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윤 교수 갈등에 추진 더딘 새 공원 사업…주민에게 정보공개해야

거제시와 새 박사 윤무부 교수가 주류박물관 건립 기본합의서를 체결한 새 공원 조성사업이 5년이 넘도록 기본계획 용역발주는 물론 부지물색 등 별다른 움직인이 없어 시민들의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특히 이 사업에 거제시의 의견이 명쾌하지 못해 더욱 그렇다.

시민들의 대체적 주장은 이런 것 같다. 전임 김한겸 시장이 각종 언론에 대대적 홍보를 한 새 공원 조성을 현 권민호 시장이 이어서 추진할 것인지 아닌지를 명쾌하게 밝혀 궁금증을 없애 달라는 여론이다.

새 공원 조성사업은 지난 2005년 5월 김한겸 전 시장이 윤 교수와 조류박물관 건립에 합의하고 나서 같은 해 12월 김 시장의 시정연설을 통해 세간에 알려졌다. 이어 이듬해 2006년 1월 2일 시장실에서 윤 교수와 조류박물관 건립과 관련해 8개 항의 협약을 맺고 2009년까지 거제도에 명실상부한 세계적 조류박물관을 세우기로 했다.

윤 교수는 거제시와의 기본협약 체결시 조류박물관에 자신이 소장한 6만여 점의 사진과 동영상 1600여 점, 녹음된 새 소리 120여 종 등 각종 희귀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윤 교수의 약속에 고무된 김 시장은 당시 시정연설을 통해 "거제 조류박물관이 건립되면 관광 거제의 귀중한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윤 교수는 김 시장의 연설에 화답해 "100년이 지나도 절대로 퇴색되지 않는 세계적 조류박물관을 만들겠다"고 거들었다.

특히 김 시장은 지난 2006년 시장 선거에 재 출마하면서 새 공원 조성을 공약사업으로 정할 만큼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재선에 성공한 김 시장은 그해 8월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1억원의 예산으로 공무원과 시의원 등을 선진지 벤치마킹을 하도록 배려하는 등 관심을 나타냈다.

시가 계획하는 조류박물관은 생태공원, 전시 빌딩, 주차장, 휴게시설, 습지 등으로 조성해 새가 찾는 환경을 마련하고, 찾는 이들이 박제와 영상 등을 통해 다양한 새들의 습성과 생태는 물론 새 소리와 세세한 생김새까지 알도록 하겠다는 게 시의 복안이었다.

그런데 정작 윤 교수의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았다. 윤 교수는 "거제 여건상 새 공원은 불가능하며 영상사이버관이 가능할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새 공원 조성으로 이미 가닥을 잡고 준비 중이던 거제시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문이었다. 영상사이버 박물관을 고집하는 윤 교수와의 갈등으로 새 공원 조성사업은 5년을 넘기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 사업은 양측 입장이 팽팽히 맞서 사업 무산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이런 양측 갈등을 속속들이 알리 없는 시민들은 "전임 김 시장의 재선을 위한 전략적 포석이었다"는 자기나름의 분석과 함께 "현 시장이 전임 시장의 사업을 승계하기 싫어 뭉그적거리고 있다"는 등의 갖가지 추측성 의견을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 공원 조성사업 발표 당시 부지를 기꺼이 희사하겠다던 독지가들도 마음을 돌린 상태다. 조류박물관 건립을 위해 임야 3만평을 내놓겠다고 했던 박 모 씨는 시 관계자들과 대화조차 거절하고 있다.

이제 거제시는 조류박물관 건립과 관련한 정보를 시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100억원 이상이 드는 사업의 추진과 진행 여부에 대해 시민은 알 권리가 있다. 사업성이 없어 접었다면 당당히 밝히면 될 일이다. 또 윤 교수와의 갈등으로 진행이 불투명하다면 이런 사정을 브리핑해야 한다. 어물쩍거려 그냥 넘어가기엔 일이 너무 커졌다. 발전하는 거제라는 대명제 속에 권 시장은 고민하고 그 틀 속에 당당해야 할 것이다.
 

뉴스앤거제  nng@newsngeoje.com

<저작권자 © 뉴스앤거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