 당일 5천원, 체류 1만원 등 ‘단일정액요금제’로 징수한다는데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역의 주차장 요금은 24시간 사용 기준 1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어서 숙박을 위주로 한 이용객에게는 유용하지만 장시간 주차가 아닌 간단한 점심이나 경치구경을 위해 1~2시간 주차를 필요로 하는 이용자들과 같이 단시간 주차가 목적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속적인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례로 거제지역 공영 또는 사설 주차장 시간당 평균 사용료가 1000원 정도인데 비해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역의 주차장 요금은 단 1시간을 사용해도 최하 5000원을 지불해야 하는 비합리적인 주차요금을 눈뜨고 지켜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관광객 김모(서울·여·29)씨는 “태어나 처음 맞는 거제도 여행에 대한 기대가 여행 시작부터 무너졌다”면서 “경치구경을 30여분 하기 위해 주차요금 5000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 큰 부담이 아니냐”며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한려해상국립공원 측은 최근 단일정액요금제의 한계를 실감하고 시간제요금제를 국립공원 본청에 건의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년 단일정액요금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똑같은 대답만 반복하고 있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신뢰성은 떨어진지 오래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단일정액요금제는 여름 특수를 노린 사설주차장의 바가지요금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거제 관광이미지에도 적잖은 상처를 주고 있다.

특히 국립공원 주차장 인근에 우후죽순 생기고 있는 사설 불법 주차장으로 인해 관광객들은 “거제관광은 시작부터 바가지”라는 비난을 쏟고 있다.

거제시에 따르면 최근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법규가 바뀌면서 거제시내지역에도 사설 주차장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지만 한려해상국립 공원지역에 등록 신청된 사설 주차장은 단 한건도 없다.

한려해상국립공원지역 사설주차장이 여름철 관광지의 부족한 주차면수를 생산하면서 관광객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문제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측과 똑같이 단일정액요금제를 받는 것도 모자라 한려해상국립공원 주차장 보다 배로 비싼 가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관광도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는 원인이 돼 결과적으로 지역 관광객 유치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고 있다.

부조리한 주차장, 대책은 없나

한려해상국립공원 주차장 문제로 빗발치는 민원의 질책을 받는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한려해상국립공원관리공단이 아닌 거제시다. 관광 관련 민원은 곧바로 거제시로 향하는데다 주차장 관리권도 거제시에 있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거제시는 매년 한려해상국립공원 구역 주차장으로 인한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한려해상국립공원 주차장의 부지매입이나 임대 등 거제시가 주차장의 관리권을 갖는 방법을 검토해왔지만 공원관리공단이 환경부 산하 정부기관이라는 점에서 행정적 접근이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기초지자체와 정부기관의 행정적 접근을 고려, 거제시와 시의회를 비롯한 윤영 국회의원까지, 행정과 정치인의 합심을 통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한라산국립공원관리권을 두고 조례 제정 등 환경부와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사례도 거제시가 참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학동해수욕장과 장승포유람선터미널 등에서도 징수되던 공원입장료가 관광객들의 이중부담이 된다는 민원과 언론보도가 잇따른 이후 관련법 개정이 이뤄지면서 지난 2007년 공원입장료 징수제도는 폐지되기도 했었다.<새거제신문 최대윤 기자>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