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월31일 거가대교를 배경으로 펼쳐진 송년불꽃놀이 축제. 거제·부산·창원 등지에서 몰려든 구경인파만 1만5000명에 이르렀다.

“장목까지 거가대교 불꽃축제 구경갔던 사람들 다 어디로 가겠습니까. 전부 다 부산으로 빠져버립니다. 젊은 사람들은 특히 더합니다. 연말에 거제지역 모텔 방 텅텅 비기는 이번이 처음일겁니다. 결과적으로 거가대교 불꽃축제가 연말 특수는 고사하고, 있는 손님마저 다 내쫓은거나 마찬가집니다”

지난 연말 첫 선을 보인 거가대교 선상 불꽃축제가 지역상권의 연말특수를 망친 주범으로 매도되고 있다. 불꽃축제 장소가 거제지역 관문이다 보니, 10여분간의 불꽃축제 행사 뒤 구경꾼 대부분이 거제 쪽 문턱을 넘지 않았고, 심지어 대다수 시민들조차 부산 방면으로 몰려가 뒤풀이 행사를 벌였기 때문이다.

거제시는 지난해 12월31일 저녁 거가대교 개통 1주년 기념 송년 불꽃축제를 열고 장목면 대금마을 앞 바다 선상에서 거가대교를 배경으로 한 웅장한 불꽃 수백발을 쏘아 올렸다. 이날 불꽃축제는 거제시민을 비롯해 인근 부산과 창원 등지에서 몰려든 관광인파만 1만5000명에 이를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이 같은 인파 동원에 고무된 거제시는 짧은 준비기간에 최소한의 예산(9500만원)을 들였음에도, 지역내 여느 축제에 못지않은 성공적인 축제였다고 자평하고, 향후 거제시의 연말 대표 축제로 발전시킨다는 복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거제시의 이 같은 긍정평가와는 달리 지역상인들은 연말특수를 망치고, 부산권 빨대효과를 부추긴 ‘원흉’으로 지목하며 갖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고현에서 유흥업을 하는 A모씨는 “연말이면 부산권으로 몰려가 송년회 등을 여는 경우가 많아 영업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가뜩이나 손님이 없는 판국에 특수가 기대되던 마지막 날마저 부산이 지척인 거가대교에서 불꽃놀이를 하다보니, 그나마 거제에 있을 손님까지 들뜬 분위기에 편승해 전부 부산으로 빠져버렸다”며 “마지막날 밤 시내 숙박업소에 방이 남아돈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고현 시내에서 음식점을 하는 B모씨는 “연말이면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몰려와 앉을 자리가 없었는데, 올해는 어찌된 영문인지 젊은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연인끼리, 또는 단체회원끼리 거가대교 불꽃놀이를 구경한 뒤 부산으로 가 뒤풀이 행사를 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불평했다.

이와 관련해 지역관광업계에 종사하는 C모씨는 “거제지역 상권의 연말연시 특수를 위해서는 가능한 한 거제 안쪽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이벤트가 필요하다. 해넘이 해맞이 명소 발굴에 신경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그런데 거제로 들어오는 문턱(거가대교)에서 불꽃축제를 벌이다 보니,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불꽃구경만 한 뒤, 곧바로 돌아가 버리고, 그나마 거제에 있어야 할 시민들까지 전부 부산으로 빠져버리는 형국”이라며 축제장소 선택에 문제가 있음을 강조했다.

C씨는 또 “불꽃축제 같은 단발성 행사는 응집효과가 크고 은연중 소비심리를 부추긴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거가대교와 멀리 떨어진 거제 안쪽으로 축제장소를 잡아야 한다”며 “현재의 거가대교 불꽃축제는 장목지역내에 먹고 자고 즐길 수 있는 기본 인프라가 구축된 뒤에나 검토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신기방 기자  nng@newsngeoj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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